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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수많은 연예인 중에서 가장 그 속을 알 수가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박진영이었다. 뮤지션이나 프로듀서로서의 능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그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라든가 마음가짐 등에 대해서는 참으로 종잡을 수가 없었다. 단순히 방송만 보면 퍽이나 괜찮은 사람 같은데, 세간에 떠도는 갖가지 말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그 인생의 행보는 좀 다른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이면의 일들을 추측하기보다는 내 눈에 보이는 모습을 기준으로 생각했기에, 꽤 오랫동안 박진영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특히 '힐링캠프'나 '라디오스타'에 출연해서 그가 털어놓는 이야기들은 마음이 혹할 만큼 진솔하게 들렸고, '런닝맨' 등의 버라이어티에서도 소탈하고 성실한 자세로 임하는 ..
솔직히 '슈퍼스타K3'의 울랄라세션 이후로 오디션 열풍은 기세가 한풀 꺾인지 오래죠. 하지만 방송사들은 과거 영광의 재현을 꿈꾸며 여전히 해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는데요. 시즌5를 맞이한 Mnet의 '슈퍼스타K'에는 올해도 가수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케이블의 특성상 '위대한 탄생'이나 'K팝스타'와 같은 공중파 채널에 비해 훨씬 자유롭고 제한 없는 분위기 때문일까요? '슈스케' 시리즈에서는 매번 다양한 색채의 사람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더군요. 특히 50대 이상의 나이 많은 참가자들을 보면, 성공 여부와 관계 없이 그들에게도 더 늦기 전에 꿈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를 주는 '슈퍼스타K'가 고마워지기도 합니다. 20년 전에 사별한 아내를 그리워하며 '어느..
이제 어느 덧 오디션 예능은 '지겹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식상한 아이템이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K팝스타',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TOP밴드' 등은 물론이고, 약간 범위를 넓혀 본다면 '나는 가수다'와 '불후의 명곡2'까지... 이거야 원 예능 프로그램을 좀 보려는데 줄창 노래만 듣고 있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오디션 예능이 넘쳐나는 현실이죠. 하지만 아무리 식상해졌어도 오디션 예능은 사라지지 않고 그 명맥이 꾸준히 이어질 거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신선하고도 충격적인 실력을 갖춘 참가자들이 언제 어디서 갑자기 툭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각종 오디션 예능 덕분에 듣는 귀만 한없이 높아져 버려서 웬만한 실력에는 감흥조차 못 느끼는 저 같은 ..
항상 그렇듯 '슈퍼스타K4'에도 여러가지 사연을 지닌 참가자가 많았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도전의 기회를 준다는 것은 '슈스케' 시리즈의 큰 장점 중 하나이죠. 아이돌 기획사에 들어갈 것을 목표로 십여 세의 어린 참가자들만이 도전하는 'K팝스타' 시리즈에 제가 끌리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대국민 오디션이란 그 결과가 어떻든 대상의 제한없이 이루어질 때 가장 매력적인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 해서 꿈의 실현과 경쟁만을 목표로 한다면, 무려 79세의 연세로 과감히 슈스케에 도전하여 서태지의 랩과 춤을 멋지게 소화하시는 서창모 옹의 모습을 보며 느끼는 즐거움을 어찌 누릴 수 있겠습니까? 사업 실패 후 페인트공으로 일하고 계신 54세의 은종엽씨에게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
이제껏 시청하지 않고 있던 'K팝스타'를 갑자기 보게 된 이유는, 생각지도 않은 박진영의 눈물 때문이었습니다. '1박2일 시즌2'가 끝나고 나서 무심히 채널을 돌렸을 때는 마침 박진영이 한 명의 탈락자를 발표하려는 순간이었는데, 자제심을 잃은 듯 울먹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좀처럼 울지 않을 것 같은 박진영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 자체가 놀라웠지만, 멘트의 내용 또한 심상치 않았습니다. "이분이 저희 심사위원 점수에서는 최하위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문자투표와 사전투표에서 너무 점수가 안 나와서, 저희 심사위원들의 생각이 어쩔 수 없이 꺾였습니다... 좀 안타깝네요... TOP9 마지막 진출자는 심사위원이 아닌, 국민들의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 그의 입에서 마지막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