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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우리의 영원한 피겨 퀸 김연아가 드디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상대는 31세의 아이스하키 선수 김원중이다. 디스패치의 발표에 따르면 그들은 지난 2012년 태릉 선수촌에서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김연아는 7월에, 김원중은 4개월 후인 11월에 입소했다. 태릉 빙상장에서 각자의 훈련에 집중하며 피땀 흘리는 동안, 두 사람의 눈빛은 어떻게 교차되었을까? 언제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을까? 처음에는 따로 데이트를 할만한 시간이 없어서, 가끔 외출이나 외박, 포상휴가 등을 받으면 함께 저녁을 먹는 정도였다고 한다. 김원중은 국내 아이스하키 팀 부동의 에이스로서 현재는 국군체육부대 '대명 상무' 소속이니 사실상 군인 신분이다. 국군체육부대는 2018 평창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2012년 11월에 하키팀..
올림픽 무대에서 펼치는 김연아의 마지막 연기가 시작될 때, 나는 기도했다. "지금 이 순간, 그녀의 마음을 평온히 감싸 주십시오. 떨림이나 두려움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 이 순간 모두 사라지게 해 주십시오. 출중한 재능뿐만 아니라 강인한 의지와 고상한 인품까지 주셨으니, 얼마나 특별히 사랑하시는 그녀인지요! 그 사랑으로 지금 이 순간, 연아의 온 몸과 마음을 따뜻이 감싸 주십시오." 마치 얼음의 요정이 뛰놀듯 하얀 빙판을 자유자재로 누비며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치는 김연아의 아름다운 모습에, 나는 저절로 가슴이 뜨거워지며 눈시울이 젖어 왔다. 흠결없이 완벽한 그녀의 스케이팅은 이미 인간의 영역을 넘어섰다. 연약한 인간의 몸으로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을 것인가! 그런데 참 ..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의 성적이 예상과 기대에 살짝 못 미쳐 안타깝던 가운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반가운 금메달 소식이 들려왔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면서도 석연찮은 실격 판정을 받아 흘려야 했던 분노와 통한의 눈물을 깨끗이 씻어내 주는 통쾌한 금메달이었다. 그 때 한국팀이 실격되면서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가져갔던 중국은, 이번에는 오히려 실격 처리를 당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여기서 모든 금메달의 가치가 똑같지는 않다는 것을 증명해 준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한국 대표팀의 막내 심석희 선수였다. 이 가녀린 17세 여고생은 중국팀의 반칙으로 몸이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하는 위기를 겪고서도 아랑곳 없는 폭풍 질주로 팀의 우승을 이끌..
요즘 소치 동계 올림픽 때문에 평소 방영하던 TV 프로그램들이 모두 결방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는 나는 지루함을 느끼던 중 우연히도 10여년 전의 드라마 '미스터Q'를 저화질로 다운받아서 보게 되었다. 정말 풋풋했던 김민종과 김희선의 모습, 그 때만 해도 내가 무척 좋아했던 송윤아, 코믹한 스타일의 권해효와 조혜련까지 그야말로 추억 돋는 장면들 투성이였다. 오래 전 작품이라서 확실히 과장되고 유치했으며 배우들의 목소리 톤까지 오글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모처럼 추억에 잠기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달달한 추억에 잠기느라 마음이 붕 떴는데, 그 때는 느끼지 못했던 불편함이 지금 보니까 느껴지는 것이 꼭 한 가지 있었다. 수시로 담배를 피워대는 남자 배우들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