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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윤시윤의 특별 출연이 예고되며 기대를 모으던 88회가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지금껏 등장한 모든 카메오들 중, 윤시윤의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었군요. 다른 카메오들의 출연은 모두 극의 흐름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독립 에피소드로 마련되었던 것에 비해, 오직 윤시윤은 주요 여성 캐릭터인 박하선의 첫사랑으로 등장하여 '지하커플'의 미래에 청신호를 켜주는 막강한 역할을 담당했으니까요. 저는 '제빵왕 김탁구' 이후로 윤시윤의 출연작을 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 친구의 꽃미모는 그 사이에 더욱 샤방샤방해졌군요..ㅎㅎ 마냥 수줍기만 하던 국문과 신입생 박하선이 생각지도 않은 암벽등반 동아리에 가입한 이유는, 그 동아리에 있는 선배 윤시윤을 보고 첫눈에 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항상 그의 모습을 곁눈질하며 짝사랑을 ..
김병욱 시트콤의 애청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하이킥 시리즈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 중에도 가장 발칙한 공통점이라면 언제나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삼촌과 조카가 연적(戀敵)이 된다는 것입니다. 삼촌은 대략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의 엘리트 훈남이고, 조카는 고등학생이거나 갓 스물의 청춘입니다. 이들의 관계에서는 당연히 아직 어리고 기반을 갖추지 못한 조카가 절대적인 약자입니다. 언제나 조카는 그녀에 대한 짝사랑으로 혼자 가슴이 타들어가지만, 무심한 삼촌은 한 번도 그것을 눈치조차 채지 못합니다. 참으로 기묘한 삼각관계죠. 세 번의 하이킥 시리즈를 통틀어, 저는 한 번도 조카의 사랑을 응원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들의 짝사랑이 아무리 순수하고 예쁘게 그려져도, 그저 청춘의 ..
'지붕뚫고 하이킥'의 청순 글래머 신세경이 '하이킥3'에 카메오로 출연했습니다. 본인은 벌써 예전부터 출연을 희망해 왔다는데, 김병욱 PD는 그녀를 아무 때나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판단했던 모양이에요. 그 동안에도 정일우를 비롯해서 전작의 인물들이 적잖이 카메오 출연을 했지만 모두 큰 의미 없는 단발성 에피소드에 그쳤던 반면, 신세경의 경우는 확실히 좀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러브라인의 윤곽이 거의 잡히고 등장 인물들의 감정이 고조되기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신세경의 재등장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이제까지의 다른 카메오들은 모두 전작과는 상관없는 캐릭터로 등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교복입은 아줌마 윤유선에게 한 눈에 반해버린 고등학생 정일우는, 서..
아무리 운(運)이 중요하다지만 노력(努力)을 이길 수 있을까? '아가씨를 부탁해' 2회에 등장한 정일우의 모습을 보며 나는 감탄과 동시에 애잔함을 느꼈다. '돌아온 일지매'의 방송을 앞두고 황인뢰 감독은 인터뷰 중에 이런 말을 했다. "카리스마는 본래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무수한 시련과 고통의 관문을 하나씩 넘어가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천성이 착하고 순한 정일우가 일지매 역을 맡고부터 시련과 고통의 문턱을 무수히 넘나들었다. 이제 그가 얻게 된 카리스마를 기대해도 좋다." (MBC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홈페이지 참조) 정일우의 나이는 이제 스물 세 살... 남자로서는 젊다는 말보다 오히려 어리다는 말이 더 어울릴 수도 있는 나이인데, 벌써 만만치 않은 눈빛의 깊이와 배우의 향기가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