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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악마 조필연, 강모의 승리는 아직 멀었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자이언트

'자이언트' 악마 조필연, 강모의 승리는 아직 멀었다!

빛무리~ 2010. 8.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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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모(이범수)와 이성모(박상민) 형제의 복수극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빠른 템포와 극적인 전개에 한시도 눈을 돌릴 수 없고 숨조차 크게 쉬어지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고통을 참으며 준비해 온 이들은, 본격적인 복수의 궤도에 접어들자 엄청난 속도로 삽시간에 거인들을 무너뜨리는군요. 현재까지는 그야말로 유쾌 상쾌 통쾌입니다.

우선 이강모는 도로공사의 기반이 될 신기술을 거침없이 개발해 냈고, 사채업계의 대부인 백파(임혁)의 마음을 어렵지 않게 사로잡아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습니다. 건대협 소속인 광명건설의 천수만 회장을 찾아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신기술을 내세워 독점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서울 도시국장인 한명석(이효정)에게는 단지 몇 마디의 말을 건넴으로써 황태섭과의 오랜 우정을 깨뜨렸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좀 설득력이 없었습니다. 정치 노선이 다르면서도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다면 마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았겠습니까? 몇 마디의 이간질에 바로 신뢰가 무너져버리니 어이가 없더군요.)


그리고 이성모는 거짓 성자 행세를 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현혹시켜 최고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던 조필연을 무너뜨리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조필연의 하수인 최태욱을 가장 먼저 검거했으며, 조필연이 그를 이용한 뒤 없애 버리려고 한다는 속셈을 녹음기에 담아 들려줌으로써 모든 사실을 자백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폭행당하는 철거민들을 위해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희생하는 성자인 척을 하다가, 본인이 사주한 폭행이었음이 발각된 조필연은 일단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선거에서는 승리했으나 곧바로 실형을 선고받음으로써 당선은 취소되고 옥살이를 하게 되었으니 말이지요.

조필연이 무너지자 권력의 보호막을 잃은 황태섭은 이강모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맙니다. 천회장이 감히 자기에게 덤빌 정도의 배포를 소유하지 못했음을 알고 있는 황태섭은, 도시국장 한명석의 지시를 받았을 뿐이라는 그의 말을 의심 없이 믿었습니다. 사실 한명석은 이강모의 유혹에 넘어가, 자기와 다른 노선을 걷는 조필연이 당선되면 그의 후광을 입은 황태섭이 자기를 배신할 거라는 의심에 휩싸였던 것이지요.


황태섭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도로공사비를 추가로 지원해 줄 수 없다는 한명석에게 뒤통수를 맞은 셈이니, 먼저 배신당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치 노선을 달리하는 중년 남자들이 무조건 우정을 쌓고 잘 지내 왔다는 그간의 설정은 무리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확률 0%에 가까울 만큼 거의 불가능한 일이에요. 정치 노선이 달라지면 죽마고우와도 적이 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요.

한명석이라는 우군을 잃은 황태섭은 조필연의 당선만 바라보고 희망을 걸게 됩니다. 그러나 조필연은 심복 이성모의 계략에 걸려 한 순간에 수감자의 신세로 전락했지요. 절망에 빠진 황태섭은 자기의 만보건설을 무너뜨리려 이 모든 일을 계획한 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유경옥(김서형)에게 듣고는 새삼스레 이를 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도로공사권은 이강모의 한강건설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그 신기술을 동원해 혁신적인 예산을 제출한 천수만의 광명건설로 넘어간 후였고, 지원군이던 한명석과는 원수가 되어 버렸으며, 정치적 후광이던 조필연마저 몰락한 상황에서 황태섭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제 이강모는 '교포 제임스리' 라는 가면을 벗고 황태섭의 눈앞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형기가 끝날 때까지는 본명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신분이었는데, 그새 형기가 끝난 걸까요? 하여튼 죽은 줄 알았던 강모가 살아 돌아왔을 뿐 아니라 자기의 턱밑에 칼을 들이대는 상황이니, 황태섭이 받을 충격은 가히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자기 아들 황정식(김정현)을 위해 누명을 씌우기는 했지만 이강모를 아끼는 마음은 진심이었고, 그가 형기를 마치고 돌아오면 다시 만보건설에 받아들여 중책을 맡기려고 했던 황태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강모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서 돌아온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제 황태섭의 재기는 어렵습니다. 그에게 남은 희망은 딸 황정연(박진희) 뿐입니다. 그녀는 비록 이강모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못해서 한동안 힘겨워하겠지만, 결국은 강한 여성답게 다시 일어설 것입니다. 황정연에게는 누구보다 강력한 후원자가 되어 줄 생모 유경옥의 존재가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요. 이강모와 황정연 사이에 벌어질 애증의 싸움이 어떻게 진행되어 갈지 궁금한데, 자칫하면 지루한 신파의 느낌으로 흐를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황정연의 눈물을 자제시켜야 한다는 조언을 얹고 싶은 부분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그들이 승리감에 취해서 잠시 잊고 있는 조필연의 존재입니다. 백파가 말했듯이 그는 명백한 호랑이입니다. 불행히도 그 기상이 악한 쪽으로 흐르고 있지만, 능력 면에서는 일세의 영웅으로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모든 조건을 겸비했지요. 독하고 냉혈한 심성, 명석한 머리, 두터운 배포 등의 모든 말을 갖다 붙여도 조필연이라는 인물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는 가히 타고난 악마라고 칭할만 합니다.

"이번에야말로 조필연은 다시 일어서기 힘들 거야." 라고 말하며 긴장을 늦추는 이성모를 보자, 제 가슴에는 돌덩이 하나가 쿵 떨어져 내렸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 보았으면서도, 아직 조필연이라는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것입니다. 하긴 조필연의 아내와 아들 조민우조차 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니까요. 사람이 그렇게 독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기는 합니다.

절체 절명의 위기에서 조필연이 보여준 또 하나의 놀라운 능력은, 상황 판단과 결단이 굉장히 신속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최태욱의 증언이 모두 확보되어서 이미 수사가 종결되었다는 이성모의 보고를 듣고, 더 이상 혐의를 부인해 봐야 소용 없음을 깨닫자 그는 시간을 끌지 않고 곧바로 인정합니다. 삽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될 상황에서도 냉정과 침착을 잃지 않는 모습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자신이 죄를 인정함과 동시에 자기의 수하들은 모두 풀어 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은 더욱 섬뜩했습니다. 고재춘(윤용현)을 비롯한 수하들로서는 우두머리가 희생하여 자기들을 보호했다고 여길 테니 한결 충섬심이 고취되겠지요. 절대 위기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잃지 않고 더욱 강하게 움켜쥐는 묘수였습니다.

"지금 내 인생엔 자극이 필요해. 그 동안 너무 승승장구만 해 왔거든. 상처만큼 좋은 자극은 없어. 지금 이 상처는 훗날 훈장이 될 거야. 두고 봐라, 민우야. 지금 승리했다고 기뻐 날뛰는 그 놈들의 심장에 더욱 깊은 상처가 새겨질 테니까."

그의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사실은 머지 않아 증명될 것입니다. 예고편을 보니 조필연은 감옥에서도 거짓 성자 놀음을 하며 돌아온 탕자의 눈물을 연기함으로써 조기 출소할 모양입니다. 고작 1년의 형량을 받고 들어갔는데 그나마 조기 출소를 한다면 곧바로 돌아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군요. 황태섭에게 이미 자기 정체를 드러낸 이강모는, 그로 인해 조필연에게도 정체가 드러나고 말 것입니다.


황태섭과 마주할 때 냉정하고 담담했던 이강모와 달리 황태섭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부들부들 떨었지요. 그런데 조필연과 마주하는 이강모의 표정은 오히려 긴장해서 굳어 있고, 조필연은 아주 재미있다는 듯 유쾌하게 웃어 제끼고 있습니다. 연기자 정보석의 진가가 다시 한 번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복수를 다짐하는 이범수의 형형한 눈빛에서도 섬뜩함이 느껴졌지만, 날카로움을 그대로 지닌 채 신나게 웃고 있는 정보석에 비하니 아무래도 살짝 밀리더군요. 

게다가 벌써 조민우(주상욱)를 사랑하게 되어 버린 미주(황정음)는 어찌해야 좋을까요? 지금은 조민우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지만, 원래 심지가 굳세지 못한 면이 있고 더구나 아버지의 뜻을 거역할 배포도 없는 녀석이라, 결국은 미주를 버리게 될 것입니다. 누구보다 지켜주고 싶어했던 여동생 미주가 다른 사람도 아닌 조필연의 아들로 인해 미혼모가 될 터이니, 강모와 성모 형제가 받을 고통은 아직도 끝없이 남아 있습니다.


최종 승리는 이강모에게 돌아갈 것이지만, 승리한다 해도 과연 속시원한 승리가 될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이강모는 악마 조필연을 상대하다가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상처 투성이의 승리를 거머쥐게 될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예감이 들더군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지금까지 당한 것만 해도 엄청난데, 너무 고통이 오래 지속되면 지켜보는 우리가 지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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