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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 더 이상 추억을 더럽히지 말기를...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이지아, 더 이상 추억을 더럽히지 말기를...

빛무리~ 2011. 4. 2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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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희대의 스캔들, 서태지와 이지아의 기나긴 인연에 대한 이야기는 저에게도 역시 커다란 놀라움이었습니다. 이혼 소송이니 55억이니 하는 말들은 오히려 관심 밖이었지요. 어떤 연관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두 사람이 십여년간이나 부부였다는 사실 자체가 무엇보다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요즘 세상에 어쩌면 그토록 철통같은 비밀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누군가는 그들의 보안 시스템이 농협보다 우수하다고도 말하더군요..;;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알면 알수록 도무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이지아는 고작 중학교 2학년생이었는데, 이미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21세의 서태지가 그 어린 소녀를 보고 한눈에 반해서 사랑이 시작되었다는 것부터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설령 이지아가 타고난 팜므파탈이었다 해도 여인으로서의 매력을 풍기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가 아니었겠습니까?

졸업앨범에서 발견되었다는 그 무렵의 사진을 보니 특별히 성숙하지도 않고 지금처럼 예쁘지도 않은, 그냥 평범한 어린아이일 뿐이던데 참으로 불가사의합니다. 그렇다면 대화가 잘 통했을까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도 내면적으로는 극심한 외로움과 음악적 고민에 시달렸다던 천재 뮤지션 서태지는, 타국에서 우연히 만난 14세의 소녀와 대화하면서 영혼의 위로를 얻었던 걸까요?

하지만 이것도 도통 실감나지 않는 것이 이지아의 나이가 17~18세 정도였다면 모를까, 아무리 책을 많이 읽고 음악을 많이 들어서 예술적 소양이 뛰어난 소녀였다 해도 14세는 너무 어린 나이기 때문입니다. 설익었다는 표현조차 부적합할 만큼 최소한의 성장도 이루지 못한 그 아이를 보고, 같은 또래의 소년도 아닌 스무살이 넘은 성인 남자가, 그것도 서태지와 같은 대스타가 그 아이를 여자로 느끼고 사랑에 빠졌다는 것 자체가 저는 가장 불가사의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로리타 컴플렉스가 아니겠냐고도 말하는데, 글쎄 이유가 무엇이었든간에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은 맞는 듯 합니다.

서태지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녀를 잊지 못하고 편지와 전화 등으로 사랑을 키워갔으며, 1996년 이지아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건너가 극비리에 결혼식을 올렸다지요. 어쩌면 가수로서 최고의 위치에서 돌연 충격적인 은퇴 선언을 한 것도 하루빨리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언젠가 인터뷰에서 "나에게 사랑은 첫눈에 반하는 어떤 것" 인 듯하다고 말한 적이 있던데, 그 말은 확실히 이지아와의 만남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겠군요. 미국에서 남몰래 단둘이 함께 보낸 3~4년간의 신혼생활은 꿈처럼 행복했을까요?


서태지의 입장도 그렇지만 이지아의 입장은 더욱더 드라마틱합니다. 이지아는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기 전부터 서태지의 광팬이었다는데 그것은 아주 평범한 그 또래의 소녀다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범상치 않은 운명은 중2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면서 시작되었군요. 서태지의 어느 지인이 "교포 여학생 중에 너의 열렬한 팬이 있다" 면서 이지아를 소개했다는데, 도대체 그 지인은 누군지 궁금합니다.

14세 이지아에게 무슨 인맥이 있었을 것 같지는 않으니 아마도 큰 사업을 한다는 그녀의 아버지가 주선한 만남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군요. 서태지의 미국 공연 일정을 알게 된 딸이 극성맞게 졸라대는 바람에 방법을 강구해서 어린 딸의 소원을 들어주었을 가능성이 다분해 보입니다. 둘 다 한국 사람인데 한국에서는 못 만나고 미국에서 만났다는 것과, 이지아가 미국에서 태어난 교포도 아닌데 미국으로 이민을 가자마자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졌다는 것 등, 생각해 보면 참 여러가지가 신기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운명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을지도...

하여튼 이렇게 해서 소녀 이지아는 우상 서태지를 직접 만나고 대화도 나누어 볼 수 있는 꿈 같은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느닷없이 서태지가 그녀에게 반해버린 겁니다. 이런 일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아마 당시에는 본인들에게도 청천벽력같은 일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엄청난 설렘과 기쁨이지만, 한편으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 그러나 이지아로서는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된 소녀가, 자신의 마음속에 품고 있던 별과 같은 남자로부터 사랑 고백을 받았는데 어떻게 거부할 수 있었겠습니까? 사랑은 그렇게 불가항력적으로 시작되고...

예상컨대 이지아는 참으로 행복한 사춘기를 보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비록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던 서태지가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며 지냈을 테니까요. 그렇게 꿈만 같던 스타는 그녀의 남자가 되었고...

하지만 이 신비한 사랑도 결혼 후에는 그저 평범한 부부들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군요. 수년간 살다 보니 권태기가 찾아왔겠지요. 서태지의 입장에서, 예전에는 지나친 세간의 관심이 지겹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그 때는 슬슬 그리워지기 시작했을 겁니다. 음악 활동에 대한 갈증도 심해졌을 테고... 그래서 2000년, '울트라맨이야'로 전격 컴백을 하는데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이별의 시작이었군요. 결혼 전에는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도 편지와 전화를 통해 마르지 않는 그리움을 적셔 왔던 그들이지만, 수년간의 결혼 생활을 경험한 그 때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만고불변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었던 것입니다.

부부로 지내는 동안에도 서태지가 자기의 남편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릴 수 없어서 이지아가 그림자처럼 살아야 했고 불행했을 거라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꼭 그랬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남들에 대한 과시욕보다는 남편에 대한 사랑이 우선이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해 주고 싶어요. 그러나 결국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도통 만날 수도 없는 남편에게 이지아가 먼저 이혼을 청했습니다. 정확한 시기가 언제였는지 위자료 문제는 어떻게 된 것인지, 그 복잡한 과정의 진실은 알 수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으나, 어쨌든 지금은 '사랑과 전쟁'을 방불케 하는 진흙탕 싸움이 되어 버렸군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지아가 어떻게 배용준을 만나 연예인으로 데뷔했는지는 모르나 사실이든 아니든 배용준과도 일종의 스캔들이 있었고, 최근에는 정우성과의 열애를 인정했습니다. 아무래도 그녀에게 뭔가 치명적인 매력이 있기는 한 모양이에요.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저는 '루살로메'라는 여인이 떠오르더군요. 철학자 니체와 시인 릴케 등 이름만 들어도 깜짝 놀랄만한 당대의 수많은 지성인, 예술가들과 사랑을 나누었다는 그녀... 루살로메의 일대기를 살펴보면 이지아와는 여러가지로 외모와 성품과 스타일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으나, 어쨌든 범상치 않은 운명의 여성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한 것도 같습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대중에게 거짓말을 해 온 것은 분명히 나쁘지만, 이해하려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굳이 두 사람을 탓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한 번도 서태지나 이지아의 팬이었던 적이 없는데도 말이에요. 다만 그들 자신에게는 정말 소중했을 긴 사랑의 추억이 고이 간직되지 못하고,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온갖 오물을 뒤집어쓰게 되었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물론 그들이 자초한 일이라고 봐야겠지만요.

도대체 이제 와서 왜 소송을 한 건지, 55억이 왜 그토록 중요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지아의 아버지가 재벌이라거나, 수년 전에 위자료 지급이 모두 끝났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사실이든 아니든간에, 이지아도 절대 경제적으로 궁핍하지는 않은 것 같던데요. 정우성과의 사랑을 시작하면서 이지아의 심경에 변화가 일어났을 거라는 추측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연인 정우성은 뼈아픈 배신감에 나날이 술에 취해 지내고 있는 현실이니 도통 뭐가 뭔지..;;

현 시점에서는 아무래도 서태지보다 이지아가 현명한 처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소송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 아닌지, 정우성과의 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그녀가 결정해야 할 일들이 많아요. 진흙탕에 뒹구는 것은 그만 하고, 깔끔하게 빨리 잘 마무리되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더럽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는, 제가 그들의 지나간 러브스토리에 조금이나마 감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너무 충격적이며 비도덕적이라고 느껴졌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운명적이고 신비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으로 바뀌어 가더군요. 인생의 가장 찬란했던 시기에, 젊음과 열정을 다 바쳐서 오랫동안 사랑했던 그 추억을 짓밟지 말고, 앞으로도 소중히 간직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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