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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5년 동안 장수하던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가 소리소문 없이 종영한 지도 이미 3개월이 넘었다. 그 이전부터 명백한 하락세를 타고 있기는 했지만 무엇보다 큰 패착은 이경규를 하차시키고 김제동 1인체제로 개편한 것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당시 호평을 받고 있던 종편 JTBC의 신작 예능 '김제동의 톡투유 - 걱정말아요 그대'를 너무 대놓고 따라하는 식이었기에, 아무리 선입견을 없애고 보려 해도 쉽지가 않았다. 더욱이 나름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도입한 듯한 500인의 시청자 MC라는 콘셉트는 처음부터 폭망의 조짐을 보였다. 전혀 MC로서의 자질도 없고 준비도 되지 않은 시청자들이 중구난방으로 개입하며 혼란을 빚어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관심을 끊었고 종영했다는 사실조차도 인식 못하고 있..
'힐링캠프'에서 이경규와 성유리가 하차하고 김제동의 단독 MC 체제로 바뀌었을 때, 처음부터 기대는 커녕 호기심조차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톡투유' 때문이었다. 현재 JTBC에서 방송되고 있는 '김제동의 톡투유 - 걱정 말아요 그대'는 오프라인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김제동의 토크 콘서트'를 과감히 TV 안으로 옮겨 놓은 프로그램이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대박 수준은 아니지만, TV에서는 이제껏 접할 수 없었던 새로움과 참신함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힐링캠프'가 느닷없이 김제동을 단독 MC로 내세워 500인의 청중을 모아놓고 토크를 진행한다니, 이건 아무리 차별성을 강조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 두 차례 시청해 보았지만, 기대감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더 ..
요즘 보기드문 대박 시청률 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악녀 '연민정'을 훌륭히 연기해내며 데뷔 15년만에 각광받는 '스타'로 떠오른 여배우 이유리가 '힐링캠프'에 출연을 했다. 그 동안 무척이나 성실한 연기 활동으로 꾸준히 인지도를 높여 왔지만, 수많은 인기 드라마에 출연했어도 특별히 강렬한 인상은 남기지 못했던 그녀였다. 2004년 '부모님 전상서'를 시작으로 김수현 사단의 최연소(?) 멤버가 된 이유리는 그 후 '사랑과 야망'(2006), '엄마가 뿔났다'(2008) 등의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는데, 당시 이유리에게 주어진 배역은 '착한 막내딸' 또는 '착한 며느리'였는데, 이유리에게 매우 잘 어울렸고 연기도 잘 해냈지만 이제 생각해 보면 주목받기는 어려운 캐릭터들이었다. 한없이 순하던 이유리의 연기가..
오는 10월 컴백을 앞둔 서태지가 유재석이 진행하는 KBS2 ‘해피투게더’에 단독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음달 4일 진행되는 ‘해피투게더3’ 녹화에서는 4~5명의 게스트를 초대해 집단 토크를 진행하던 방식을 무시한 채 유재석과 서태지의 단독 만남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관해서 특정 게스트 특혜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서태지가 혼자 나오는데 여러 MC들의 질문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낄까봐 녹화 초반에만 1시간 가량 유재석과 단둘이 대화를 나누다가, 그 이후에는 야간매점 세트에서 박명수, 박미선 등 다른 MC들도 함께 녹화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특혜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어 보인다. 새 앨범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지난 20년간 고수하던 신비..
'힐링캠프'에 이지아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별다른 관심이나 기대는 생기지 않았다. 어차피 대중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을 속시원히 털어놓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지아는 초반부터 "내가 힐링캠프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이유와 대중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좀 다른 지점에 있는 것 같다"는 말로써 시청자의 과한 기대를 종식시켰다. 그녀의 화법은 매우 세련되었고 조심스런 태도는 제법 진실해 보였다. 그래선지 방송 후 이지아를 향한 대중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라 할 수 있는 20대 초반의 7년이라는 시간을 비밀스런 사랑의 굴레에 갇혀 숨죽인 채 건너와야만 했던 그녀의 범상찮은 인생을, 이제 대중은 차가운 의혹보다 따스한 연민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
대박을 노렸던 월드컵 특집이 최악의 폭망을 기록하면서 '힐링캠프'에는 분위기 전환의 필요성이 절실했을 것이다. 월드컵 이전까지만 해도 전국 기준 6%대를 상회하던 시청률이 무려 3%대로 떨어졌으니, 월드컵 특집에 쏟아부었던 막대한 비용을 안타까워할 겨를이나 있었을까? '힐링캠프'에서 다급히 준비한 카드는 최근 이색적인 콜라보 음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창완과 아이유 콤비였다. 게다가 '악동뮤지션'까지 불러들여 빼곡히 4명의 게스트가 함께 했으니, 원래 1인 게스트로 진행되는 '힐링캠프'의 정체성과 비교해 보면 너무나 절박했던 제작진의 심경이 그대로 느껴져 온다. 다행히도 김창완과 아이유의 조합은 성공적이었다. 비록 시청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내용상의 퀄리티는 높아서, 그들이 출연한 2주간의 방송을..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에 출연한 송윤아가 지난 6년 동안 힘들었던 마음을 고백하며 눈물을 보였다. "내가 큰 사건을, 폭탄을 맞고 살았잖아요. 지금은 많이 회복됐지만 한동안은 온 몸의 혈이 막혀서 관절이 다 새카매졌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나는 상상할 수도 없는 삶을 산 여자가 되어 버렸죠. 그런 사람으로 살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 사람은 나쁜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내가 그렇게 돼버렸더라고요. 하지만 담고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송윤아가 말끝을 흐리며 눈물을 흘리자, 곁에 있던 이영자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아들에게 엄마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란 것을 확인시켜주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라니, 6년만의 방송 복귀가 아들을 ..
작년 5월 '힐링캠프'에 장윤정이 출연한 직후 시작된 그 집안의 시끄러운 싸움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 동안 1년 여의 시간이 흘렀고, 미혼이었던 장윤정은 도경완 아나운서와 결혼을 했으며 최근에는 건강한 아들까지 출산하여 엄마가 되었다. 장윤정에게는 인생의 가장 역동적이고 찬란한 시기였지만, 동시에 가장 슬프고 힘겨운 시기였을 것이다. 여성에게 있어 결혼과 출산은 설레고 행복한 일이기도 하지만 두렵고 힘든 일이기도 한데, 가장 따뜻하고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었어야 할 친정 엄마가 오히려 철천지 원수가 되어 모진 공격을 퍼붓고 있었으니 말이다. 양측의 상반된 주장이 너무 팽팽하고, 거짓말을 하는 쪽이 누구인지 대략 짐작은 되지만 100% 확신은 할 수 없기에, 그저 남의 집안 일이려니 생각하고 나는 이..
평소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는 나는 월드컵 열기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지는 않았다. 더욱이 모든 경기가 새벽녘에 방송되다 보니 그 시간에 한창 꿀잠을 자고 있던 생활 패턴을 바꾸면서까지 시청하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1승을 기대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던 알제리전에서 4-2의 참패를 당했다는 소식마저 들려오니 차라리 안 보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을테니 굳이 탓하고 싶지는 않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피땀 흘리며 준비해 왔을텐데, 지금 선수들이 느끼고 있을 고통과 좌절을 생각하면 오히려 안타깝고 가슴아플 뿐이었다. 궁금해지는 것은 무한도전과 우리동네 예체능, 그리고 힐링캠프 등 월드컵 특수를 노리며 브라질까지 날아간 예능 프로그램들이 이 참혹한 결과를 어떻게 포장하여 방송으로 내보낼..
수많은 연예인 중에서 가장 그 속을 알 수가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박진영이었다. 뮤지션이나 프로듀서로서의 능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그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라든가 마음가짐 등에 대해서는 참으로 종잡을 수가 없었다. 단순히 방송만 보면 퍽이나 괜찮은 사람 같은데, 세간에 떠도는 갖가지 말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그 인생의 행보는 좀 다른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이면의 일들을 추측하기보다는 내 눈에 보이는 모습을 기준으로 생각했기에, 꽤 오랫동안 박진영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특히 '힐링캠프'나 '라디오스타'에 출연해서 그가 털어놓는 이야기들은 마음이 혹할 만큼 진솔하게 들렸고, '런닝맨' 등의 버라이어티에서도 소탈하고 성실한 자세로 임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