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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신애의 독백 - 우리 아빠는 슈퍼맨이예요!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지붕뚫고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 신애의 독백 - 우리 아빠는 슈퍼맨이예요!

빛무리~ 2009. 12. 3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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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요, 매일 밤 나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어요. 백설공주보다도, 오즈의 마법사보다도 훨씬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어요. 나는 깊은 산 속, 깊은 어둠 속에 누워서 아빠의 이야기를 듣다가 스스르 잠이 들곤 했지요. 텔레비젼도 없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았지만, 나는 조금도 심심하지 않았어요. 아빠와 함께 있으면 나의 작은 세상은 온통 재미있는 일 투성이였거든요.


그 이야기들이 모이면 아빠는 나에게 동화책을 만들어 주셨어요. 아빠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끝이 없었고, 아빠가 만들어 준 동화책 속에서 나는 행복했는데... 이제 아빠는 내 곁에 없네요. 나는 그리워서, 너무 그리워서 해리의 동화책을 펼쳐 보았지만 그 속에도 아빠는 없었어요. 자기 물건에 손을 댔다고 또 나를 구박하는 해리를 피해서 방으로 돌아와 시무룩하게 앉아 있던 나에게, 언니는 아빠처럼 동화책을 만들어 보라고 이야기했지요.


나도 몰랐는데, 나는 아빠를 많이 닮았나봐요. 연필을 잡고 쓰기 시작하니까 동화가 그냥 술술 써지는 거예요. 내가 만든 첫 동화책 '애기똥'은 그렇게 탄생되었어요. 나를 좋아하지 않는 깍쟁이 해리도 나의 동화는 좋아해 주었지요. 만약에 우리 아빠를 만날 수만 있었다면, 해리도 분명히 아빠를 좋아하게 되었을 거예요.



해리의 아빠인 보석 아저씨는 맨날 할아버지와 현경 아줌마에게서 구박을 받으세요. 그래서 아저씨는 어른이지만 불쌍해요. 그런 아저씨가 어느 날 갑자기 묵찌빠의 고수가 되어서 나타나신 거예요. 아줌마도, 할아버지도 아저씨를 이기지 못하네요. 언제나 구박만 당하던 아저씨가 아줌마한테 사정없이 꿀밤도 때리고 "음하하하~" 소리를 내면서 웃어요.

나는 신기해서 아저씨에게 도전해 보았지만, 결국 열 번이나 지고 말았어요. 아저씨가 한 번은 봐주셨지만 그래도 아홉대나 꿀밤을 맞았지요. 빨갛게 부은 내 이마를 보고 언니는 속이 상했나봐요.


우리 아빠가 가르쳐 주신 묵찌빠의 3대 비법! 나는 그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아마 내가 너무 어려서, 좀 더 크면 가르쳐 주려고 하셨던가봐요. 지금 아빠는 내 곁에 없지만, 아빠 대신 언니가 나에게 그 비법을 전수해 주었어요. 정말 우리 아빠는 최고예요. 못하는 게 없는 슈퍼맨이예요. 이젠 승리는 내 것이예요!

내가 아저씨를 이기니까 아줌마도 할아버지도 모두 기뻐하셨어요. 갑자기 좋아진 내 실력을 보고 다들 궁금해 하시길래 나는 언니한테 배운 비법을 자랑했지요. 아저씨가 익히신 1단계, 그리고 내가 익힌 2단계 이후에도 3단계까지의 비법이 있다고 말했지만, 3단계는 공개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아저씨는 너무 궁금했던가봐요. 언니가 나에게 비법을 써 준 종이를 찾아 우리 방을 뒤지다가 온 가족에게 들켜 버렸는데, 하필이면 들키는 순간에 우리 언니의 속옷을 들고 계셨기 때문에 아줌마의 발차기에 정통으로 맞아 목을 다치셨어요. 이래저래 참 불쌍한 아저씨예요.


아저씨는 목을 다치고 나서도 포기하지 못하고 다시 나에게 도전하셨어요. 하지만 아저씨는 절대로 나를 이길 수 없어요. 나에겐 우리 아빠로부터 전수받은 비법이 있는걸요. 이렇게 좋은 집에 살고 큰 회사에 다니는 해리의 아빠보다 우리 아빠가 더 똑똑하시고 아는 것도 많아요.


아빠는 항상 나를 안고 "우리 신애가 최고!" 라고 외쳤어요. 나에게도 역시 아빠가 최고예요. 지금은 나랑 숨바꼭질을 하는 중이지만, 이 놀이가 끝나면 아빠는 꼭 나를 만나러 오실 거예요. 내가 술래가 되어 언제나 아빠를 찾고 있으니까요. 나는 오늘도 이렇게 기나긴 숨바꼭질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요. 아빠는 대체 어디에 숨어계신 걸까요?


* 제가 올리는 2009년의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새해에는 신애의 소망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단지 시트콤의 주인공 신애만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가엾은 신애들의 소원이 부디 이루어지기를... 
   날마다 힘겨운 삶 속에서 웃음을 잃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아빠를 만난 신애처럼 웃게 되기를... 
   사랑하는 사람과 얼싸안고 행복하기를... 2010년은 부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의 부족한 글을 사랑해주신 모든 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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