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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오해가 빚어낸 그 처참한 비극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자이언트

'자이언트' 오해가 빚어낸 그 처참한 비극

빛무리~ 2010. 9. 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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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모(이범수)와 황정연(박진희)은 사실상 원수가 아닌데, 지금은 철천지 원수가 되어 싸우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원했던 속시원한 복수극과는 너무 차이가 있군요. 아직도 이강모의 앞날에 많은 고난이 남아 있을 것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지금의 상황은 볼수록 기막히고 안타깝습니다. 자기가 가진 힘을 총동원하여 강모를 쓰러뜨리려고 안달하는 정연의 모습을 보며 정말 답답했어요.


도대체 왜 이렇게 되어 버렸을까요? 악마 조필연(정보석)이 두 사람 사이에 '오해'라는 매개체를 삽입시켰기 때문입니다. 강모의 아버지를 죽인 것도 조필연이고, 정연의 아버지를 전신마비 상태로 만든 것도 조필연인데, 지금 젊은 두 남녀는 서로를 아버지의 원수라 여기고 있습니다. 오해란 언제나 무서운 것이지만, 이들 사이에 끼어든 오해는 그 중에서도 가장 처참하군요.

황태섭(이덕화)이 그날 밤 고재춘(윤용현)에게 기습당하기 전에 이강모를 만날 수만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는 강모에게 '만나게 해 줄 사람이 있다'고 말했었는데, 제 생각에는 그를 데리고 죽은 이대수의 무덤을 찾아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던 아픈 이야기를 털어 놓았을 거예요.


비록 이대수의 죽음에 황태섭의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것은 절대 의도한 바가 아니었음을... 그 이후로 평생 미안해하며 살아왔음을... 이제 친구의 아들 강모를 만나 진심으로 반갑고 기쁘다는 것을... 그래서 전재산의 반을 물려줄 것이며, 그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려 한다는 것을... 황태섭은 강모에게 말해 주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이강모의 오해는 풀렸겠지요. 황태섭이 쓰러지지 않고 이강모가 더 이상 황태섭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면, 황정연 또한 이강모를 원수로 삼을 까닭이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죽은 줄 알았던 그가 살아 돌아와서 너무나 기뻐했을 것이며, 두 사람은 행복하게 결혼했을지도 모르지요. 그렇게 되었다면 '공공의 적'인 조필연을 향해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대항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조필연의 사주를 받고 황태섭을 습격한 고재춘보다 이강모가 한발 늦게 그 장소에 도착함으로써, 이 참혹한 비극은 시작되었습니다. 한때 사랑했던 두 젊은이는 진짜 원수인 조필연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며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내고 있어요. 


이강모는 아직도 황태섭을 원수라고 믿으며,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황정연에 대한 사랑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했으면서도, 일부러 독한 말을 내뱉으며 그녀가 자기를 증오하게 만듭니다. 그래야만 그녀가 좀 더 견디기 쉬울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강모에게 있어 그녀는 원수의 딸일 뿐이기에 그녀를 직접적으로 증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에 비해 황정연의 증오심은 좀 더 원색적이고 맹목적입니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한때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사랑했던 남자에게 배신을 당했고, 바로 그 남자의 손에 아버지를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증오는 사랑했던 만큼이나 뜨겁게 불타올라 그녀의 눈을 멀게 하는군요. 조필연과 손을 잡고 이강모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그 어리석음을 어찌해야 좋을까요? 이강모를 노려보며 "너 따위가 감히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조차 참을 수가 없다"고 말하는 황정연의 눈빛은 이미 예전의 총명했던 그녀가 아니었습니다.


황정연은 이미 땅값이 많이 올라 회사 재정에 부담을 줄 것을 알면서도 무리해서 송파지구의 땅을 매입하여 아파트 건설에 들어갑니다. 오직 이강모의 개포지구 아파트 건설에 대항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강모의 한강건설에서 아파트 입주를 위한 신문광고를 내면, 일부러 같은 지면에 더욱 크게 만보건설의 광고를 냅니다. 광고 전략을 차별화하기 위해 한강건설에서 '서민 아파트' 컨셉을 들고 나오면, 만보건설이 기존에 갖고 있던 '럭셔리한 고급 아파트'의 이미지마저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무조건 '서민 아파트' 컨셉으로 바꾸어서 광고를 냅니다.

이것은 더 이상 자기 회사를 발전시키려는 오너의 자세가 아니지요. 보다 못한 조민우(주상욱)가 "대체 목적이 뭐냐?"고 묻자 "이강모를 쓰러뜨리는 게 우리가 성공하는 길" 이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지금 이강모에 대한 복수심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는 동안 정작 그녀가 지켜야 할 만보건설은 조금씩 조민우에게 갉아먹히고 있습니다. 조민우와 이미주(황정음)의 사랑 또한 강모와 정연의 어긋난 복수심 못지 않게 갑갑한 상황이군요.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조민우는 사랑하는 그녀를 위한답시고 점점 더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어가고 있어요. 이것도 역시 악마 조필연 때문입니다.

"그 아이를 포기 못하겠거든 일주일 내로 나를 설득할 방법을 가져 와. 못 가져오면 너만 내 손에 죽는 거 아니야."

자기 아버지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를 알고 있는 조민우는, 자기가 살기 위해서, 그리고 아버지의 손에 걸리면 뼈도 못 추리게 될 미주를 위해서 전심전력으로 만보건설을 자기 손아귀에 넣는 데 주력합니다. 그는 회사 명의로 되어 있던 역세권 땅을 쥐도새도 모르게 집어 삼켰고, 공사 현장에서 백제 유물이 발견되었음을 황정연에게 숨기고 있다가 그것을 빌미로 공사를 중단시키는 데에 성공합니다. 이러는 동안 황정연은 이강모에게만 집중하느라고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민우는 그 동안 매사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는데, 일단 제대로 마음 먹고 몰아붙이기 시작하니까 그 잔혹함과 비열함이 제 아버지를 꼭 닮았군요.


그런데 웃기는 사실은, 조민우가 이미주를 지키려고 행하는 그 모든 일들이 결국은 미주를 공격하는 일이라는, 그 기막힌 운명이지요. 조필연의 아들인 이상, 조민우는 이강모와 이성모의 가장 큰 적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의 원한 관계는 더없이 명백해서 아무런 오해의 여지도 없어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말은, 조씨 부자의 악행에 갖다 붙이면 꼭 맞을 것입니다. 그런데 미주는 이렇게 무서운 원수와 사랑에 빠지고 첫날밤까지 치르게 된 것입니다. 이들의 위험한 사랑도 정점을 찍었으니, 이제 추락만이 남은 걸까요?

조민우의 이야기를 하느라고 잠시 옆으로 샜는데..;; 괜시리 원수가 되어버린 이강모와 황정연의 피말리는 싸움을 보면서, 새삼 오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깨닫게 됩니다. 오해 그 자체만으로는 악이라 할 수 없으나, 그것이 악하게 이용되면 얼마나 지독한 불행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깨닫게 해 주는군요. 오해가 더욱 무서운 이유는, 우리의 일상 생활 중에서도 수시로 접하는 걸림돌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작은 돌멩이에 불과했던 그것은 자칫하면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되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제 만보건설은 조민우의 손에 넘어가고, 그나마 남은 재산은 황태섭의 유언장을 조작한 오남숙과 황정식 모자에게 돌아갈 테니, 황정연은 일시적으로 모든 것을 잃겠군요. 하지만 그녀의 뒤에는 생모인 유경옥(김서형)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으니, 머지않아 다시 일어설 것입니다. 과연 그 때까지도 오해를 풀지 못하고 이강모를 공격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될까요? 부디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방향을 돌려 진짜 원수에게 칼을 겨누기만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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