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완선 (6)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972년생의 박진영이 전설로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꽤나 흥미로운 방송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싫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썩 유쾌하지 않았습니다.'불명2'의 경연에 참가하는 가수들 중 30대에 해당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을 생각한다면, 이제 만으로 40세에 불과한 박진영을 전설로 모시는 것은 좀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단지 나이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1969년생인 김완선의 경우는 90년대 초반까지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군림했다가 오랜 공백기를 거쳐서 돌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전설'이라는 이름에 어느 정도는 걸맞는다고도 볼 수 있었지요. 왕년에 찬란하게 빛나던 이름... 어느 새 전설로 남아 잊혀져가던 이름... 김완선의 이름을 듣고 누구나 떠올리는 노래는 모두 90년대 초반의 노래들이..
기획사에 의해 철저히 훈련되고 만들어진 컨셉으로 활동하는 연예인을 볼 때, 특히 나이 어린 아이돌 가수들을 볼 때, 그들이 정말 원해서 저런 모습으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싫은데도 어쩔 수 없이 회사의 방침에 따르는 것인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제각각이니까 그들 중에도 여러 케이스가 있겠는데, 본인이 적극적으로 그 컨셉에 동의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온전히 회사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지 않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유독 과한 섹시 컨셉으로 미성년 시절부터 빈번한 파문을 몰고 다녔던 포미닛의 현아라든가, '해피투게더'에서 느닷없이 바닥을 기어다니며 19금 분위기의 춤을 추는 바람에 모두를 당황시켰던 달샤벳 수빈(당시 18세 여고생)을 보면, 본인들이 좋아서 그러는 듯한 느낌이..
'나는 가수다'가 여전히 온갖 잡음과 논란에 시달리며 지리멸렬해지고 있는 동안 '불후의 명곡2'는 제대로 탄력받아 쭉쭉 발전해 나가는 모양새입니다. 일단 '나가수'는 완전 무명이었던 적우가 투입되면서부터 대중의 기대치를 벗어나기 시작했고, 설상가상 그렇게 투입된 적우가 이렇다할 실력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점점 더 실망을 가중시켜 흥미를 떨어뜨렸습니다. 더구나 김연우와 조규찬이 1라운드만에 탈락했던 무시무시한 '나가수'에서 벌써 3라운드째 너끈히 버티고 있는 적우의 모습은, 순위에 대한 공정성마저 의심받게 만들었습니다. 적우에 대해 유독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자문위원 김태훈이 어느 날부터 갑자기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자, 적우를 비호하는 세력에 의해 잘렸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았습니다. 이토록 신뢰를 ..
2007년 무렵, 저는 슈퍼주니어 멤버들을 잘 몰랐습니다. 'X맨'이나 '연애편지' 등에 자주 얼굴을 비추던 김희철을 제외하고 다른 멤버들은 그 당시만 해도 예능 출연을 별로 안 했었지요. 그러던 중 4월달에 슈퍼주니어의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몇 명의 멤버가 다쳤고, 그 중 '규현'은 부상 정도가 심각해서 중태에 빠졌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참 안됐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더 나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저는 곧 그 일을 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반 년쯤의 시간이 흘러 10월이 되었습니다. 필리핀 소녀 펨핀코가 '스타킹'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더군요. 그 자리에는 슈퍼주니어의 몇몇 멤버들이 패널로 참석해 있었는데, 펨핀코는 특별히 '규현'을 이상형으로 지목했고 두 사람의 ..
1차 경연에서 당당 1위를 차지했던 BMK의 탈락은 꽤 큰 충격이었습니다. 아무리 전체적으로 박빙의 승부였다 하더라도 설마 1위였던 사람이 탈락하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으니까요.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을 보면 2차 경연의 득표수는 1차 경연 때와 달리 가수들마다 상당히 큰 편차가 났다는 이야기가 되겠군요. 즉 2차 경연에서는 BMK가 엄청난 차이로 꼴찌 중의 꼴찌를 했다는 이야기인데, 저는 이번 2차 경연도 1차 경연과 마찬가지로 박빙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의외였습니다. 제작진이 구체적인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확신할 수는 없지만 속으로 의구심을 품는 시청자가 적지 않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말 못할 사정들이 난무하는 곳이라 해도 설마 득표수를 조작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믿어..
김완선의 외로운 인생은 '승승장구'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두 명의 '몰래 온 손님' 중 한 사람은 간신히 안면을 튼 정도일 뿐 친하다고도 할 수 없는 후배가수 지나였고, 또 한 사람은 20년지기 매니저인 신현하였습니다. 김완선의 보호자였고 매니저였던 이모 한백희는 조카에게 많은 것을 주었지만 또 많은 것을 빼앗기도 했는데, 빼앗은 것들 중에 가장 큰 것은 돈이 아니라 대인관계의 능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무리 중간에 공백이 잦고 길었다지만 연예계에 데뷔한 후 수십년이 흐르도록, 자신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토크쇼에 손님으로 초대할 절친 한 명이 없다는 것은 정말 시리도록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15세 어린 나이에 부모님의 집을 떠나 이모 한백희의 손에 맡겨지는 순간부터 김완선의 삶은 모든 평범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