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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우, 시련을 넘어선 그에게서 '배우'의 향기가 난다 본문

드라마를 보다

정일우, 시련을 넘어선 그에게서 '배우'의 향기가 난다

빛무리~ 2009. 8. 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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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운(運)이 중요하다지만 노력(努力)을 이길 수 있을까? '아가씨를 부탁해' 2회에 등장한 정일우의 모습을 보며 나는 감탄과 동시에 애잔함을 느꼈다.


'돌아온 일지매'의 방송을 앞두고 황인뢰 감독은 인터뷰 중에 이런 말을 했다.
"카리스마는 본래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무수한 시련과 고통의 관문을 하나씩 넘어가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천성이 착하고 순한 정일우가 일지매 역을 맡고부터 시련과 고통의 문턱을 무수히 넘나들었다. 이제 그가 얻게 된 카리스마를 기대해도 좋다." (MBC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홈페이지 참조)

정일우의 나이는 이제 스물 세 살... 남자로서는 젊다는 말보다 오히려 어리다는 말이 더 어울릴 수도 있는 나이인데, 벌써 만만치 않은 눈빛의 깊이와 배우의 향기가 느껴진다. 고작 2년 사이에 어쩌면 이렇게도 훌쩍 커버렸을까?
그가 용감하게 선택했던 고달픔의 길... 생전 처음 도전하는 사극이 얼마나 낯설었을 것이며, 매 회마다 등장했던 위험한 액션 씬들은 얼마나 두려웠을 것인가? 게다가 타이틀롤을 맡아 대작을 원톱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은 또 얼마나 컸을 것인가?


'거침없이 하이킥'의 캐스팅과 대박은 어쩌면 운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었다. 물론 노력도 했겠지만 '필연적으로 뜰 수밖에 없었던' 대박 시트콤에 '누가 뭐래도 너무나 사랑스런 역할'을 맡았던 거다. 코믹과 순수와 열정을 넘나들며 우리를 울리고 웃기던 '이윤호'는 정일우에게도 행운이었겠지만 우리 시청자들에게도 큰 선물이었다.

매우 중요했던 차기작 선택에 있어 그는 놀라운, 약간은 뜻밖의 결단을 내린다. 황인뢰 감독의 '돌아온 일지매'는 제작 전부터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는 작품이긴 했으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제작이 늦어지는 바람에 방영 시기에서 SBS에 뒤처져 버린 약점을 갖고 있었다. SBS '일지매'가 이미 이준기의 열연에 힘입어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몇 개월 지나지도 않아서 다시 같은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무리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단숨에 스타의 반열에 오르긴 했어도 연기 경력이 너무 일천했던 정일우를, '왕의 남자', '개와 늑대의 시간' 등 대작에서 수차례 주연을 맡아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탄탄한 연기 내공을 쌓아 온 이준기에게 비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아무리 다른 포맷과 다른 느낌으로 전개해 나간다 하더라도 불과 얼마 전에 보았던 인물 '일지매'를 또 다시 본다는 이유만으로도 시청자들은 그 드라마를 식상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처음부터 '돌아온 일지매'의 시청률 참패는 결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정일우의 선택은 '개고생만 하고 끝날' 가능성이 처음부터 상당히 높았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나는 그 아름다운 드라마에서 아름답게 성장해가는 정일우의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다. 비록 시청률에서는 참담한 패배를 맛보았지만 '돌아온 일지매'는 작품성에 있어서는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기라성같은 선배들(김민종, 정혜영 등)을 조연으로 거느리고 너무 버거운 역할을 맡아 힘겹게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정일우의 모습은 솔직히 안스럽기 이를데 없었다. 그러나 '돌아온 일지매'라는 시련의 관문을 거치면서 '연기자 정일우'는 크게 한 걸음 내딛었을 거라는 나의 짐작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아부해'에서 정일우가 20대 후반의 변호사 역할을 맡았다는 정보를 듣고 좀 무리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윤은혜보다도 세 살이나 어린 정일우가 그렇게 어른스럽고 무게감 있는 역할을 얼마나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회에서 등장한 정일우의 미소는 마치 '걱정마세요' 라고 말하는 듯 여유롭고 자연스러웠다.
시련을 극복해내고 나면 사람의 눈빛은 깊어진다. 한층 깊고 안정적인 눈빛으로 변호사 '이태윤'을 연기하는 정일우의 모습은 예상외로 꽤 잘 어울렸으며, 더 이상 날라리 고등학생 '이윤호'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연륜과 경력에서 한참 선배인 윤상현이 능란하게 앞장서고 있으니, 한 발짝 뒤에서 서포팅을 해주면 되는 역할이라 한결 부담도 없어 보여서 보는 마음도 좋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변신을 꿈꾸며, 온갖 험난함을 마다하지 않고 용감하게 앞으로 달려가는 젊은 연기자들을 보면 나는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현재 '선덕여왕'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드림'에서 격투기 선수 역할을 맡아 개고생을 하고 있는 김범에게도 나는 소리없는 응원을 보내며, '태양을 삼켜라'에서 그 조악한 대본을 받아 들고도 열심히 감정이입하여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살려내려 애쓰고 있는 성유리의 노력에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돌아온 일지매'라는 관문을 힘겹게 넘어섰지만, 아직도 너무나 젊은 연기자 정일우의 앞날에는 수많은 관문이 존재할 것이다. 그가 부디 움츠리거나 물러서지 않고 그 관문 하나 하나를 용감하게 통과하기를, 그래서 훗날 넉넉한 존재감으로 후배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기라성 같은 연기자로 성장하기를 나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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