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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남녀상열지사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강심장' 남녀상열지사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빛무리~ 2010. 8. 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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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능은 리얼이 대세입니다. 그리고 일단 리얼모드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이제 더 이상 작위적인 그 무엇에도 이끌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강심장'은 남녀간의 억지 스캔들 만들기라는 묵은 카드를 버리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한때는 '강호동의 천생연분' 이라든가 '연애편지', '산장미팅' 등의 연애 버라이어티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런 프로그램에도 일종의 리얼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녀간에 정말로 호감을 느꼈다기 보다는, 워낙 여러 명이 출연하여 게임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일종의 경쟁의식이 작용했을 거라는 말입니다.

킹카나 퀸카에게는 항상 많은 수의 이성이 대쉬했고, 파트너로 선택받기 위해 동성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피 튀기는 대결이, 연애 버라이어티의 가장 큰 재미였지요. 남녀간의 감정은 가짜였겠지만, 순간적인 대결에서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은 짐작컨대 순도 99%의 진심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흡사 전쟁 같은 파트너 선정이 끝나고 커플이 이루어지면, 막상 그 다음에 이어지는 커플 게임 따위는 별로 재미가 없었어요.

그런 상황도 아닌데, 막무가내로 남녀를 연결시켜서 억지 커플을 만들어 놓아봤자 이제는 그 어디에서도 환영받을 수 없는 짜증거리에 불과합니다. 물론 '강심장' 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 방송되고 있는 예능들을 하나 하나 되짚어 보니 '강심장'의 폐단이 가장 큰 것으로 판단되더군요.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이따금씩 등장할 뿐인 그 낡은 아이템이 '강심장'에서는 거의 매회 등장하고 있으니까요.


출연자들의 개별적 토크로 이루어져 가는 방송이다 보니, 의도적으로 스캔들을 일으켜서 튀어 보려는 연예인이 늘 한 두 명씩 끼어 있게 된다는 것도 맹점인 듯 싶습니다. 지난 주에 이승기와의 케케묵은 "예능 연인" 컨셉을 들고 나왔던 채연이 대표적인 케이스였지요. 4~5년 전에 'X맨'에서 몇 차례 커플이 되어 함께 게임을 했던 것이 전부인데, 그걸 이제 와서 무슨 대단한 인연인 것처럼 장황스럽게 언급하며, 이승기에게 "그 때 속마음은 어땠느냐?" 고 묻는 채연의 모습은 차라리 슬퍼 보였습니다. 그렇게까지 한다는 건, 이제 그녀에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증거였어요.

또 '강심장'에서 자주 있는 일인데, 과거의 인연들을 다시 파헤치며 이슈를 만드는 것도 짜증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에는 애프터스쿨의 가희가 옛 남자친구를 거론하는 바람에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몰아치기도 했었지요. 가희의 조심성 없는 발언도 좋지는 않았으나, 주변에서 그런 분위기로 몰아갔기 때문에 반드시 가희만을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좀처럼 예능에서 모습을 볼 수 없던 신민아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들의 평판은 그야말로 참혹했습니다. 이승기와 함께 출연하는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홍보하기 위해 출연했던 것이나, 오히려 드라마에 해가 되었을 거라는 예측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신민아 본인의 태도는 별로 문제될 것이 없었으나, 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그녀를 떠받드는 주변의 태도가 적잖이 거슬렸고 비호감을 불러왔던 것이지요. 어느 이웃 블로거님의 표현대로 어제의 '강심장'은 그야말로 '신민아와 병풍들' 이었습니다. 지금의 혹평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드라마 홍보를 위한 지나친 신민아 띄워주기도 문제였지만, 제가 보기에는 '강심장'의 고질적 병폐라 할 수 있는 '남녀상열지사' 모드가 전체적으로 지겹게 깔려 있었던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모래시계'의 고현정 최민수,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소지섭 임수정 등, 드라마 사상 최고로 손꼽히는 몇몇 커플을 들먹이며, 너무 잘 어울리는 이승기와 신민아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거라고 축복하는 것까지는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단지 드라마의 상대역으로 낙점되어 만났을 뿐인 그들에게 "처음 만났을 때 인상은 어땠어요?"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정말 남녀간의 호감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몰고 가려는 속보이는 태도에는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게다가 그 토크 전체가 '미리 짜고 나온' 것임이 너무 뻔히 보였거든요.

"딱 보는 순간 정말 '여자다' 싶었어요" 라는 이승기의 대답도 어색하기 이를 데 없었고, 예능 초보인 신민아가 "이승기씨 첫인상... '남자' 같았어요" 라고 말할 때의 표정은 그야말로, 내키지 않는데 시켜서 억지로 하는 티가 팍팍 날 정도로 뻣뻣했습니다. 느닷없는 질문에 "여자로 보였어요", "남자로 보였어요" 이렇게 대답을 한다는 것도 이상하거니와, 둘이 똑같은 대답을 한다는 게 어찌 말이나 되겠습니까?


2AM의 가수 임슬옹은 신민아를 빛내 주기 위해서 출연한 것이나 다름없더군요. 뭐 실제로 본인이 신민아의 오래된 팬이라니까 스스로 원했다면 그것도 꼭 나쁠 것은 없는데, 너무 길어졌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임슬옹의 팬심 고백은 사랑의 세레나데로 이어졌고, 급기야 신민아의 이상형 월드컵으로까지 발전했습니다. 그건 정말 아니올시다였어요.

원래 MC는 신민아에게 이상형을 물어봤고, 신민아는 솔직하게 영화배우 박해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최강 동안의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털털한 아저씨 습관을 지닌, 그 언밸런스한 매력이 마음에 든다고 말이에요. 거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박해일이 유부남인 관계로 커플 분위기로 몰아갈 수 없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요? 생뚱맞게 왜 또 이상형 월드컵을 한단 말입니까? 신민아의 속마음이 어떻든 간에 그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 모두 그녀를 향해 "이 자리에서 한 명을 골라라" 하고 강요하는 분위기였으니까요. 신민아로서는 아무리 박해일을 선택하고 싶어도 이승기나 임슬옹 둘 중에 고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또 한 쌍의 '억지 커플'이 등장했습니다. 신민아는 드라마상 남자친구인 이승기와 이미 러브모드가 만들어졌음에도, 오래된 팬이었다는 임슬옹과 또 연결됨으로써 2관왕이 되었지요. "그렇게 몰아가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중간에 불쑥 말한 것은 그녀의 본심이었다고 느껴졌습니다.

신민아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오세정의 경우도 SS501 규종과의 관계가 지나치게 강조되어 불편했습니다. 물론 규종의 이상형은 확실히 오세정이 맞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그렇게 오래 다루어야 할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예전에 중견 탤런트 김영애씨가 주연을 맡았던 시트콤 '달려라 울엄마'를 무척 재미있게 시청했는데, 거기서 이혁재와 커플을 이루어 매우 상큼발랄하면서도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던 오세정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그래서 오세정이 매우 반가웠고,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어요. 왜 이토록 오랜만에 얼굴을 비추게 되었는지, 그 시간 동안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앞으로의 희망은 무엇인지... 할 말이야 얼마든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온통 그녀를 이상형으로 꼽았던 규종과의 에피소드 뿐이었습니다. 그래봐야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결국 오랜만에 나와서도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못했기에,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아직도 오세정이 누구인지를 잘 모를 것입니다. 하긴 아이돌 규종과 연결된 이야기를 하는 편이 이슈를 만들기에는 훨씬 좋았을 테니, 그 또한 제작진의 요구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형을 생각하는 기준도 그 사람의 일부라고 볼 수 있으니까 솔직한 이상형을 밝히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것에 너무 오버스럽게 매달리며 억지 이슈를 만들려는 '강심장'의 반복된 패턴은 이제 식상하다 못해 지겹습니다. 걸핏하면 누구에게 관심있는지를 묻고, 과거의 인연까지 캐내려 들고, 막무가내로 몰아가며 커플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이것은 출연자들을 곤혹스럽게 할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마음도 점점 멀어지게 할 것입니다.

'남녀상열지사'를 버리고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강심장'은 제발 다른 토크쇼들을 벤치마킹하여 더 이상 민망함에 오글거리는 억지 커플을 만들어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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