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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남자의 자격' 멤버들이 갑작스레 유기견 입양 홍보대사가 되었습니다. '남자, 새 생명을 만나다' 편에서 진행된 유기견 돌보기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알레르기성 저질 호흡기로 인해 키울 수 없는 것이 날마다 서글픈 저로서는, 가장 애청하는 예능 '남자의 자격'에 귀여운 강아지들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이었지요. 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이 아저씨들이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지녔는지를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아주 자연스런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경규와 김성민, 이정진은 이미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고 있더군요. 특히 이경규는 개 4마리에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을 만큼 애견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윤석도 예전에 강아지를 키워 본 경험이 있지요...
나는 유능한 형사다. 이름(小蘭)에 걸맞게 작은 난초처럼 아름답고 청초하지만 결코 그렇게 연약하지는 않다. 나는 못된 놈들을 때려잡고 싶어서 형사가 되었고, 지금까지 아주 잘 해 왔다. 무술 실력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지만 남자 동료들에게 짐이 될만한 수준은 넘어섰고, 무엇보다 머리가 좋아서 외국어 실력과 정보 수집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모두 자존심 때문에 겉으로 내색은 안하지만, 사실은 어디서나 내가 없으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쩔쩔 매는 거다, 귀여운 것들. 남들은 내가 도수(이정진)를 좋아하게 된 이유를 잘못 생각하고 있다. 평소 여자들에게 매너 좋고 친절한 그의 태도 때문이라는 거다. 하지만 나는 바보가 아니다. 나에게만 잘해주는 것도 아니고 다른 부서의 여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인데, 멍청이가 아니..
'남자의 자격 - 디지털의 습격' 편은 조용하게 시작되었으나, 후반에 가서는 웃느라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기막힌 재미를 선사해 주었군요. 제가 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두 마디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서투름의 미학'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아저씨들이 뭔가를 능숙하게 척척 해내면 하나도 재미가 없습니다. 맞이하는 모든 미션마다 그들에게는 너무도 생소한 것들인데, 그 낯설음과 두려움을 극복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모습에서 우리는 재미와 감동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디지털의 습격' 편은 절반의 성공이었습니다. 이윤석,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으로 구성된 YB팀이 ('1박2일'의 아류처럼 OB팀과 YB팀으로 나눈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더군요) 워낙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이다 보니 모든 미션 수행을 ..
지나친 가벼움과 산만함에 좀처럼 몰입이 쉽지 않았던 드라마 '도망자'가 이제서야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입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저는 특히 주인공 지우(비, 정지훈)의 캐릭터가 적절한 무게감을 찾은 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죽은 친구 케빈(오지호)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될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비실비실 웃고만 있던 그가, 이제야 비로소 허파에 바람 든 인형이 아니라 뜨거운 피가 흐르는 인간임을 여실히 증명했거든요. 다른 면에서의 가벼움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여주인공 진이(이나영)를 대하는 태도의 경박함은 참을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툭하면 허락도 없이 입을 갖다대는가 하면, 위험한 장소에 끌어들여서 미끼로 사용하고 혼자 달아나더니만 그녀가 실컷 얻어맞고 굴욕을 당한 후에야 ..
박칼린과 함께 했던 '하모니' 미션이 끝난 후 어쩔 수 없는 허탈감을 느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자의 자격'은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초심' 프로젝트가 기대 이하여서 실망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창 상승세인 프로그램의 기가 꺾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제 '남자의 자격'과 '1박2일'의 주도권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잠시 '1박2일'에 대한 언급을 해 본다면, 이 프로그램의 하락세는 이미 너무나 뚜렷해서 과연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말이 좋아서 '센티멘털 로망스' 여행이었지, 정작 그들이 한 일이라고는 몇 곡의 노래를 틀어놓고는 편안히 드라이브하여 설악산에 다녀 오면서, 점심을 배터지게 먹고 저녁도 배불리 먹고 모두 안락한 실내취침을 한 것이 전부였습..
'도망자 Plan.B'가 어느 새 5회를 넘겼습니다. 총 20부작이니 벌써 1/4이 지나간 셈입니다. 스토리가 탄력을 받기 시작하니 갈수록 재미있어진다는 느낌은 확실히 드는군요. 멜기덱의 정체를 쫓는 지우(정지훈)와 진이(이나영)의 다이내믹한 추격은 오늘도 계속되겠지요. 그들의 뒤에는 끊임없이 지우를 쫓는 도수(이정진)와 그의 부하들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쫓고 쫓기는 드라마인데, 숨막히는 질주 속에서 아주 조금씩 드러나는 멜기덱의 정체가 점점 더 흥미를 자극합니다. "네가 멜기덱이냐?"고 묻는 진이를 비웃으며 황미진(윤손하)은 "멜기덱은 사람이 아니야. 그때 그때 나타나는 얼굴이지. 이 애도 멜기덱, 저 애도 멜기덱~" 이라고 대답했지만, 설령 사람의 이름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들의 모든 움직임을 조종하는..
4회부터 '도망자'의 스토리에 탄력이 붙기 시작한 느낌입니다. 초반에는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인물들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이 산만했고, 3회까지는 지우(정지훈)와 도수(이정진)의 쫓고 쫓기는 액션을 과다하게 보여 주느라 정작 스토리의 진행은 약간 정체되어 있었지요. 그러나 4회에서는 주인공들이 일본에 도착하여 황미진(윤손하)과 히로키를 만나면서 드라마는 한결 흥미로워졌습니다. 물론 대한민국에 앉아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며 조종하고 있는 실력자 양두희 회장(송재호)을 제외하면 안 되겠지요. 아직도 멜기덱의 정체는 모호하지만, 그 하부조직으로 보이는 거물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니 긴장감이 배가되는군요. 지나치게 가벼워 보여서 거부감이 들었던 정지훈의 연기도 갈수록 괜찮아 보입니다. 초반에 캐릭터의 특징을 확실히..
'도망자 Plan.B'의 첫방송은 전체적으로 어수선하긴 했지만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여주인공 이나영의 캐릭터 '진이'는 영문도 모르는 채 거대한 음모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필사적으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려 한다는 점에서, 아주 미스테릭하고 역동적이더군요. 그녀의 조부모와 부모, 양부모까지 살해하고 이제는 그녀의 목숨마저 노리는 '멜기덱'이라는 인물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지 벌써부터 무척이나 궁금해졌습니다. 곽정환 감독과 천성일 작가의 전작 '추노'에서 여주인공 이다해의 배역이 '민폐언년'으로 불리울 만큼 변변치 않았기에, 오랜만에 컴백하는 이나영을 위해 약간의 염려를 했었는데, 결코 '민폐진이'가 될 것 같지는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진이는 언년이와 달리 강인한 여전사의 체력을 지녀서 웬만한 경우라면 ..
이제 바야흐로 수목드라마 대전(?)이 다시 시작되려 합니다. KBS에서는 '제빵왕 김탁구'의 후속으로 '도망자'가 9월 29일부터 방송될 예정이고, SBS에서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후속으로 '대물'이 그보다 일주일 뒤인 10월 6일부터 방송될 예정이지요. 한쪽에는 MBC의 '장난스런 키스'가 있지만, 현재 너무 낮은 시청률로 허덕이고 있는 데다가 마땅한 해결책도 없어 보이네요. 그렇다면 '여친구'가 끝난 후로는 본격적으로 '도망자'와 '대물'의 대결이 될 텐데, 어쩐지 이 새로운 드라마들을 맞이하는 마음이 썩 즐겁지 않습니다. 우선 '도망자'는 로맨틱 코믹 탐정 액션물로 비(정지훈), 이나영, 이정진, 다니엘 헤니 등이 출연합니다. 소재도 약간은 신선하게 느껴지고,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컴백하는 ..
2009년 3월, '남자의 자격'이 야심차게, 그러나 불안하게 출발할 당시 '1박2일'은 이미 최고의 예능이었습니다. 최소한 '1박2일'에 피해는 주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었다고 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가 방송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태원은 그 무렵 지인에게 말하길, 내가 예능에 고정 출연을 하는데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를 목표로 출발한다 했더니 "101가지는 무슨... 11가지만 해!" 라는 말을 들었다더군요. 예능의 대부 이경규가 총대를 메고 있었지만 그 자신조차 그 무렵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 있었고, 터줏대감으로 있던 M본부의 '일밤'을 떠나 같은 시간대의 경쟁사 프로그램으로 전격 컴백한 상황이었으니 만큼, 안정적이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저의 기억으로는 '전투기 체험' 때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