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위대한 탄생' 이은미를 둘러싼 악순환의 고리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위대한 탄생' 이은미를 둘러싼 악순환의 고리

빛무리~ 2011. 4. 30. 06:10
반응형




'위대한 탄생' 네번째 생방송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탈락자가 발생했습니다. 손진영과 정희주와 데이비드오가 나란히 손잡고 서서 운명의 시간을 기다릴 때, 당연히 정희주는 합격일테니 나머지 두 사람 중에서 탈락자가 나올 거라고 저는 생각했지요. 그러나 박혜진 아나운서의 입에서 불려진 뜻밖에도 이름은 정희주였습니다. 노래는 거의 제일 잘했는데 말이지요. 저는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가 그렇게 가슴을 울리는 좋은 노래인 줄을 정희주 덕분에 처음 알았습니다. 심사위원들의 평점은 가장 높았는데도 시청자들의 문자투표 성적이 저조하여 탈락했다는군요. 지금까지의 모든 탈락자들 중에서 가장 억울한 케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그 동안 정희주를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라고 늘 여겨 왔으며 최소한 TOP3 안에는 꼭 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이없게도 TOP6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그녀의 감성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네요. 여성이면서도 보이쉬한 그녀의 스타일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그리 강한 끌림을 주지 못했나봐요. 그래서 실력에 비해 인기가 저조하고 팬덤이 적었던 모양인데, 참으로 안타깝고 충격적인 결과지만 부디 그녀의 밝은 앞날을 기원합니다. 김윤아 멘토의 말... "희주씨가 오늘 꼭 알아야 될 것은, 노래를 못해서 떨어진 게 아니라는 거... 참 잘했어요!" 그 말을 저도 똑같이 전해주고 싶군요. 정희주는 '참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며, 또 인품이 성실한 사람이니까 반드시 꿈을 이루리라 믿습니다. 


그나저나 어쩌자고 멘토 이은미의 특이한 옹고집은 점점 더해만 갑니다. 지난 주에 김혜리가 탈락함으로써 이은미는 제자를 모두 떠나보내고 오직 심사위원의 자격으로만 생방송 무대에 참여하고 있는데, 아무리 좋게 보려고 노력해도 어딘가 심통을 부리는 듯한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드는군요. 특히 백청강에 대해서는 아주 고집스럽게 낮은 평가를 계속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그녀의 설명만으로는 이유가 타당치 못하다는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지난 주에 이은미와 방시혁은 백청강의 '하트브레이커' 무대를 보고, 지드래곤을 흉내내었다며 최하점을 주었습니다. 그에 김태원도 불쾌한 심경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고, 방시혁 멘티들이 사용했던 기계음을 꼬집으며 순식간에 심사위원석은 살벌한 전쟁터처럼 되어 버렸지요. 절대 다수의 시청자는 김태원과 백청강의 편이었습니다. 그렇게 한 마디로 폄하하기에는 백청강의 무대가 워낙 훌륭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이은미와 방시혁이 인터넷을 끊고 살았다면 모를까, 컴퓨터를 켜는 순간 너무나 욕을 많이 먹어서 배가 불렀을 겁니다.


방시혁은 그 영향을 받아들였는지 많이 부드러워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손진영과 백청강에게 여전히 박한 점수를 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심사평은 정성들여서 해 주더군요. 무시하듯 툭 던지는 말이 아니라, 어떤 점에서 부족했는지를 명확히 짚어 주는 태도가 좋았습니다. 백청강에게 해 준 심사평을 예로 들어 볼까요. "밴드와 함께하는 무대를 약간 어색해했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유있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보기 좋았고요. 그런데 아무래도 배음이 많은 밴드랑 하다 보니까 비음을 많이 쓰는 청강씨 목소리의 약점이 많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방시혁이 이렇게 짚어 줌으로써, 백청강은 앞으로 밴드와 협연을 할 때는 어떤 점에 더 신경을 써야 할지를 검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혹평이라면 혹평이지만, 실질적 도움을 주는 말이지요. 이 정도면 아주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방시혁은 또 정희주에게 조언했습니다. "고음 부분을 들어보니 희주씨 목에 결절이 상당히 진행된 것 같네요. 이 프로그램 끝나고라도 꼭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그래요, 방시혁은 지난 주와는 정말 많이 달라졌더군요. 아직도 부족한 점은 많지만 확실히 따뜻하고 편안해졌습니다.

하지만 그와 달리 이은미는 끄덕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백청강에게 해 준 심사평을 확인해 볼까요. "위대한 탄생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드라마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유독 많은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대한 탄생은 음악을 통한 오디션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멘티들의 성장을 원하는 게 멘토들이거든요. 백청강씨의 성장을 보기에는 조금 정체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안타까움이 있어요. 다이내믹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무대였거든요."


낮은 점수를 준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참가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심사평을 던졌다는 게 문제입니다. 도대체 어떤 점 때문에 정체되어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다이내믹을 느낄 수 없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지, 그냥 자기 혼자만 알고 넘어가면 뭐합니까? 혹평을 하더라도 그를 통해 상대방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해줘야지요. 그냥 기분만 나쁘라고 툭 내뱉는 것이 심사평은 아니잖아요? 게다가 '전혀' 느낄 수 없다고, 굳이 '전혀'라는 단어를 포함시킨 것은 다분히 감정적인 언어 선택이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은미의 저 말 속에는 백청강만이 아니라 김태원을 향한, 그리고 시청자를 향한 도발까지 드러나 있습니다. '위대한 탄생'을 통해서 아름다운 이야기, 즉 드라마를 만들어보고자 한 것은 명백히 김태원이지요. 김태원이 만든 드라마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백청강 또한 그 한 줄기 스토리의 주인공입니다. 그런데 이은미는 "위대한 탄생은 드라마가 아니라 음악적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고 말함으로써 대놓고 드라마의 존재를 부인합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너희들이 드라마를 통해서 얻은 인기는 음악적 실력과는 관계없는 가짜야!" 라고 말하는 셈이지요.

물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어느 쪽만이 옳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아름다운 드라마를 중시하는 김태원의 생각에도 일리가 있고, 그와 반대로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의 정통성을 중시하는 생각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후자가 이은미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어요. 이은미의 말과 행동이 정말 그녀의 주장처럼 확고한 소신에서 나온 것이었다면, 일관성과 설득력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은미는 그렇지를 못했습니다.


데이비드오의 '여행을 떠나요'는 신나는 무대였습니다. 아주 뛰어난 가창력은 아니었지만, 그 웅장한 밴드의 반주에도 목소리가 전혀 묻히지 않고 시원하게 터져나온다는 것만도 기특하더군요. 그렇기는 했는데, 데이비드오를 향한 이은미의 심사평과 점수는 참 가관이었습니다. "그 정도 무대장악력이면, 저도 같이 일어나서 헤드뱅잉을 하고 싶어졌거든요.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데이비드오의 모습을 봤다는 것만으로 저는 9.3점을 드리겠습니다."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모습을 봤다는 이유만으로? 그럼 지난 주의 백청강은? 그의 '하트브레이커'야말로 지금껏 보지 못했던, 아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 아니었나요?


오히려 데이비드오는 예전에도 '나만 바라봐',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 등 비교적 빠른 비트의 노래들을 불렀던 적이 몇 번 있기 때문에 이런 활발한 모습도 별로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여행을 떠나요'가 워낙 국민애창곡이기 때문인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모습이에요. 대학로에서 공연하는 아마추어 밴드에서도 엇비슷한 장면을 수십번은 본 것 같은데, 데이비드오의 무대가 뭐 그리 특별했나요? 신나고 열정적이긴 했지만 결코 독창적이지는 않았어요. 지드래곤과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완전히 폄하되었던 백청강의 무대보다, 솔직히 나을 건 하나도 없었단 말입니다. 과연 이은미는 직접적으로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떻게 대답할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이렇게 앞뒤가 맞지 않는 말과 행동으로써 이은미는 점점 더 신뢰를 잃어갑니다.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심사평과 점수에 시청자들은 반발하고, 자신을 향한 비난이 거세어질수록 이은미는 점점 더 옹고집이 되어갑니다. 이쯤되면 자기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열받아서 오히려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기분 내키는 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드는군요. 그런 그녀를 보면서 시청자의 비난은 또 거세어집니다. 이건 악순환입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이은미가 설득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점수가 아니라 심사평입니다. 백청강의 무대가 정말 별로였다고 생각한다면, 자기 소신대로 점수를 박하게 주는 것은 괜찮습니다. 다만 듣는 사람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일관성과 객관성을 갖고 설득력 있는 심사평을 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혹평을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게 해 주어야 합니다. 방시혁처럼 "밴드와 함께 하니까 네 목소리의 단점이 더욱 크게 드러난다" 이런 식으로 구체적 언급을 한 가지라도 해서 도움을 준다면, 시청자라고 왜 무조건 그녀를 비난만 하겠습니까?

혹시 이젠 다 귀찮고 짜증나서 그런 노력도 하기 싫을까요? 어차피 자기 제자는 모두 탈락했으니 아무 의욕도 없을까요? 그렇다면 정말 큰일이군요. 이 악순환은 '위대한 탄생'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