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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땅 내 사랑' 김갑수와 함께 펑펑 울다 본문

드라마를 보다

'몽땅 내 사랑' 김갑수와 함께 펑펑 울다

빛무리~ 2011. 4. 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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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땅 내 사랑'에서 드디어 감격적인 부녀상봉이 이루어졌습니다. 그토록 애타게 친딸 샛별이를 찾아 헤매면서도 바로 눈앞에 있는 딸(윤승아)을 알아보지 못하고 매일 구박만 하는 김갑수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는데, 그들이 혈육을 만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한 마음이 앞서더군요. 작품 전체의 가장 큰 비밀이 풀렸으니 앞으로의 변화무쌍한 전개는 더욱 흥미로워질 것 같습니다.


잃어버린 샛별이의 행방에 대해 마지막 단서를 쥐고 있던 최순옥 할머니가 결국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자 김갑수의 절망은 극에 달했지요. 이제 영영 딸을 찾을 방법이 없어졌다고 여긴 김갑수는 비밀의 방에 꽁꽁 숨겨 놓았던 샛별이의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어딘가에 살아 있을 딸을 향해 목 멘 소리로 중얼거리는 이 중년 남자의 독백은 차마 눈물 없이 들을 수 없을 만큼 애절했습니다.

"샛별아, 아프지 마라... 샛별아, 울지 마라... 샛별아, 이 애비를 용서하지 마라... 샛별아, 너를 찾지 못한 이 애비를 평생 원망해라..." 급기야 김갑수는 어린 딸의 사진이 든 액자를 끌어안고 꺽꺽 울음을 터뜨립니다. 이 남자는 자신의 실수로 한 순간 방심했다가 네 살난 딸을 잃어버렸고, 아내는 그 충격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고, 그 후로는 악착같이 돈 모으는 일과 딸을 찾는 일에만 혈안이 되어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딸을 찾을 길이 막막해졌으니, 그 아이를 위해 쌓아둔 돈마저 가슴아플 지경입니다.

최순옥 할머니의 죽음은 김갑수만이 아니라 김영옥 할머니에게도 충격이었습니다. 친구의 죽음으로 자신의 운명도 언제 잘못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영옥 할머니는, 더 늦기 전에 승아의 친부모를 찾아 주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느닷없이 고향 목포로 내려가겠다고 한 것도, 승아를 처음 만난 곳이 목포였기 때문입니다. 할머니와 절대로 떨어질 수 없다며 승아는 서울의 모든 살림을 정리하고 함께 목포로 떠나려 했지요.

이 사실을 알게 된 황옥엽(조권)은 충격과 고민에 빠집니다. 엄마 박미선과 누나 황금지(가인)는 김갑수가 친딸을 찾게 되면 혹시라도 새로운 가족인 자기들을 버릴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으니, 승아가 멀리 떠난다는 것은 그의 가족 입장에서 보면 잘된 일이었지요. 하지만 결국 옥엽은 김원장의 차를 가로막고, 알바생 윤승아가 바로 그의 친딸이라는 것을 폭로하고 맙니다. 친아버지가 바로 옆에 있는 줄도 모른 채 멀리 떠나도록 내버려두기에는 승아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그토록 구박했던 알바생이 바로 친딸 샛별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 김갑수는, 윤승아와 영옥 할머니를 태우고 목포로 달리는 트럭을 급히 쫓아갑니다. 트럭에서 내린 승아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는데, 그녀를 붙잡고 네가 정말 샛별이냐며 오열하는 김갑수의 눈물을 보니, 또 저절로 제 눈에서도 눈물이 쏟아져 내립니다. "어떻게 너를 눈앞에 두고 몰라 볼 수가 있었을까... 내가 어떻게 밥을 삼키고... 내가 어떻게 잠을 잤을까..." 여전히 당황스러운 승아는 "원장님, 무슨 일이세요?" 하고 묻는데, 김갑수는 그녀 앞에 힘없이 무릎을 꺾고 딸을 올려다보며 말합니다. "내가... 네 아빠다."

사실은 둔한 김갑수보다 딸 승아 쪽이 훨씬 더 예민하게 혈육을 느껴왔던 것 같습니다. 떠나면서 원장님께 선물로 드리고 싶어서 손수 나비넥타이를 만들었다며 건네는 승아에게 김갑수는 뻘쭘한 표정으로 말했었지요. "너는 참 속도 좋다. 내가 그렇게 구박을 했는데, 내 선물까지 챙기고 싶니?" 그러자 승아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아무리 구박하셔도 원장님한테 혼나는 건 왠지 꼭 아빠한테 혼나는 것만 같아서... 저를 위해서 혼내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감사했어요." 진실을 알고 있는 시청자가 듣기에는 섬뜩할 정도의 대사였지요. 하물며 승아는 꿈 속에서 김원장과 똑같은 얼굴의 아빠를 찾은 적도 있었습니다.

최근 '몽땅 내 사랑' 관련 기사를 클릭해 보니, 최다 추천수의 댓글에 이런 내용이 있더군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시트콤을 보면서 자꾸 눈물이 나네.." 하지만 순간 몰입도를 200%로 끌어올리는 김갑수의 눈물을 보고서도 덩달아 눈시울이 뜨거워지지 않았다면, 너무나 감수성이 메마른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이 글을 쓰기 위해서 다시 그 영상을 돌려 보았는데, 김갑수의 일그러지는 표정과 그렁그렁 차오르는 눈물을 보는 순간 자제할 새도 없이 또 같이 울게 되더군요. 제가 주책맞아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이건 뭐 거의 불가항력 수준입니다.

'몽땅'의 김원장은 초반에 지극히 속물적이고 이기적인 자린고비로 등장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런 결점을 갖고 있지요. 그러나 죽은 아내와 잃어버린 딸을 향한 마음은 애틋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바로 좀전까지도 소시지 하나에 집착하며 아귀아귀 먹어대던 코믹한 인물이, 다음 순간에는 아내와 딸을 절절하게 그리워하는 비련의 중년 남자로 변신하니, 과연 김갑수 정도의 내공이 아니고서야 이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연기자는 많지 않을 듯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런 것이 바로 지극히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이에요. 어떤 사람이든 그 내면에는 코믹한 면과 진지한 면, 선량한 면과 사악한 면을 동시에 갖고 있으니까요. '신데렐라 언니'의 구대성은 너무나 성인같은 인물이어서, 감동적이긴 했지만 현실감은 떨어졌지요. 오히려 그렇게 정형화된 캐릭터보다 '몽땅'의 김원장처럼 현실적이고 이중적인 인물이 더욱 표현하기 어려운 법인데, 역시 김갑수의 존재는 정말 든든합니다. 길에서도 몇 번은 마주쳤을 것 같은 평범한 아저씨 김원장이기에, 그의 눈물이 더욱 더 가슴을 아리게 하는지도 모르겠군요.

한편 사랑에 빠진 남자로서 용감한 결단을 내리는 옥엽의 모습이 참 멋졌습니다. 조권은 이제 윤승아와 더불어 확실한 남녀 주인공으로 자리잡았네요. 의붓 남매가 되어버려서 결코 순탄치 않을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설레고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전태수가 빠진 이후, 금지에게는 윤두준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전태풍(진이한)과의 러브라인이 시작될 기미를 보이더군요. 하긴, 전태수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던 윤승아는 그의 형과 절대로 사랑할 수 없겠지만, 전태수를 일방적으로 좋아했을 뿐 아무런 진전이 없었던 금지는 그의 형과 사랑하지 못할 이유도 없지요.

최근들어 점점 애절함을 더해가는 옥승커플과 달리, 이제 막 티격태격 부딪히며 시작되는 이 두 사람의 코믹한 사랑도 매우 기대됩니다. 금지는 이제 누가 뭐래도 김갑수의 딸인데, 전태풍은 김갑수를 향해 집안의 원수라며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으니 이 두 사람은 머지않아 로미오와 줄리엣이 되는 건가요. 아, 그러면 두준이의 처지가 안스러워지겠지만, 그래도 두준이 곁에는 예쁜 순덕이(리지)가 있으니 괜찮겠죠?   


주연배우의 중도 퇴장이라는 큰 시련을 멋지게 극복하고 되살아난 '몽땅 내 사랑'이 무사히, 재미있게, 힘차게 200회의 대장정을 향해 계속 달려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갑수본좌,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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