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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는 도전으로 기막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무한도전'에서 또 하나의 기상천외한 아이템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6년간 '무한도전'을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를 떠올리고, 오직 텔레파시만으로 서로 교감하여 같은 장소에 7명이 모여야 미션이 종료되는 것이었지요.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미션이었지만 '무한도전'이기에 꼭 불가능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처음부터 들었습니다. 그들은 워낙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며 많은 추억을 공유했고,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사람들이었으니까요. 휴대전화를 모두 빼앗긴 채, 그들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가장 멀리 가는 사람이 우승하는 거라는 제작진의 말에 속아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속은 줄도 모르고 우직하게 가장 멀리 갔던 사람은 바로 정준하였지..
언제부턴가 저는 '무한도전'을 꾸준히 시청하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2004년이었던가, 초창기부터 매우 즐기던 프로그램인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니, 매번 새로움에 도전하는 '무한도전'의 포맷이 때로는 저를 많이 힘들게 한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엄청난 화제가 되었던 레슬링 도전의 경우, 저는 연습하는 과정은 안 보았지만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고 하기에 최종 시합은 일부러 신경써서 본방을 챙겨 보았었지요. 그런데 저는 보고 있기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구토 증세를 보이던 정형돈이나, 허리 부상으로 움직이기도 힘들었던 정준하가 그 몸으로 투혼을 불태우는 모습은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어찌나 슬프던지요. 바닥에 쿵쿵 떨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움찔움찔 놀라면서, 중간에..
아주 오랜만에 '무한도전'을 보았습니다. 한때는 저도 '무한도전'의 애청자였는데, 언제부턴가 조금씩 멀리하게 되더니 한동안 시청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무한도전'이 만만치 않은 중량감의 메시지를 담기 시작하면서부터, 예능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저의 개인적 취향과는 조금씩 어긋났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예능을 보면서 그저 가벼운 웃음으로 일상의 무게와 고통을 날려버리고 싶어했던 저에게는 그 묵직한 메시지들이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도 같아요. 어쩌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시청하게 된 '무한도전'은 F1 특집이었습니다. 차량에 대한 지식이 전무(全無)한 저로서는 대체 F1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기 위해서도 설명을 대충 들어서는 안되고 주의 집중이 필요하더군요. "확실히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는 약간..
나는 시트콤을 매우 좋아한다. 일반 드라마보다도 예능 프로그램보다도 더 좋아하는 장르가 시트콤이다. 그런데 시트콤이라는 장르는 자칫 잘못 만들면 웃기지도 못하고 감동도 주지 못한 채 딱한 모양새로 주저앉기가 일쑤이다. 하지만 김병욱 PD의 작품은 한 번도 실망을 준 적이 없다. 김병욱의 시트콤은 언제나 꽉 짜여진 구성과 독특한 인물들의 확실한 캐릭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각각의 캐릭터가 성공적으로 구현되니까 자연스럽게 웃음이 발생한다. 또 김병욱 시트콤의 특징 중 하나는 웃음과 동시에 슬픔과 감동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방송 내내 유쾌하게 진행되던 시트콤을 몇 번씩이나 새드엔딩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충격을 주기도 했다. 1. 순풍 산부인과 (SBS 1998~2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