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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5' 선배 한경일 혹평한 조권의 안절부절 미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슈퍼스타K5' 선배 한경일 혹평한 조권의 안절부절 미소

빛무리~ 2013. 8. 2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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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슈퍼스타K3'의 울랄라세션 이후로 오디션 열풍은 기세가 한풀 꺾인지 오래죠. 하지만 방송사들은 과거 영광의 재현을 꿈꾸며 여전히 해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는데요. 시즌5를 맞이한 Mnet의 '슈퍼스타K'에는 올해도 가수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케이블의 특성상 '위대한 탄생'이나 'K팝스타'와 같은 공중파 채널에 비해 훨씬 자유롭고 제한 없는 분위기 때문일까요? '슈스케' 시리즈에서는 매번 다양한 색채의 사람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더군요.

 

특히 50대 이상의 나이 많은 참가자들을 보면, 성공 여부와 관계 없이 그들에게도 더 늦기 전에 꿈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를 주는 '슈퍼스타K'가 고마워지기도 합니다. 20년 전에 사별한 아내를 그리워하며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부르는 김대성 스테파노 씨의 감동적인 모습도 '슈퍼스타K'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볼 수 없었겠죠.

 

 

'슈퍼스타K5'에는 차인표 신애라 부부의 아들 차정민 군과 가수 박완규의 아들 박이삭 군이 참가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차정민 군은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홈스쿨링을 하고 있지만 좋은 부모님의 헌신적 사랑에 힘입어 밝게 자란 모습이 흐뭇했고요. 박이삭 군은 아버지와 함께 살지 못하는 아픔이 있었음에도 아주 씩씩하고 적극적인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아쉽게도 노래 실력은 부족한 편이라 모두 탈락하고 말았지만요.

 

특유의 미성으로 이승철의 찬사를 받으며 예선에 합격한 13살 김재원 군도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요. 저는 그 아이의 음악성보다도 너무 뚱뚱한 모습이 마음에 걸리더군요. 어렸을 때 그렇게 살이 찌면 어른이 된 후에는 (빅죠처럼) 엄청난 고도비만으로 심한 고통을 받게 될 수 있거든요. 따라서 지방세포의 수가 결정되는 성장기에는 절대 뚱뚱해지지 않도록 부모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재원이의 현실은 그렇지 못해 보였습니다. 뭐 아직까지는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이라 괜찮아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걱정이네요.

 

 

예선 3차 방송에는 10년 전 '내 삶의 반'이라는 노래로 유명세를 탔던 가수 한경일이 등장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당시 '내 삶의 반'과 한경일의 인기는 정말 괜찮았는데, 안타깝게도 소속사의 무리한 노이즈 마케팅 때문에 급격히 추락하고 말았더군요. 그 후 10년 동안 방송 출연은 커녕 행사조차 끊긴 상태로 침잠해야 했던 한경일은 더 이상 아무도 자신을 가수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자신감을 거의 잃어버린 듯 의기소침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하면서 다시 노래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게 되었고, 그래서 한경일은 새롭게 다시 시작하기 위해 박재한이라는 본명으로 '슈퍼스타K5'에 참가한 것이었어요.  

 

그런데 선곡의 실수였을까요? 아니면 너무 긴장한 탓이었을까요? 이승철의 '열을 세어 보아요'를 부르는 한경일의 가창력은 도저히 앨범까지 낸 가수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평범한 수준이었습니다. 감동도 없고, 슬프거나 기쁘지도 않은, 그냥 밋밋한 노래였죠. 그 날의 심사위원은 이승철과 현미, 그리고 조권이었는데요. 하필이면 모든 심사위원을 통틀어 나이도 가장 어린 데다가 현역 아이돌로 활동 중인 조권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정말 짖궂은 우연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0년 전에 비해 부쩍 초췌해진 얼굴과 박재한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나타난 한경일을 미처 알아보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어요. 조권뿐만 아니라 이승철과 현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승철이 과거 앨범과 히트곡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면, 세 명의 심사위원은 끝내 박재한이 누군지도 모른 채 떠나보냈을지 몰라요. 

 

 

이승철의 질문이 앞섰다면 좋았을텐데, 얄궂게도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조권이었습니다. 한경일의 노래 '열을 세어 보아요'를 듣는 순간부터 결코 좋은 심사평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전 알고 있었죠. 아니나 다를까, 조권은 거침없이 혹평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노래를 못하시는 건 아니에요. 잘하시긴 하는데 좀 느끼했고... 사실 이만큼 노래를 잘하시는 분들은 노래방에만 가도 많아요. 저한테는 오늘 뭔가 느낌이 오는 건 없었던 것 같네요. 감동이나 여운이 느껴지지도 않고... 본인의 개성도 좀 부족한 것 같고... 아쉽지만 불합격 드리겠습니다!" 아, 그 장면을 보는데 진짜 민망하더군요. 무려 아홉살의 나이차는 그렇다 치겠지만 가수 경력으로도 2002년에 데뷔한 한경일은 2008년에 데뷔한 조권보다 한참 선배거든요.

 

조권에 이어 현미가 말했습니다. "노래가 좀 더 굴곡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아마추어한테 이런 걸 요구하는 게 무리일지는 몰라도..." 다른 참가자에겐 부드러운 심사평이었겠으나, 프로 가수였던 한경일에게는 지독한 혹평이었죠. 그래도 톤이 크고 전망은 있는 것 같다며 현미는 합격 판정을 내려 주었습니다. 1:1의 상황에서 결정권을 갖게 된 이승철이 묻더군요. "앨범을 언제 내셨어요? 노래 제목은 뭔가요?" 약간 머뭇거리던 한경일은 '내 삶의 반'이라는 제목을 말한 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깊은 사랑이 죄라면~ 반으로 줄일게~ 하늘아 그 대신~ 그녀를 행복하게 해~" 심사위원들의 눈이 삽시간에 휘둥그래지는데, 그 중에도 가장 리얼한 것은 조권의 표정이었어요.

 

 

'내 삶의 반'이라는 제목을 듣자마자 조권은 깜짝 놀라 멍해지더니, 귀에 익은 노래가 시작되자 몹시 당황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노래가 이어지는 동안 넋이 나간 듯 웃고만 있던 조권은 노래가 끝나자 "아... 선배님이시네요. 저 노래 다 알아요. 저 어렸을 때 그 노래 진짜 많이 불렀는데..." 하고 말하더군요. 도대체 이 상황을 어쩌면 좋을까... 벌써 뱉은 말들을 다시 삼킬 수도 없고... 쩔쩔매는 조권의 심정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 제 얼굴까지 화끈거리는 느낌이었습니다.

 

"한 번 가수는 영원한 가수예요. 활동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런 자부심은 갖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승철은 한경일에게 따스한 조언을 하면서도 최후의 판정을 망설이더군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내 삶의 반'은 훌륭했지만 오디션 참가곡인 '열을 세어 보아요'가 정말 너무 별로였거든요. 옆에서 현미가 거들었습니다. "기회를 한 번 줘 봐요!" 그러자 옆에서 조권도 좌불안석인지 몸을 비비 꼬며 말했습니다. "주세요... 주세요..." 자기는 벌써 불합격 판정을 내렸으니 철회할 수도 없고, 이승철까지 불합격을 주면 본의 아니게 선배를 내친 셈이 되는데 얼마나 애가 탔을까요?

 


다행히도 이승철의 합격 판정으로 한경일은 슈퍼위크 행 티켓을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박재한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될 '내 삶의 반'을 그가 부디 멋지게 꾸려가길 바라며, 더불어 진땀 꽤나 흘렸을 후배 조권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싶네요. 몰라서 그런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상황이 진짜 공교롭게 흘러가서, 처음에는 같이 민망했고 나중엔 엄청 웃겼답니다. 그 쩔쩔매는 표정은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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