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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의부증 아내보다 더 불편한 MC들의 도발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안녕하세요' 의부증 아내보다 더 불편한 MC들의 도발

빛무리~ 2012. 2. 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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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의 최종 우승은 '긴 머리 세 자매'에게 돌아갔지만, 제 생각에는 '의부증 아내'를 둔 남편의 고민이 훨씬 더 심각해 보였습니다. 물론 부부 사이의 진짜 내막을 알 수야 없는 일이지만, 이렇게 방송에까지 나와서 공개적으로 고민을 털어놓는 것을 보면 일단 남편이 결백(?)하다는 사실은 믿어도 좋지 않을까 싶군요. 조금이라도 양심에 거리낌이 있다면 설마 그렇게까지는 못할 듯 싶어서요. 아내 쪽에서 지나친 의심으로 남편을 괴롭히고 있는 게 맞다고 보여집니다.

남편이 가장 기함했던 사건은 이른바 '목동 사모님' 사건이었습니다. 휴대폰에 '목동 사모님'이라고 저장되어 있던 번호의 주인은 대략 3년쯤 전에 부동산 관련 정보를 받기 위해 연락했던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어느 날 갑자기 휴대폰을 살펴보던 아내가 "그럼 그렇지, 이럴 줄 알았어! 목동에 사는 여자랑 바람피는 거지?" 하고 추궁하더랍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믿어주지 않는 통에, 결국 3년 전에 꼭 한 번 만났던 잘 모르는 여자에게 다시 연락해서 결국 삼자대면을 하고 말았다니 얼마나 민망하고 굴욕적이었을까요?

아내는 그 이유를 '점쟁이의 말'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평소 아내는 주변인들에게 용한 점집을 추천해 줄 정도로 점 보러 다니기를 좋아하는데, 점쟁이가 "화곡동에서 목동 사이에 거주하는 여자이며 휴대폰 번호에는 7과 4가 들어간다. 아이도 하나 보인다.." 이렇게 말을 했다는군요. 보통 사람 같으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이나 치고 넘겨버렸을 소리인데, 그 아내는 점쟁이의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으니 참으로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안녕하세요'에 출연하게 된 것을 보면, 머지않아 '망신살'이 있을 거라던 점쟁이의 예언이 한 번은 맞아떨어진 셈이군요..;;

남편은 직업상 중국에서 지낼 때가 많은데, 아내는 툭하면 중국에 여자를 두고 딴살림 차린 게 아니냐면서 의심을 한답니다. 오랜만에 한국에 돌아와서 지친 나머지 씻고 바로 잠들면 '그냥 잤다'는 이유로 의심하고..;; 심지어 남편의 휴대폰에 중국어로 저장된 '첨밀밀' 노래 가사를 훔쳐 보고서도 아내의 의심증은 폭발했습니다. 남편은 중국의 노래방에서 부를만한 노래가 없기에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서 연습하려고 저장해 둔 것인데, 그 가사가 하필이면 "아~ 꿈에서 본 당신~ 너무 달콤한 당신~" 이런 내용이었던 겁니다. 인터넷을 뒤져가며 중국어를 기어이 해석해 낸 아내는, 도대체 꿈 속에서 어떤 여자를 만나는 거냐면서 추궁했다더군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략 9살~11살쯤으로 보이는 아들과 딸에게까지 아빠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아무리 남편이 의심스럽다 해도, 엄마로서 그건 못할 짓 아닌가요? 저는 미혼이지만 그렇게 생각합니다. 부부 관계가 아무리 악화되었다 해도 어린 자녀들 보는 앞에서는 최대한 내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끝내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여 갈라서게 된다 해도 아이들에게는 서로의 험담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록 서로의 길이 달라서 헤어졌다 해도 아이들의 마음속에서만은, 아빠는 언제나 믿음직한 기둥이며 엄마는 포근한 휴식처가 되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발을 주물러 주는 남편의 손가락에 힘이 조금만 빠져도 아이들에게 "너희 아빠 다른 여자 있다!" 하면서 울고, 휴대폰에 저장된 '첨밀밀' 노래 가사를 보고서도 "너희 아빠 꿈 속에서 다른 여자 만난다!" 하면서 울고... 엄마가 이러면 도대체 아이들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상처를 받겠어요? 엄마의 우는 모습에 충격받은 아이들은 곧이 곧대로 엄마의 말을 믿으며, 100% 엄마의 편이 되어 똑같이 아빠를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아빠 꿈 속에서 누구랑 만나?" 하고 물을 때면 남편은 정말 미칠 지경이라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아이들에게 하는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정도이니, 그 아내의 의부증은 치료가 필요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의부증 아내의 행동보다도 제 마음을 더욱 불편하게 한 장면들은 따로 있었습니다. 남편이 처음 스튜디오에 등장했을 때, 그의 외모를 본 MC들의 태도였어요. 그 사람이 개그맨도 아닌데, 남의 외모를 보면서 그렇게 킥킥대며 웃는 것은 대체 무슨 무례입니까? 미남은 아니지만 좋은 인상이었고, 특별히 못생긴 것도 아니지만 설령 진짜 못생겼다 해도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니었나요? 다들 막 웃더니만, 신동엽은 일어나서 "고민 끝!" 이라고 외치기까지 했습니다. 도대체 왜? 미남은 아니라도 얼마든지 매력남일 수 있고, 아내로서는 충분히 고민될 수도 있는 문제죠. 물론 그 아내는 너무 심했지만요.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 않던 남편이 밤마다 동네 한 바퀴씩을 돌면서 운동을 시작하자, 아내는 여자를 만나는 게 아니냐면서 또 의심을 했답니다. "우리 남편, 은근히 매력 있어요!" 라고 말하며 살포시 웃던 미소에서도 느껴졌지만, 그 아내는 남편을 정말 멋있다고 생각하는 듯했어요. 허구헌날 다른 여자들이 남편을 꼬실까봐 불안해할 정도로 말이지요. 물론 그것이 아내의 콩깍지일 수도 있지만, 얼마든지 진짜일 수도 있습니다. 남자의 매력이 외모에서만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니니까요.

엄마에게 세뇌된(?) 아이들도 똑같은 의심을 하고 있더군요. 딸은 아빠가 동네 한 바퀴를 돌다 보면 수많은 여자들과 마주치게 되지 않겠냐면서 걱정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 때 이영자가 나서서 외쳤습니다. "야! 나는 노처녀지만 너네 아빠한테는 반하지도 않아! 너네 아빠한테는 길도 안 물어봐! 너네 아버지가 호떡 팔면 호떡도 안 사먹을 거야. 애가 현실을 몰라!" 그런 이영자의 태도를 보면서 거북하다고 느꼈던 것은 저뿐인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편이 잘 생겼냐 못 생겼냐, 매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닙니다. 아내의 의부증이 어느 정도이며,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파악하여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잘생긴 남편을 둔 아내만 의부증에 걸리는 것도 아니고, 예쁜 아내를 둔 남편만 의처증에 걸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생뚱맞게 남편의 외모를 갖고 왈가왈부하는 거죠? 개인적으로 자기 취향이 아니라서 반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정도야 물론 괜찮지만, 너네 아빠한테는 길도 안 물어보고 호떡도 안 사먹겠다니 그게 무슨... 잘생기지 않은 사람은 똥 친 막대기라도 됩니까? ;;

공중파 TV 프로그램의 MC들이, 연예인도 아닌 일반인의 외모에 대해 노골적으로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는 모습은 참으로 불편하고 보기에 좋지 않았습니다. 점점 케이블 방송을 닮아간다고 비난을 듣는 이유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에요. 출연자들의 진실성을 의심할만한 내용도 많았지만, 자극적인 방송을 만들기 위해 지나치게 오버하는 MC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는 겁니다. 예능 프로그램이니까 웃음 요소를 신경쓰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앞으로는 적정선을 잘 유지하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너무 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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