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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매일은 아니지만 시간이 되는 대로 KBS의 일일드라마 '바람불어 좋은날'을 시청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20세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 김미숙과 이현진의 사랑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해서입니다. 드디어 아주 조심스럽게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되고 있네요. 우선 저의 개인적인 바램을 털어놓는다면, 두 사람이 결혼으로 연결되기를 바라지는 않으나,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는 충분히 아름답게 그려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강희(김미숙)와 장민국(이현진)이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서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은 그 동안 좀처럼 와닿지 않던 민국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어떻게 그가 그녀를 사랑할 수 있는지, 왜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고 싶어하는지, 그 마음이 가슴 속 깊..
'에덴의 동쪽'이 종영한지 얼마 안되었을 무렵으로 기억합니다. 송승헌과 연정훈의 어머니로 등장해서 초반 시청률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중견배우 이미숙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했었지요. 그녀의 고민은 "나는 아직도 주인공을 하고 싶은데, 이 사회는 나를 뒤켠으로 물러나라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에덴의 동쪽'에 캐스팅 되었을 때에도 그녀는 본인이 주인공인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물론 농담반 진담반의 어조였습니다. 아들들이 주인공이고 자신은 어머니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고 하는데 그 또한 완전히 농담 같지는 않았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요. 나이들고 늙어가는 것은 몸일 뿐 마음이 아니니까요. 한때는 멜로의 여주인공을 도맡아 하던 그녀가, 이제는 자기에게 ..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제2회 중반부에서 아역들이 하차했습니다. 그러나 쉽사리 그 포스가 지워질 것 같지는 않네요. 고수의 아역 김수현과 한예슬의 아역 남지현은 정말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떠났거든요. 고수는 2회 후반부에서 역시 만만치않은 내공을 과시하며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김수현이 넘겨준 바통을 무난히 넘겨받는 데에 성공했습니다만, 2회의 엔딩부분에서 잠시 얼굴을 비춘 것으로 끝나버린 한예슬이 과연 남지현이 건네준 바통을 놓치지 않고 잘 받아낼 수 있을 것인지는 다음 주의 방송을 보고 난 후에야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남지현의 신들린 연기에 대해서는 굳이 제가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제 눈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하나만 짚고 넘어갈까 합니다. 함께 경찰서에 들어갔다 나오..
'보석비빔밥' 9회에서는 비취(고나은), 루비(소이현), 산호(이현진), 호박(이일민) 사남매의 연합공격에 결국 집에서 쫓겨나는 부모 궁상식(한진희)과 피혜자(한혜숙)의 에피소드가 다뤄졌다. 가히 한 가족 모두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라 할 수 있는 일이니만큼, 9회 방송분의 98% 가량을 그 에피소드로 가득 채우고도 아직 여파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다. 부모자식간의 설전은 그야말로 선명한 피를 튀길 듯이 격렬했다. 임성한 작가의 이전 작품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온순하고 평범하게 진행된다고 생각했던 '보석비빔밥'도 제9회를 통과하면서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느낌이다. 임성한의 작품은 기본적으로 무지하게 시끄럽다. 다들 너무나 말이 많다. 등장인물 중에 과묵한 사람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