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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 박진영은 왜 눈물을 흘렸을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K팝스타' 박진영은 왜 눈물을 흘렸을까?

빛무리~ 2012. 3. 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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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시청하지 않고 있던 'K팝스타'를 갑자기 보게 된 이유는, 생각지도 않은 박진영의 눈물 때문이었습니다. '1박2일 시즌2'가 끝나고 나서 무심히 채널을 돌렸을 때는 마침 박진영이 한 명의 탈락자를 발표하려는 순간이었는데, 자제심을 잃은 듯 울먹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좀처럼 울지 않을 것 같은 박진영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 자체가 놀라웠지만, 멘트의 내용 또한 심상치 않았습니다.

"이분이 저희 심사위원 점수에서는 최하위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문자투표와 사전투표에서 너무 점수가 안 나와서, 저희 심사위원들의 생각이 어쩔 수 없이 꺾였습니다... 좀 안타깝네요... TOP9 마지막 진출자는 심사위원이 아닌, 국민들의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 그의 입에서 마지막 합격자로 호명된 이름은 김나윤이었고, 자동으로 최후까지 이름을 불리지 못한 이정미는 탈락자가 되었습니다. 이정미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며 심사위원석도 눈물바다가 되었군요. 보아가 펑펑 울고 있는 모습은 뜻밖일 것도 없었지만, 박진영의 얼굴이 온통 눈물로 젖어있는 모습은 꽤나 충격적이었습니다.

"도대체 박진영은 왜 눈물을 흘린 걸까?" 그게 너무 궁금한 나머지 저는 안 보던 'K팝스타'를 다운까지 받아서 시청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생방송이 처음이라 모두 긴장한 탓인지, 소문으로 듣던 것만큼 실력들이 대단해 보이지는 않더군요. 제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는 무대는 하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위탄2'의 배수정이나 구자명에 비해 실력이 더 나은듯한 사람도 일단은 보이지 않던데요. 박지민의 경우 시원스런 가창력은 좋았지만 감정적 몰입이 부족해 보였고, 반대로 윤현상은 감정적 몰입이 좋았지만 목소리의 강렬한 임팩트가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특별히 두 사람의 이름을 언급한 이유는, 그래도 이번 경연에서는 그들의 무대가 가장 좋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를 부른 이승훈의 무대를 보면서는 'K팝스타'의 명성이 모두 허상이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시종일관 춤 추느라 숨을 헐떡이는 기색이 너무 역력했고, 중간 중간에는 아예 노래를 코러스에만 맡겨둔 채 입을 다물고 춤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너무 빈틈이 많은 무대여서 그저 할 말을 잃게 만들더군요. 

탈락자를 발표하기 전에 했던 박진영의 멘트는, 마지막에 이정미와 나란히 서 있던 김나윤이 아니라 이승훈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 듯합니다. 고난도의 치어리딩을 선보이느라 노래에만 집중하지 못했던 김나윤의 무대도 썩 훌륭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의 매력을 인정받았는지 이정미보다는 심사위원 점수가 높았었거든요. 그러므로 굳이 '심사위원 점수 최하위'를 언급한 박진영의 의도는 가장 실망스런 무대를 선보였던 이승훈을 겨냥했던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그 정황상 오해의 소지가 많아서 좀 그렇더군요..;;

그나저나 도대체 박진영은 왜 울었을까요? 설마 보아처럼 소녀적인 감수성을 지니고 있어서, 이정미의 입장에 감정 몰입이 된 나머지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던 걸까요? 하지만 오디션이라는 게 원래 다 그런 거죠. 따지고 보면 사연 없는 참가자가 어디 있겠으며, 안타깝지 않은 탈락이 어디 있겠습니까? 박진영은 JYP를 경영하면서 지금껏 얼마나 수많은 오디션을 치렀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지원자들을 스스로 탈락시켰을텐데,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단지 이정미의 탈락이 아쉬워서 눈물을 흘렸다고 생각하기는 좀 어려웠습니다.

혹시 자기 뜻대로 할 수 없었던 게 화딱지가 나서?? 하지만 설마 그렇게까지 속이 좁지는 않겠지요. JYP 오디션도 아닌데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리라는 거야 처음부터 알고 시작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슈퍼스타K2'의 특별 심사위원으로 활동할 당시에도 TOP11 선정 과정에서 박진영은 시종일관 끼가 넘쳐 보이는 어린 소녀 현승희를 밀어주고 싶어했지만, 윤종신과 엄정화의 연합세력(?)에 밀려 그 자리를 강승윤에게 내어줄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선선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심사위원들간의 의견 불일치로 자신이 원하던 결과와 달라졌을 때는 웃으며 받아들이던 사람이, 이번에는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눈물까지 보인 이유가 대체 뭘까요? 원인은 '대중'에게 있는 걸까요? 양현석, 보아와 더불어 자신까지 모든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는데, 대중의 의견은 자신들과 달랐다는 점이 속상했던 걸까요? 자신들의 판단 기준이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듯해서 슬펐던 걸까요? 아니면 대중의 귀가 막귀라서 좋은 음악을 식별할 줄 모른다고 한탄이라도 했던 걸까요? 이런 대중의 취향을 고려해 가면서 음악활동을 해야 하는 자신들의 처지가 서러웠던(?) 걸까요?

제가 뒤늦게나마 일부러 방송을 시청한 이유는 이정미의 실력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박진영이 그녀의 탈락을 안타까워하며 눈물까지 흘릴 정도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압도적인 무대를 보여주었나보다 싶었거든요.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물론 제 느낌이지만, 이정미의 '달팽이'는 정말 듣고 있기가 지루하다 싶을 만큼 평범하고 매력이 없었어요. 오히려 대다수 청중의 기호에 더 잘 맞는 쪽은 이승훈의 무대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승훈의 '난 알아요'는 온통 구멍과 헛점 투성이였지만 그래도 지루하지는 않았거든요. 박진영이 울면서까지 탈락을 아쉬워할 만큼, 이정미가 좋은 무대를 보여준 것은 결코 아니었어요.

저는 아무리 생각을 거듭해도 박진영이 눈물을 흘린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결국 이렇게 미궁 속으로 빠지고 마는 건가요? 정말 궁금한데... 답을 아는 분들이 계시면 저에게도 귀뜸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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