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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지붕뚫고 하이킥' 배우들의 신종플루로 인하여 모처럼 얻었던 일주일의 휴식기간을 나는 불만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엄청나게 무리를 하고 있었을 그들이 휴식을 취하고 나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휴식을 취한 후 '지붕킥'의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현재의 '지붕킥'은 김빠진 맥주처럼 닝닝하다. 1. 반복 설정과 반복 눈물로 지겨워지는 러브라인 휴식을 취하고 온 제작진은 현재 '지붕킥' 흐름의 핵심인 러브라인에 과감히 '반복' 설정을 집어넣었다. 지훈과 정음의 데이트 장면을 세경은 모두 세 번이나 목격했다. 미술관에서 처음 보던 날 세경은 울었고, 두번째로 준혁의 '내게 오는 길'을 듣고 돌아오던 길에도 우연히 그들을 목격하고는 또 울었다. 세..
우리 아빠는요, 매일 밤 나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어요. 백설공주보다도, 오즈의 마법사보다도 훨씬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어요. 나는 깊은 산 속, 깊은 어둠 속에 누워서 아빠의 이야기를 듣다가 스스르 잠이 들곤 했지요. 텔레비젼도 없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았지만, 나는 조금도 심심하지 않았어요. 아빠와 함께 있으면 나의 작은 세상은 온통 재미있는 일 투성이였거든요. 그 이야기들이 모이면 아빠는 나에게 동화책을 만들어 주셨어요. 아빠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끝이 없었고, 아빠가 만들어 준 동화책 속에서 나는 행복했는데... 이제 아빠는 내 곁에 없네요. 나는 그리워서, 너무 그리워서 해리의 동화책을 펼쳐 보았지만 그 속에도 아빠는 없었어요. 자기 물건에 손을 댔다고 또 나를 구박하는 해리..
아빠... 아빠의 바다는 오늘 어땠나요? 신애와 저는 매일 밤, 잠들기 전에 기도해요. 아빠가 계신 곳에 거친 바람이 불지 않게 해달라고, 그 바다에는 언제나 잔잔한 파도만 일게 해달라고 말이예요. 우리는 잘 지내고 있어요. 조금도 걱정하지 마세요. 나중에 아빠께 보여 드리려고, 신애가 받아 온 시험지랑 성적표랑 모두 잘 간직하고 있어요. 우리 신애, 얼마나 똑똑하고 열심히 하는지, 저는 그것들을 볼 때마다 기운이 새록새록 솟아나요. 아빠도 보시게 되면 분명히 좋아서 펄쩍펄쩍 뛰시게 될 거예요. 며칠 전에 좋은 소식이 있었어요. 길에서 우연히 뵙게 된 할머니를 도와 드렸는데, 뜻밖에도 그 할머니는 엄청난 부자이셨어요. 우리 사정을 듣고 딱하게 여기시더니, 제가 마음에 드신다면서 할머니의 집 일을 도와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