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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만 명의 목숨을 구한 황금 팔의 사나이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220만 명의 목숨을 구한 황금 팔의 사나이

빛무리~ 2011. 4. 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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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시청하지 않던 '신비한TV 서프라이즈'를 오랜만에 보다가, 무척이나 감동적인 실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평생토록 꾸준히 자신의 피를 내어줌으로써, 무려 220만 명의 목숨을 살린 남자의 이야기였습니다.


호주 태생의 제임스 해리슨은 14세 무렵 심장병을 앓아서 수술을 해야 했는데, 그 수술을 위해서는 무려 13ℓ라는 대량의 수혈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제임스는 하필 RH-A형의 희귀혈액이어서 쉽게 피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건강이 악화되던 어느 날 드디어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구했다는 병원의 연락을 받았고, 수술은 무사히 끝났습니다. 병원에 석달간 입원해 있으면서 그는 결심을 했습니다. "내가 수혈받은 혈액이 나를 살렸으니, 나도 18세가 되면 남들에게 혈액을 주어야 겠다."


18세가 되던 어느 날, 마침 RH-A형의 혈액을 급히 구한다는 소식을 들은 제임스는 즉시 병원으로 달려가 헌혈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모르고 있던 엄청난 사실이 그 날에야 비로소 밝혀졌습니다. 그가 4년 전 수술 당시에 수혈받았던 혈액은 놀랍게도 RH+A형의 혈액이었던 것입니다. 병원의 아찔한 실수였지요.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RH가 맞지 않는 혈액을 무려 13ℓ나 수혈받고서도 아무 이상 없이 살아난 제임스의 신체였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제임스 해리슨은 자신의 혈액 속에 아주 희귀한 항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혈액은 RH-형임에도 불구하고 RH+항원을 받아들일 수 있는 특이 항체를 가진 혈액이었지요. 그런데 이 항체는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른바 레소스병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임산부와 태아의 RH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이것은 극심한 빈혈이나 황달 등을 일으키며 산모와 아기에게 모두 위험한데 특히 신생아에게는 치명적이어서, 당시 호주에서는 매년 수천명의 아기들이 레소스병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영구적인 뇌손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임스의 혈액에 들어있는 특이 항체는 이 레소스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제임스는 자신의 피가 그토록 귀한 일에 요긴히 쓰일 수 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18세가 되던 그 해부터 몇 주일 가량의 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병원을 찾아 헌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고, 그와 평생토록 의지하며 살아오던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제임스는 아내가 죽은지 일주일 되던 날에도, 평소처럼 병원을 찾아가 변함없이 헌혈을 했습니다. 헌혈에 대한 그의 사명감은 그토록 절대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제임스 해리슨은 평생 56년간 1,000회 이상의 헌혈을 했으며, 그 항체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건진 신생아의 수는 무려 2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그는 '황금 팔의 사나이' 또는 '200만의 사나이'라는 영예로운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의 피는 수십만 명의 임산부들에게 수혈되었는데, 그 중에는 놀랍게도 그의 친딸 트레이시도 끼어 있었습니다. 트레이시는 임신을 했을 때 레소스병을 진단받았고, 아버지의 피를 수혈받음으로써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평생토록 이어져 온 제임스의 희생 정신은 불특정 다수의 신생아들만이 아니라 자신의 손자마저 살려내는 신비한 보답으로 돌아온 셈이지요.



의학계에서는 그의 혈액을 이용해 레소스병을 치료하는 백신을 개발하기로 했고, 제임스는 기꺼이 동의하여 백신 개발을 위한 실험에 수차례나 자발적으로 참가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anti-RhD라는 이름의 백신이 개발된 상태라고도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알 수가 없군요. 하여튼 제임스 해리슨은 현재 74세의 나이에도 꾸준히 헌혈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헌혈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220만 명이라... 얼핏 상상도 되지 않는 엄청난 숫자인데 그만큼의 어린 생명을 자기 힘으로 살려낼 수 있었다니, 그 기쁨과 보람이 얼마나 클까요? 평생 꾸준히 헌혈을 한다는 것이 절대 쉽지는 않겠지만, 한 번 사는 인생에 그토록 커다란 은덕을 쌓을 수 있었으니, 생각하면 할수록 제임스 해리슨은 참으로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또 생각해 봅니다. 만약 제임스가 어려서 심장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그래서 수술과 수혈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면, 귀한 항체가 자기 핏속에 들어있는 줄도 모르는 채 평생을 살아갔을 수도 있겠지요.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내면에도 무언가, 우리 자신이 모르는 귀한 것이 들어있지 않을까요? 제임스처럼 희귀한 피는 아니더라도, 잘 활용만 하면 충분히 남들을 돕거나 살릴 수 있는 능력을 우리 자신도 지니고 있는 게 아닐까요? 아주 잠시만 눈을 감고, 내 안에 흐르는 그 귀한 능력이 무엇일지를 조용히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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