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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오랜 꿈이었던 완구회사 '콩콩'에 무급 인턴으로 취직한 나진아(하연수)는 첫 출근을 하던 날 아침부터 불길한 기운에 휩싸인다. 엄마한테서 옮은 감기몸살 때문에 컨디션도 최악이었고, 던져주는 음식을 입으로 받아먹는 데는 한 번도 실패한 적 없던 '물개' 나진아가 놀랍게도 인절미를 받아먹지 못하고 떨어뜨렸던 것이다. 결코 순탄치 않을 그녀의 회사 생활을 암시하는 장면이었다. 젊은 사장 노민혁(고경표)은 신입사원들에게 강연을 한답시고 줄줄이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다. "내가 하버드에 있을 때 말이야. 두 번이나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된 적이 있었지. 하지만 두 번 다 내가 거절했어? 왜냐고? 내가 내 점수에 만족을 못했거든. 스스로 만족할 수 없는 점수를 가지고 장학금을 받는다는 건 용납할 수가 없었어. 자존심은..
정말 고맙게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끝까지 뒷심을 잃지 않고 멋진 엔딩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작품에 해를 끼치지 않는 자연스런 엔딩이라면 새드엔딩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해피엔딩이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았습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장혜성(이보영)과 박수하(이종석)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건 아쉽지만, 그들이 아주 오랫동안 함께 행복할 것을 믿기에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줄 수가 있었죠. 최종회에서 가장 염려되었던 부분은 혜성과 수하가 민준국(정웅인)을 용서함에 있어 너무 지나치게 오버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는데, 다행히도 가장 적절한 수준의 용서를 보여주었으니 더 이상 좋을 수가 없군요. 이제 '너목들'은 제 인생 최고의 명작 드라마 중 하나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래..
'성균관 스캔들'에서 서효림이 연기하고 있는 하효은 낭자는 매우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그녀는 병조판서 하우규(이재용)의 딸이며 성균관 장의 하인수(전태수)의 여동생이지요. 아버지도 오라비도 진지한 악역을 수행중인데 그녀만 등장하면 삽시간에 이 사극은 오갈 데 없는 시트콤이 되고 맙니다. 처음 등장부터 범상치 않은 포스를 자랑하던 효은은, 엄연한 사대부가의 규수가 자기 방에서 속옷 차림으로 외간남자인 이선준(박유천)과 맞닥뜨리고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노골적인 유혹의 시선을 던졌습니다. 과연 성균관의 신입을 골탕먹이겠답시고 "자기 여동생과 하룻밤을 지내고 오라"는 미션을 던져주는 그 오라비의 누이답게 가볍고 천박한 태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선준은 나중에 미션 수행 실패의 책임을 묻는 선배에게 "부..
이번 주 '해피투게더'의 게스트는 모두 미혼의 배우들이었는데, 1979년생의 윤지민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사람은 모두 40전후의 나이인 만큼, 조금은 특별한 구성이긴 했습니다. 대체 어떻게 모여서 함께 게스트로 출연하게 된 것인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홍보도 전혀 없었습니다. 어쩌면 특정한 목적을 위해 섭외된 조합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개그맨들도 아닌데 모두 유머감각과 말솜씨가 뛰어나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매우 프로다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웃으면서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번 주 '해피투게더'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단연 주인공은 김광규와 조미령 두 사람이었지요. 물론 만만치 않은 입담을 과시하며 ..
내가 배우 윤상현을 처음 본 것은 SBS드라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에서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드라마가 윤상현의 데뷔작이었다고 한다. 그는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스스로 말하기를, 평소 팬이던 여배우 김현주 앞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NG를 수십차례나 냈으며 자기 때문에 촬영에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했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너무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신인이라는 생각은 못했었다. 연극 무대에서 오래 활동하다가 브라운관에 데뷔하는 중고신인들이 많으니만큼 그런 비슷한 류일 거라고 생각했던 거다. 연륜도 좀 있어 보이고 연기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기에 당연히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런데 예전의 윤상현은 장사를 비롯하여 연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몇 가지 직종에 종사하며 일반인으로 살아왔을 뿐,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