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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시크릿가든 스페셜'에서는 시청자들이 주는 특별한 상이 출연진들에게 주어졌습니다. 그 중 '미친 존재감' 김비서 역의 김성오에게 돌아갔군요. 김주원(현빈)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박상무(이병준), 길라임(하지원)의 액션스쿨 선배로서 재벌인 김주원을 "우리 주원이~"라고 부르던 능청꾸러기 황정환(장서원), 짧은 등장에도 성자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길라임의 아버지 길익선(정인기)이 김비서와 더불어 물망에 올랐는데, 그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김비서가 소박한 영예를 차지한 것입니다. 따로 시상식도 없이 그냥 개인 인터뷰 중에 트로피가 전달되었습니다. 그런데 무척이나 인상적인 것은 그 트로피를 받고 너무나 진지하게 기뻐하는 김성오의 모습이었습니다. 자기 앞으로 쑥 내밀어지는 트로피를 보더니 그는 ..
별 기대는 없었지만 어쨌든 1회를 보고 판단하자는 생각에 '역전의 여왕'을 시청했는데, 결과는 예상보다 더한 실망감으로 돌아왔습니다. 가벼운 코믹터치로 그려진 드라마이지만, 그 안에 전반적으로 깔려 있는 의식은 너무나 고리타분하고 심하게 왜곡된 수준이더군요. 여주인공 황태희(김남주)는 미모와 재력을 겸비한 33세의 골드미스입니다. 그녀는 대기업의 팀장으로서 7000만원에 달하는 고액의 연봉에 재개발 아파트까지 소유하고 있군요. 사실 요즘 시대에 33세면 적령기를 살짝 넘긴 수준이라 골드미스라고 하기도 좀 그렇지만, 아무튼 드라마의 설정은 그렇습니다. 현실적으로 그 정도 위치의 여성이라면 타인을 대할 때 돋보이는 자신감과 여유를 갖는 것이 보통이건만, 황태희는 부하 여직원이 연애를 하는 것 같으면 유치하게..
절대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는 결코 그런 식상한 출생의 비밀을 이용하여 남녀 주인공을 남매로 만들지 않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불안합니다. 9회에서 보여준 차강진(고수)과 한준수(천호진)의 내면적 모습이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너무 닮아 보이더군요. 차강진은 의심의 여지 없이 한지완(한예슬)을 사랑하지만, 자기가 그녀에게 상처가 되는 인물임을 깨닫고 그녀를 위해 물러섭니다. 자기를 향한 그녀의 사랑이 깊다는 것을 알기에, 억지로라도 떼어내기 위해서 일부러 나쁜 남자가 됩니다. 그녀의 눈앞에서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에게 입을 맞추는 치사스런 방법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1년 후에 다시 만나서도 그의 '가짜 나쁜 남자' 행..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제4회에서 저는 진정한 '강한 남자'로 멋지게 성장한 차강진(고수)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시대에 따라 매력적인 인물상은 달라지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언제나 변치 않는 것은 '약한 남자'보다는 '강한 남자'가 매력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어떤 남자가 정말로 강한 남자냐 하는 문제에 정답을 제시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힘이 센 남자일까요? 아니면 지위가 높은 남자일까요? 또는 돈이 많은 남자일까요? 물론 강한 남자가 되기 위해 이러한 조건들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저런 외형적 조건들만으로는 어딘가 허전합니다. 진정, 강한 남자란 어떤 남자를 가리키는 것일까요? 저는 차강진에게서 바로 그런, 강한 남자를 발견했습니다. 차강진은 특별히 힘이 세지도, 돈이 많지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의 남녀 주인공들 가슴에는 커다란 구멍이 나 있습니다. 누군가 그 구멍 안을 들여다본다면, 끝이 보이지 않는 그 어두운 깊이에 온 몸을 떨게 될 것입니다. 검게 벌어진 상처... 좀처럼 아물지 않는, 어쩌면 그들의 인생 끝까지 따라다닐 그 깊은 상처의 구멍을 낸 사람은 바로 그들의 어머니입니다. 어머니, 남들에겐 포근한 그 이름이, 차강진(고수)과 한지완(한예슬)에게는 쓰라린 이름입니다. '미남이시네요'의 모화란을 보며 그 '나쁜 어머니'의 모습에 경악한지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강진의 어머니와 지완의 어머니는 어느 면에서 모화란보다 더 지독하게 나쁜 어머니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어머니는 마음의 고향이고, 어머니의 사랑은 인격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해주고,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