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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요 엄마' 끝없는 이미숙 우려먹기, 이제 그만! 본문

드라마를 보다

'웃어요 엄마' 끝없는 이미숙 우려먹기, 이제 그만!

빛무리~ 2010. 11. 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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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유혹'과 '천사의 유혹'을 통해 김순옥 작가의 스타일을 대충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작품성 있는 드라마가 나올 거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그래도 빠른 전개와 자극적인 재미는 보장되겠구나 싶었지요. 그런데 아쉽게도 4회까지 방송된 지금으로서는 유혹시리즈에 맞먹는 재미조차 기대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무엇보다 제2의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신달래(강민경)의 어색한 연기 때문에 좀처럼 몰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유혹시리즈에는 없었던 이 드라마의 커다란 맹점입니다. 몰입을 좀 해볼까 하면 신달래가 등장해서 손발을 오글거리게 하거든요.

말하자면 대본의 재미는 유혹시리즈에 비견할만한데, 전체적으로 캐스팅의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대본이 막장스러울수록 연기자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부족한 내공으로 막장을 연기하면 그것처럼 민망한 일이 없거든요. '아내의 유혹'이 SBS 일일연속극의 전성기를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도 장서희를 비롯한 김서형, 금보라, 변우민 등의 강렬하고 맛갈스런 연기력 덕분임을 부인하기 어렵지요. 그런데 '웃어요 엄마'에는 그런 역할을 해 줄 연기자가 오직 이미숙 한 사람밖에 없습니다. 아빠 역할의 김용건은 너무 비중이 낮아서 거론할 필요도 없고, 윤정희와 이재황 또한 아직은 설익은 티가 나서 이미숙을 충분히 받쳐줄 수 없습니다.


한편 신달래가 짝사랑하는 배연우는 남자주인공 쯤으로 보이는데, 뮤지컬 배우 출신의 김진우가 맡았습니다. 무대 경험이 있으니만큼 연기의 수준이 낮지는 않아 보이지만, 아무래도 브라운관에서의 연기가 처음이어선지 뭔가 허전한 듯하고 감칠맛은 느껴지지 않는군요.

그리고 극 중 배연우의 나이가 정확히 몇 살인지는 나오지 않지만, 벌써 기자로서의 경력이 꽤 된 것으로 보아 대략 30세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42세의 지수원이 그의 엄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배연우의 어린시절부터 드라마가 시작되었다면 그것도 이해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배연우는 청년기를 지나 장년층에 접어드는 성인으로 나왔는데, 아무리 봐도 누나뻘 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 지수원을 엄마라 부르고 있으니 이것도 참 어색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극 중에서는 지수원과 이미숙이 동년배 친구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지수원이 9살이나 어리지요.


국문과 교수인 윤민주(지수원)은 앞으로 자기의 조교 이강소와 사랑에 빠질 예정인데, 이강소 역을 맡은 배우는 올해 24세의 서준영입니다. 24세라 해도 성숙한 외모를 지녔으면 좀 나을텐데 서준영은 오히려 동안이라 소년같은 이미지를 지녔군요. 척 봐도 자기 아들보다 훨씬 어린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여교수의 설정은 과연 막장드라마답게 자극적입니다. '바람불어 좋은날'에서는 김미숙과 이현진의 사랑을 응원했던 저이지만, 이 두 사람은 편안한 마음으로 보아지지 않는군요. 자식도 없고 외로운 여인이었던 김미숙에 반해, 지수원은 다 큰 자식이 둘이나 있는데 그들보다 어린 남자와 사랑한다는 것이 너무 민망하게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것처럼, 이 드라마의 젊은 연기자들은 하나같이 내공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지수원의 경우 연기력은 괜찮지만 실제보다 너무 나이 많은 배역을 맡아서 제대로 융화되질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미숙의 어깨가 너무도 무겁습니다. 누구에게서도 든든한 지원을 받지 못한 채, 그녀 혼자서 이 드라마를 이끌고 나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강민경을 향해 "너는 가수 안하냐?"고 직격탄을 날렸을까 싶습니다. 엄마와 딸로서 가장 많은 장면을 함께 소화해야 할 중요 배역인데 좀처럼 손발이 맞지 않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겠지요.


가수 출신의 생짜 신인과 뮤지컬 출신의 브라운관 신인을 과감히 기용해서 나름 신선하게(?) 출발해 보려 했던 제작진은, 막상 방송이 시작되고 나니 스스로도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나 봅니다. 신선함이 지나쳐서 초반에 벌써 밑바닥이 드러나고 있으니, 이 드라마는 움켜쥐면 그대로 콱 구겨져 버릴 종이로 만든 집처럼 허술해 보이거든요. 어떻게든 존재감과 무게를 살리기 위해서는 최대한 이미숙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에요.

그래서인지 이미숙은 갈수록 오버에 오버를 거듭하며 혼자 온갖 생난리를 칩니다. 원래 조복희라는 캐릭터가 그렇기도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그녀의 오버행각은 이미숙에게 지나치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제작진의 고충을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리 그렇다 해도 4회에서는 좀 심했습니다. 신달래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 왜 갑자기 연예인도 아닌 신달래 엄마가 튀어나와서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춤을 춥니까?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스타킹' 같은 프로그램도 아닌데 말이에요. 그 자체가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는 설정인데다가, 별로 잘 추는 코믹댄스도 아닌데 모두 박장대소하면서 만족스러워하는 건 또 뭡니까? 실제 상황이라면 모두들 "저게 지금 뭐 하는 거야?" 하면서 멀뚱멀뚱 쳐다보아야 자연스러울 일인데요.

연예계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놓인 딸을 위해 창피함을 무릅쓰고 희생하는 엄마의 모습을 그리려고 한 것 같은데, 이건 완전히 꽝이었습니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고 감동한 신달래도 마음을 바꿔서, 원치 않던 연예계 생활이지만 좀 더 열심히 해보겠다 결심하는 장면이 나오긴 했는데 공감도는 0%였습니다. 이미숙이 출연하는 장면임에도 이렇게 오글거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지요. 이미숙을 활용하려면 어디까지나 그녀의 장기인 연기력을 극대화시키는 방면으로 나갔어야 하는데, 결코 장기라 할 수 없는 어설픈 댄스 실력을 앞세워서 웃기지도 않는데 웃긴 것처럼 설정했으니 그게 무슨 효과가 있겠습니까?


드라마가 한 사람의 연기자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겨우 4회만에 '웃어요 엄마'는 제대로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초반부터 우려먹고 또 우려먹다가 계속 같은 방식으로만 할 수도 없으니, 급기야는 무리수까지 써가면서 별별 방식으로 쥐어짜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연예인하기 싫다는 딸네미를 날마다 무섭게 닥달하고, 감독들을 찾아다니며 굽신대고, 자기 딸에게 해코지한 연예인을 찾아다니며 머리채를 잡거나 구정물을 끼얹고, 생방송 무대에 난입해서 사고치고... 벌써 조복희는 할 짓을 다 해서 이제 더는 할 짓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능에 출연해서 어설프게 춤을 추는, 말도 안 되는 장면까지 등장한 것이지요.

하지만 이것은 절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기왕 캐스팅된 배우들을 이제 와 교체할 수도 없으니, 어렵겠지만 중요 캐릭터를 하나 추가해서 훌륭한 연기력의 배우를 한 명이라도 데려다가 이미숙의 지원군으로 삼는 게 나을 거예요.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인데, 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다 해도 그녀 혼자서는 작품을 일으켜 세울 수 없으니까요. 하여튼 막장 드라마일수록 캐스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번 기회에 많은 사람이 깨닫게 될 것 같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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