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오지호 (1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저하, 세자 저하, 신(臣)을 용서하옵소서. 마땅히 일어서야 할 때를 깨닫지 못하고, 숨죽이며 살아온 불충한 신을 용서하옵소서. 흉중(胸中)에 품으셨던 큰 뜻을 채 펼치지 못하고 한스러이 떠나실 제, 곁에서 지켜 드리지 못한 회한이 뒤늦게 이 가슴을 치나이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지언정 포로로 끌려가지는 않겠다며, 일개 무장에 불과한 신이 부리던 무모한 오기를 저하께서는 탓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의 눈을 틔어 주셨습니다. 보다 큰 뜻을 위해서는 일시 치욕을 견디며 숙일 줄도 알아야 진정한 대장부임을 알려 주셨습니다. 그렇게 저하를 따르며, 결코 짧지 않았던 오욕의 세월 속에서 신은 보았나이다. 저하의 원대한 꿈을 보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끝없는 노력을 보았고, 멀리 본국 땅에서 시름에 허덕일 백..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아이리스'의 후속작 '추노'가 드디어 첫방송을 탔네요. '추노'는 달아난 노비를 쫓아가 잡는 직업을 말한다고 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천한 직업으로 구분될 듯한데 의외로 양반 출신의 추노가 꽤 있었던가 봅니다. 우선 주인공인 이대길(장혁)만 해도 내노라 하는 양반집 자제였으니까요. '추노' 첫방송이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하는데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1회에서는 그냥 준비 과정 위주로 보여준 것 같아요. 인물 소개조차도 아직 다 끝나지를 않았습니다. 이대길, 김혜원(이다해)와 더불어 또 하나의 중심축을 이루는 송태하(오지호)의 캐릭터가 충분히 소개되지 않았거든요. 이 드라마에 관심을 가지신 많은 분들이 시대적 배경과 실존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고 계신 듯 합니다. 그..
내가 배우 윤상현을 처음 본 것은 SBS드라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에서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드라마가 윤상현의 데뷔작이었다고 한다. 그는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스스로 말하기를, 평소 팬이던 여배우 김현주 앞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NG를 수십차례나 냈으며 자기 때문에 촬영에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했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너무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신인이라는 생각은 못했었다. 연극 무대에서 오래 활동하다가 브라운관에 데뷔하는 중고신인들이 많으니만큼 그런 비슷한 류일 거라고 생각했던 거다. 연륜도 좀 있어 보이고 연기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기에 당연히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런데 예전의 윤상현은 장사를 비롯하여 연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몇 가지 직종에 종사하며 일반인으로 살아왔을 뿐,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