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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의 귀환, '1박2일'이 다시 돌아왔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나영석 PD의 귀환, '1박2일'이 다시 돌아왔다!

빛무리~ 2010. 8. 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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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 복불복 대축제'는 8월의 무더위도 잊게 할 만큼 시원스런 재미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지난 2주 동안의 '혹서기 캠프'가 너무도 실망스러웠던 까닭에, 마치 비교체험 극과 극이라도 하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멤버들과의 팽팽한 기싸움을 보여주는 나영석 PD의 진행에는 새삼스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예전부터 늘 보아 왔던 장면인데도, 한동안의 공백 기간을 갖다 보니 지휘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체험한 계기가 되었나 봅니다.
'혹서기 캠프' 때는 제작진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고 생각되었지요. 세상에 어찌 이처럼 무성의한 방송이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의 '복불복 대축제'는 지난 시간들을 보상이라도 하겠다는 듯, 그 수많은 복불복의 단계들이 하나 하나 속속들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더군요. 초반부터 시선을 강하게 사로잡았고, 하나의 단계를 넘어설 때마다 달라지는 멤버들의 운명 때문에 긴장감은 갈수록 고조되었습니다.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던 점은, 멤버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영석 PD의 까칠함이었습니다. 복불복의 마지막 단계인 '근무태도'를 정하는 게임에서 나영석 PD와 멤버들의 팽팽한 신경전은 최고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MC몽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열심히 안 한다'를 선택했고, 나영석 PD는 세 차례에 걸쳐 "정말 열심히 안 한다구요?" 라고 물으며 만만치 않은 후환이 있을 것임을 암시했습니다. 그럼에도 몽은 고집을 부리며 선택을 바꾸지 않았고, 결과는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었습니다.

나영석 PD는 즉시 그 자리에서 '남자의 자격' PD와 공개적으로 통화를 연결했고, 상대측에서 마음에 드는 멤버로 강호동을 지목하자 "그럼 강호동씨 주면 이경규씨를 줄거야?" 라고 대담한 맞트레이드를 제안했습니다. 더욱 압권이었던 것은 너무도 쿨하게 "어... 그래!" 라고 대답하는 '남자의 자격' PD의 목소리였습니다. 너무 쉽게 이루어진 '맞교환' 계약이었기에 일단 장난처럼 넘어갔지만, 저의 예상으로는 몇 주 지나지 않아 실제로 강호동과 이경규의 맞트레이드가 이루어질 듯 합니다. 물론 영구적인 것은 아니고 일시적이겠지만요.


나영석 PD와 '남자의 자격' PD는 이번 파업에 함께 참여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함께 고난의 시간을 겪으며 동료간의 결속은 더욱 깊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오랜만에 복귀하면서 열의도 몇 배로 고조되었을 테고 말이에요. 이번의 미션도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미리 약속되어 있던 것임을, 즉시 쿨하게 대답하는 상대방의 목소리에서 분명히 알 수가 있었습니다. 서로의 방송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서, 두 명의 PD는 얼마든지 그 정도의 이벤트를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갑작스레 수장(首長)이 바뀌어 버린 '1박2일'과 '남자의 자격' 이라니,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 않습니까? 섭섭당(지원, 몽, 승기) 덕분에 그래도 청춘의 이미지가 강한 '1박2일'에 50대의 경규옹이 강림하신 상황도 우습거니와, 이쪽에서 동생들을 거느리고 왕림하다가 느닷없이 '남자의 자격'에 가서 김국진과 김태원을 상대해야 하는 강호동의 상황은 더욱 난감할 것입니다. 그 형님들이 결코 만만치 않을 거거든요. 저는 꼭 맞트레이드가 이루어져서, 그 깨알같은 재미를 맛보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상상만 해도 너무 웃겨요.


원래 '1박2일'의 묘미는 이런 곳에 있었습니다. 출범 당시에는 오히려 멤버들이 지금처럼 협상 따위를 제기할 엄두조차 못 냈었지요. 천하의 강호동이지만 감히 제작진에게 맞대결을 신청하거나 거래를 제안하지 않았습니다. 칼바람 몰아치는 겨울에 저녁식사 복불복에 패배하면 쫄쫄 굶고, 잠자리 복불복에서마저 패배하면 텐트에서 야외취침을 해야 했던 것은 지금과 마찬가지였지만, 그렇게 혹독한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조금씩 투덜거리기만 했을 뿐 고분고분 순종했었습니다.

그러다가 프로그램이 자리가 잡히게 되자, 이제 슬슬 강호동이 머리를 들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제작진이 한 번 해 봐라. 이건 불가능한 미션이다." 라고 처음으로 항의하던 모습은 꽤나 신선했습니다. 어느 방송에서도 볼 수 없던 장면이었거든요. 그리고 자신있게 그 제안을 받아들이며 "우리가 성공할 경우에는 더 가혹한 벌칙이 있습니다!" 라고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가던 나영석 PD의 태도 역시 매우 신선했습니다.


제작진이 승리할 때도 있었고 멤버들이 승리할 때도 있었으나, 승패에 관계 없이 나영석 PD와 강호동의 팽팽한 대결은 언제나 숨막히게 재미있었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그것은 강호동을 제대로 상대할 줄 아는 나영석 PD의 힘이었습니다. 그는 멤버들을 상대로 한 번도 만만한 태도를 보인 적이 없습니다. 부당하게 걸어오는 협상이나 제안은 결코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강호동 역시 꼭 필요한 경우에만 협상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을 뿐, 결코 남발하지 않았었지요.

그런데 파업의 막간을 이용하여 잠시 등장했던 이명한 PD는 아무 대책없이 강호동에게 이리저리 휘둘렸고, 강호동은 신이 나서 방송 내내 말도 안 되는 협상을 남발했습니다. 타당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생각도 안 해보고, 이명한 PD는 강호동이 제안하는 모든 협상을 받아들였으며, 그렇게 의욕없고 물렁한 자세로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계속 패배하여 '혹서기 캠프'를 놀자판으로 만들었습니다. 제작진 중 그 누구도 멤버들을 제지하거나 관리하지 않았습니다. 보는 입장에서는 정말 짜증나고 울화통이 터지는 방송이었습니다.


나영석 PD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십여가지 복불복의 대장정을 마치고 목적지인 당진으로 향하던 중에, 멤버들이 라면을 먹는답시고 길거리에 주저앉아서 지나치게 긴 시간을 소비하자, "한적한 어촌 마을 좀 찾아가랬더니, 뭐하시는 거예요?" 하면서 적시에 옆구리를 찔러 주는 등, 그는 한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고 멤버들을 독려했습니다.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더군요. 화면 가득 퍼붓는 장마의 빗줄기조차 그의 귀환을 환영하는 듯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혹서기 캠프' 때에는 군기가 빠져서 이상하게 아마추어처럼 보이던 멤버들도, 이제 지휘관이 돌아오자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더군요. 모든 것이 더없이 자연스럽고 유쾌했습니다. 그리고 최악의 복불복이었던 '낙오'에 당첨된 비운의 멤버 은지원 역시 언제나처럼 귀여움과 성숙함의 매력을 동시에 발산하며 '복불복 대축제' 전반부의 주인공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지요. 영구 분장을 하고 등에는 지게를 멘 채로,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터미널에서 우렁차게 "두 시!" 를 외치는 그의 모습은 우습기도 했지만 참 멋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 지난 7월 30일 자정에 파업이 끝났고, 나영석PD는 파업 종결 소식과 함께 바로 촬영에 복귀했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8월 1일의 '복불복 대축제' 방송은 이미 촬영이 되어 있던 부분입니다. 파업 종결 전에 이미 편집이 50% 가량 끝났던 상황이고, 나영석 PD는 시간이 촉박하여 일단 중간에 넘겨받아 나머지 부분에 대한 편집을 마쳤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자료가 준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어설프기 짝이 없는 '혹서기 캠프'를 찍어서 방송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는지 그게 의문입니다. 갑자기 이명한 PD가 투입되었던 것으로 보아, 나영석 PD가 미리 찍어 놓은 촬영분은 동이 났나보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음이 밝혀지니 저로서는 어리둥절해 지더군요.


하여튼 이번 주에도 저는 만족스러웠는데, 다음 주는 더욱 더 기대가 됩니다. 나영석 PD가 덧붙이기를 "이번 주는 일단 급한 불을 꺼야 했기에 50% 가량의 나머지 편집으로 마무리 했지만, 다음 주 8일 방송부터는 100% '1박2일'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니까요.

어찌 생각해 보면 그다지 긴 시간도 아니었건만, 매주 '1박2일'을 시청하면서 유쾌하게 휴일을 마무리하던 저로서는 그 즐거움을 잃어버렸던 시간이 꽤나 큰 상실감으로 다가왔던 모양입니다. 헤어졌던 친한 친구를 10년만에 다시 만난 것처럼, 반갑고 기쁘고 흐뭇한 '1박2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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