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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니' 이미숙, 멜로의 주인공도 너끈한 배우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신데렐라 언니

'신언니' 이미숙, 멜로의 주인공도 너끈한 배우

빛무리~ 2010. 4. 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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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동쪽'이 종영한지 얼마 안되었을 무렵으로 기억합니다. 송승헌과 연정훈의 어머니로 등장해서 초반 시청률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중견배우 이미숙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했었지요. 그녀의 고민은 "나는 아직도 주인공을 하고 싶은데, 이 사회는 나를 뒤켠으로 물러나라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에덴의 동쪽'에 캐스팅 되었을 때에도 그녀는 본인이 주인공인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물론 농담반 진담반의 어조였습니다.


아들들이 주인공이고 자신은 어머니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고 하는데 그 또한 완전히 농담 같지는 않았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요. 나이들고 늙어가는 것은 몸일 뿐 마음이 아니니까요. 한때는 멜로의 여주인공을 도맡아 하던 그녀가, 이제는 자기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주인공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부인할 수도 없지만 차마 인정하기도 어려운 마음을 어찌 이해 못하겠습니까?

사실 '무릎팍도사'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은 거의 격려와 위로의 차원일 뿐,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은 그 해결책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리고 만족하는 시늉(?)을 하며 물러갔지요. 예외의 경우도 물론 있었는데, 제 기억에 뚜렷이 남아있는 인물은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였습니다. 자기가 원했던 대답이 아니라고, 무슨 뜻인지 이해는 하겠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톡 쏘면서 마무리를 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역시 외국 생활을 오래 해서인지, 한국사람 특유의 "좋은 게 좋은 거지" 라는 식으로 마음에 안들어도 참고 넘어가지 않는 모습이 저는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들었더랍니다.


그런데 '무릎팍도사' 이미숙 편에서 제시한 답변은, 솔직히 저의 개인적 기준으로 보았을 때, 거의 최악의 답변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다른 출연자들에게는 비록 답변은 되지 못하더라도 격려의 수준은 되었었는데, 이미숙에게는 오히려 상처를 주는 답변을 마련했었거든요. "별이 환하게 빛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어두운 밤하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위대한 배우 이미숙이여, 이제는 후배들을 위하여 넓은 밤하늘이 되어 주어라!" 이런 것이었습니다.

본인이 원해서 밤하늘이 되겠다고 한다면야, 선배로서의 숭고한 정신이라 칭송하면 될 일입니다. 그러나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남들이 밀어붙여서 밤하늘이 되라고 한대서야 그건 말이 안되지요. 그 답변을 들은 이미숙의 표정은 참으로 민망하고 어정쩡했습니다. 장영주처럼 "마음에 안 드는군요" 라고 솔직하게 쏘아붙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지도 못하고, 속으로 불쾌한데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는 표정으로 보였습니다.


요즈음 '신데렐라 언니'를 시청하는 분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이미숙이라는 여배우가 멜로드라마의 여주인공을 하기에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시는지요? 나이가 많으면 많은 대로 얼마든지 가슴 절절한 멜로 연기를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몸소 증명하고 있습니다. 비록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신데렐라 언니' 문근영이지만, 약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다면 '신데렐라 엄마' 이미숙을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요?

이 드라마에서 새롭게 해석된 캐릭터는 오히려 신데렐라의 '언니'보다도 '계모' 쪽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누가 동화책 '신데렐라'를 읽고서, 그 못된 계모의 캐릭터를 이토록 여성스럽고 유혹에 능란한 여인이라고 생각했겠습니까? 악녀인 듯 하지만 그렇게만은 말할 수 없는, 깊은 아픔과 모성애를 감춘, 농염하고도 매혹적인 여인... 최근에는 남편 구대성에게 진심으로 끌리는 마음을 억제하지 못하는 듯, 수술 후에 깨어난 그의 손을 한시도 놓지 않고 꼭 잡고 다니는 그녀의 모습에서, 어떻게 멜로의 애틋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최근 이미숙만이 아니라 그녀와 비슷한 또래인 탤런트 김미숙도, 비록 주인공은 아니지만 상당히 비중있는 멜로 연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웃집 웬수'에서는 중견 탤런트 홍요섭과 커플을 이루고, '바람불어 좋은 날'에서는 무려 아들뻘의 연하남인 이현진과 커플을 이루게 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저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바람직하게 생각합니다.

'엄마가 뿔났다'에서 이순재와 전양자 커플의 로맨스그레이가 파격적으로 키스신까지 선보이며 성공을 거둔 이후, 드라마 제작자들의 시각이 상당히 넓어진 것도 같습니다. 이순재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도 김자옥과 더불어 절절하기 이를데 없는 멜로를 연기했지요.


젊어서 요절하지 않는 다음에야 누구나 세월이 흐르면 나이를 먹고 늙어갑니다. 몸이 늙는 것처럼 마음도 늙으면 차라리 편안할텐데, 얄궂게도 늙지 않는 마음을 지닌 것은, 우리 인간들 모두가 지니고 태어난 슬픈 운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마치 그 세월에 저항이라도 하듯이, 중년 또는 노년의 배우들이 멋진 멜로 연기를 보여주면, 저는 청춘 남녀의 멜로에서 느끼지 못하는 진한 감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만약 이제라도 이미숙 그녀가 다시 '무릎팍도사'에 출연한다면, 좀 다른 대답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에덴의 동쪽'에서는 그저 '어머니'일 뿐이었으나, '신데렐라 언니'에서는 어머니일 뿐 아니라 '여자'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녀의 연기를 보았다면, 감히 무릎팍도사도 자기 멋대로 "밤하늘이 되어라" 라는 건방진 답변을 내어놓지는 않았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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