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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선 사망... 여인의 사랑은 남자의 자랑거리가 아니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송지선 사망... 여인의 사랑은 남자의 자랑거리가 아니다

빛무리~ 2011. 5. 2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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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선 아나운서의 투신 기사를 접하고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던 것은, 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는 고통 속으로 몰아가면서도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굳어진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녀의 잘못된 선택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남아 있는 사람들이 깨닫지 못한다면 제2의, 제3의 송지선이 또 생겨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구선수 임태훈에 대한 사랑이 그녀에게 독이 된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5월 22일, 송지선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임태훈과의 연인 관계를 인정하고 변함없는 사랑을 이어가겠다 하였으나, 두산 베어스의 임태훈은 곧바로 구단을 통해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23일, 송지선은 자택인 19층 오피스텔에서 투신하여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그러나 단지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과의 연인 관계를 공식 부인했다는 이유만으로 생목숨을 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 속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던 그녀로서는 임태훈이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것만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였겠으나, 그녀의 절박한 입장을 이해하기에는 남자가 너무 어렸나 봅니다. 실제로도 그녀보다 7살이나 어리지만, 정신적으로도 그 남자는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던 것 같아요. 별 생각 없이 해버렸던 자신의 가벼운 언행이 나중에 어떤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지 그는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서른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이토록 어린 남자를 사랑하게 되어 버렸으니, 그것부터가 송지선이라는 여인의 얄궂은 운명이었군요.


5월 7일, 송지선의 미니홈피에 한 편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임태훈과의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전개되어 갔는지에 대한 적나라한 고백이었는데, 공개적으로 밝히기에는 너무나 민망한 수위의 신체 접촉까지도 그대로 서술되어 있었습니다. 송지선은 그 글을 자기가 쓴 것이 아니라 부인했고, 미니홈피를 해킹당해서 그렇게 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믿지 않았지요.

문제의 글을 송지선 본인이 썼는지, 아니면 그녀의 미니홈피를 해킹한 누군가가 썼는지, 이제 와서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해킹을 당했을 경우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녀 본인이 썼다 해도 그런 지경으로까지 몰아간 것은 타인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여자도 사랑하는 남자와의 은밀한 사생활을 외부에 노출시키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송지선의 사생활은 그녀의 뜻과 상관없이 외부에 알려졌고, 사람들은 킥킥 웃으며 그녀를 조롱하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미니홈피에 올라온 글이 송지선 본인이 쓴 것이라면, 오히려 이미 퍼져버린 그 소문들을 수습하기 위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려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엄청난 실수였지만요.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전날, 임태훈은 송지선과의 사랑을 공식적으로 부인했습니다. 그의 마음속에 사랑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현재 그녀가 얼마나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알면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송지선의 사랑은 일방적이었으며, 임태훈은 진심으로 송지선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봐야겠지요. 그런데 송지선은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재원이고 인기 만점의 아나운서였습니다. 그런 여인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남자로서 분명히 자랑하고 싶은 일이었을 겁니다.

또한 남성들에게 있어 여인과의 신체 접촉이나 화려한 여성 편력은 일종의 자랑거리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에게 있어 자신의 사생활이 외부에 노출되고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은 죽음보다 끔찍한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구나 남자쪽에서 연인 관계를 부인하는 상황이라면, 그 여성은 삽시간에 노리개로 전락하여 비참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지요.


제 생각에 미니홈피의 글은 벌써 여기저기 퍼져버린 소문 때문에 고통에 시달리던 송지선이 충동적으로 올린 것 같습니다. 타인이 굳이 해킹까지 해가면서 그런 글을 올렸다면 특별한 목적이 있었을 터인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글로 인해 이득을 볼 사람은 없는 듯 싶거든요. 자기의 억울한 입장을 밝히고 싶었던 송지선이 충동적으로 글을 올렸다가, 나중에 실수였음을 깨닫고 부인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어쨌든 그 글로 인해 소문은 일파만파 더 널리 퍼져나갔고, 송지선은 더욱 많은 사람의 비웃음과 조롱을 받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한 케이블 TV의 연예 프로그램에서는 노골적으로 그녀를 사이코 취급하며 어린 남자를 데리고 놀았다는 식으로 매도하기도 했습니다. 불미스런 소문이 너무 커지자 급기야 송지선의 소속 방송사에서는 그녀를 해고시키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야구를 좋아했고 마이크를 들고 말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는 그녀에게 스포츠 채널 아나운서는 최고의 직장이었는데, 늪과도 같은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사면초가의 송지선으로서는 임태훈과 공식 연인 사이로 인정받는 것만이 조금이라도 떳떳해질 수 있는 길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절박한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 임태훈은 그녀가 마지막으로 내민 손을 뿌리치고 말았군요. 그렇다고 아직 스물 네 살에 불과한 청년 한 사람에게만 이 모든 책임을 돌리고 비난하는 것은 가혹합니다. 그 역시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테니까요. 저는 다만, 여인의 진실한 사랑은 남자의 가벼운 자랑거리도 아니고 타인들의 조롱거리도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여인과 키스를 하고, 농도 짙은 스킨쉽을 하고, 잠자리를 함께 했다는 등등의 이야기가 남성들 사이에서는 어깨를 으쓱거릴만한 자랑거리가 될 수도 있겠지요. 남자 입장에서 정말 사랑하는 여인이 아니었다면, 그 여인은 남들에게까지 비웃음과 조롱거리가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여인의 사랑을 결코 가벼운 심심풀이나 놀림감으로 입에 올려서는 안 됩니다. 이름이 거론되고 소문이 멀리 퍼져나가면, 그것은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흉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별 생각 없이 웃으면서 내뱉은 말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그녀의 서글픈 죽음을 통해 남은 사람들이 약간이나마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기가 부지불식간에 얼마나 끔찍한 죄를 저질렀는지, 그들은 이제 알고 있을까요? 조금이라도 잘못했다 여기며 뉘우치고 있을까요? 부디 그렇기를 바랍니다. 제2의, 제3의 가엾은 송지선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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