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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차강진(고수)이 정말 강한 남자인 이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크리스마스에' 차강진(고수)이 정말 강한 남자인 이유

빛무리~ 2009. 12. 1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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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제4회에서 저는 진정한 '강한 남자'로 멋지게 성장한 차강진(고수)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시대에 따라 매력적인 인물상은 달라지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언제나 변치 않는 것은 '약한 남자'보다는 '강한 남자'가 매력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어떤 남자가 정말로 강한 남자냐 하는 문제에 정답을 제시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힘이 센 남자일까요? 아니면 지위가 높은 남자일까요? 또는 돈이 많은 남자일까요? 물론 강한 남자가 되기 위해 이러한 조건들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저런 외형적 조건들만으로는 어딘가 허전합니다. 진정, 강한 남자란 어떤 남자를 가리키는 것일까요? 저는 차강진에게서 바로 그런, 강한 남자를 발견했습니다.

차강진은 특별히 힘이 세지도, 돈이 많지도, 지위가 높지도 않습니다. 명석한 두뇌를 지닌 전도유망한 청년이긴 하지만, 아직은 별로 가진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조그만 망설임조차 없이 그를 '강한 남자'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가 세 가지 있습니다.


1. 두려움 없는 남자

차강진의 말과 행동은 언제나 거리낌이 없습니다. 숨기는 것도 없습니다. 언제나 있는 그대로 솔직 당당하며 자신감에 가득차 있습니다.


박태준(송종호)의 집 앞에서 잠들어 있던 그의 약혼녀 한지완(한예슬)을 자기 집에 데려다 눕힌 것은 충분히 오해받거나 비난받을 수도 있는 행동이었지만 그는 양심에 거리낄 것이 없기에, 자동차 키를 돌려주기 위해 아침에 자기 집을 방문한 박태준 앞에서도 당당했습니다.

"팀장님 집 앞에서 잠들어 계신 걸, 차마 모른체할 수 없어서 모셔왔습니다. 몸도 많이 아프신 것 같아서요."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덧붙입니다. "바로 병원부터 모시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바쁘십니까? 그럼 제가 모시고 갈까요?" 그의 당당함 앞에 박태준은 한 마디 항의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번번이 신세가 많네요." 하는 인사를 남긴 후, 지완의 손을 끌고 초라하게 퇴장합니다.

박태준이 감히 차강진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한 것은, 물론 약혼식을 펑크낸 큰 죄를 지은 약혼자로서 태준의 입장이 당당할 수 없었다는 점도 큰 이유였겠지만, 그림자 한 점 없이 솔직 당당한 차강진의 위세에 눌렸다는 이유가 제 눈에는 더 크게 보였습니다.


이우정(선우선)을 대하는 태도 역시 그렇습니다. 이우정이 아무리 허섭쓰레기처럼 살고 있다 해도 분명히 그녀는 그룹 총수의 손녀이며 회사 오너의 딸이며 현재 본부장으로서 차강진의 직장 상사입니다. 그러나 이우정을 대하는 차강진의 태도에서는 털끝만치의 두려움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자기의 외제 차에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흠집이 났다 해서, 연세 지긋하신 주차 관리원을 쥐잡듯이 잡는 이우정을 보고 차강진은 성큼성큼 다가섭니다. "나이도 젊은 분이 부모 잘 만나, 무슨 특권을 어떻게 가지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모같은 어른, 이쯤 잡으셨으면 그만 넘어가시죠."

그러자 한 번도 자기에게 이렇게 대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 없었던 이우정은 당황합니다. "너 내가 누군지 몰라?" 그러자 차강진이 대답합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아니까 이렇게 꼬박꼬박 존대해 드리는 거구요. 몰랐다면, 안하무인에 개싸가지에, 자기 욕심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짓밟는 당신같은 여자는 사람 취급도 안 했을 겁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두려움이 있었다면 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그녀에게 입바른 소리를 함으로써 자기의 회사 생활에 커다란 불이익이 주어질 수도 있음을 절대 모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심지어는 해고당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차강진은 두려움을 모르는 사내입니다. 그 남자의 가슴에는 자기가 지닌 능력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세상이 복종하는 절대 권력에조차 고개 숙이지 않는 담대함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2.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남자

차강진의 회사동료로서 친하게 지내는 서재현 팀장(김광민)은, 이우정과는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으로서 가끔 계급장을 떼고 허물없이 대화하는 사이입니다. 주차장 사건으로 인해 차강진에게 단단히 약이 오른 이우정은 서재현을 불러다가 차강진에 대해 물어보며 "아버지가 귀국하시기만 하면 그 자식 잘라버리겠다." 고 식식거립니다.


서재현은 한창 새로 맡은 업무에 열중하고 있는 차강진에게 그 말을 전합니다. "이우정 이사가 너 자를 거란다." 차강진이 피식 웃으며 말합니다. "범서그룹이 그렇게 우스운 데야? 그 여자 권력이 그렇게 대단해?" 서재현이 말합니다. "자기 아버지 권력, 고모 권력, 작은아버지 권력 다 총동원하겠지. '정신차리고 똑바로 살 테니까, 어떤 자식 하나만 잘라 주세요, 네?' 하고 말이야."

그 말을 듣고 차강진이 하는 대답은 저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그럼 나도 우리 엄마한테 이를 거야. 어떤 계집애가 나를 자르려고 하는데, 엄마가 와서 손 좀 봐주세요, 하고 말야."

서재현은 기막힌 얼굴로 "넌 지금 농담이 나오냐?" 하고 물었으나, 제가 보기에 그건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차강진은 충분히 진짜로 그렇게 할 수도 있는 사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제가 느낀 것은 일종의 충격이고, 감동이고, 카타르시스였습니다. 차강진은 정말로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남자였습니다.


그는 더 이상 어린 시절처럼 어머니(조민수)를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술 따르는 어머니를 부끄러워하고 대들었던 반항적 소년은 이제 없습니다. 어른이 된 아들은, 혼자 몸으로 두 자식을 키우느라 고되게 살아온 어머니의 신산스러운 삶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그에게 어머니는 자랑이면 자랑이지 부끄러운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었습니다.

주차장 사건을 계기로 자기의 감정이 상했다 해서 회사 직원을 해고시킨다는 것은 명백한 불의입니다. 그런 딸자식의 말을 듣고 진짜로 직원을 해고시킨다면 그 아버지도 불의한 사람입니다. 만약 차강진에게 해고 조치가 내려지고, 그 소식을 들은 그의 어머니 춘희가 와서 회사를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린다 해도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은 이우정과 그 대단한 집안일 뿐입니다. "나도 우리 엄마한테 이를거야." 라고 말하던 그 순간, 차강진의 얼굴에 떠올랐던 의기양양한 표정을 저는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3. 진정 사랑할 줄을 아는 남자

차강진은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내이며, 사랑할 줄을 아는 남자입니다. 밤샘 작업중에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 술주정을 하는데도 그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우는 것이 싫어서, 그 투정하는 소리 다 들어주고, 해달라는 대로 노래도 불러 줍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지겹기도 하련만, 그는 사랑하기에, 참을 줄 아는 사내입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진심으로 감싸안을 줄 아는 사내입니다.


아버지가 다른 동생 부산이에게도 그는 더없이 자상하고 좋은 형입니다. 자기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는 부산이는 그리운 마음에 수시로 아버지를 찾아가지만 그때마다 지독한 냉대를 받고 돌아옵니다. 아버지의 생신이라고 일부러 직접 케이크를 만들어서 찾아갔지만, 네가 갖고가서 다 처먹으라는 소리를 들은 날은 참지 못하고 흐느껴 울면서 형을 찾아옵니다. "내가 형처럼 멋지고 잘났으면, 우리 아버지도 나를 아들로 받아줬을까?"

형이랍시고 동생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나 충고를 할 법도 한데, 차강진은 그러지 않습니다. 진지한 얼굴로 동생이 하는 말을 끝까지 다 들어주다가, 갑자기 케이크를 한 주먹 쥐어서 동생의 얼굴을 크림 범벅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사내자식이 이런 일로 질질 짜기나 하고, 이런 녀석을 뭘 믿고 낳은 거야, 우리 엄마는~"


형이 갑작스레 장난을 걸어오자 동생도 대응하여 형의 얼굴에 크림을 칠하면서 형제는 웃음보가 터집니다. 다 큰 어른들이 크림 범벅이 되어서는 바닥을 뒹굴며 꼬마녀석들처럼 투닥거립니다. 그렇게 한참을 놀고, 수돗가에서 얼굴을 씻으며 동생이 말합니다. "고마워, 형"  차강진, 그는 진정 타인을 위로할 줄 아는 남자입니다.

오랜 세월의 강을 건너, 다시 만난 한지완에게도 그는 솔직하게 다가섭니다. 그는 두려움이 없기에, 사랑할 줄을 알기에 그렇게 솔직 당당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연인에게 솔직하지 못한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거나, 사랑할 줄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회사 동료 박태준의 약혼녀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노골적으로 지완에게 다가서며 "당신을 유혹해 볼까 합니다. 정식으로." 라고 직접적으로 말합니다. 차강진이 자기 마음을 숨기지 않는 이유는 첫째, 오랫동안 잊지 못하던 첫사랑 그녀를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기에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고 둘째, 현재의 약혼자인 박태준이 그녀에게 결코 좋은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소중한 것을 얻기 위해서, 자기의 행복과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그는 주저하거나 머뭇거리지 않습니다. 정말 속이 다 시원합니다.


진정한 '강한 남자'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토록 희열 넘치는 일인 줄을 몰랐습니다. 차강진이라는 최고의 캐릭터를 창조해낸 작가에게도 박수를... 그리고 차강진에게 자기를 일치시켜 '강한 남자'의 짙은 향기를 뿜어내고 있는 연기자 고수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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