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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VS '나쁜 남자' 그 공통점과 차이점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제빵왕 김탁구

'제빵왕 김탁구'VS '나쁜 남자' 그 공통점과 차이점

빛무리~ 2010. 7. 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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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와 '나쁜 남자'에서는 몇 가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그저 재미삼아서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공통점 1. 재벌가에서 쫓겨난 아들,
             그 복수와 야망


이 두 드라마에는 한국 드라마의 고정적 소재인 재벌가가 등장하며, 한편에서는 그 재벌가를 향해 복수와 야망을 불태우는 남자 주인공이 있습니다. 그들은 어린 시절 한때 그 재벌가의 아들이었으나, 비참하게 쫓겨났던 과거를 지니고 있습니다.


'나쁜 남자'의 설정상 심건욱(김남길)은 처음부터 복수를 목적으로 해신그룹에 접근한 것이지만, 그 기반(복수의 이유)이 약함으로 인해 후반으로 갈수록 야망의 사나이로만 비춰지는군요. 그리고 '제빵왕 김탁구'의 탁구(윤시윤)는 비교적 순수한 인물로서 오직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왔으나, 이제 어머니가 죽었다고 오해한 데다가 한승재(정성모)로부터 생명의 위협까지 받았으니, 지금부터는 복수와 야망의 사나이가 될 확률이 높겠습니다. 비록 그 방식은 확연히 다르지만 복수와 야망을 소재로 삼았다는 것은 공통점이라 하겠습니다.

차이점 1. 스승을 모신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달라진 인생

그래도 다행히 탁구의 곁에는 엇나간 인생을 바로잡아 줄 팔봉선생(장항선)이 계시니, 김탁구는 '착한 야망'의 소유자가 될 것입니다. 자기를 무시하고 짓밟은 자들보다 더 크게 성공하고 더 큰 인물이 됨으로써 복수하겠다는 올바른 꿈을 꾸겠지요. 팔봉선생의 캐릭터 자체가 인생의 밑바닥까지 떨어진 사람들을 거두어 새 삶을 찾게 해주는 성현과도 같은 인물이니 충분히 젊은 김탁구를 그렇게 이끌어 줄 것입니다. 이미 '팔봉 빵집' 안에는 그런 식으로 구원받은 인생들이 한 가득 모여서 제빵사로 근무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김탁구는 천운으로 팔봉선생을 만나서 이 더러운 세상과 화해할 수 있었지만, 가엾게도 심건욱의 곁에는 그런 멘토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 남자 주인공의 삶은 완전히 달라지겠군요. 김탁구는 건강한 삶의 열정을 불태우며 성공의 길로 나아가겠지만, 심건욱은 복수심으로 위장한 비뚤어진 야망을 버리지 못한 채 옳지 못한 방법으로 재벌가의 사람들에게 접근하며 자기 인생을 파멸시켜 갈 것입니다. 가슴으로 존경할 수 있는 인생의 스승을 모신 젊은이와 그렇지 못한 젊은이가 각자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지켜볼 수 있으니, 이러한 비교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스승'의 존재가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겠습니다.

공통점 2. 재벌가 안주인들의 막강한 존재감

'제빵왕 김탁구'의 서인숙(전인화)은 주인공 못지 않은 존재감으로 막강한 포스를 자랑합니다. 남편의 비서실장 한승재와 불륜을 저지르고, 그 결과로 태어난 아들 구마준(주원)을 남편의 아들로 속여서 거성가의 후계자로 만들려는 그녀의 끝없는 욕심은 오갈 데 없는 악역이었으나, 그녀의 행동은 '이유 있는 악행'으로 인식되었기에 꽤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지요.


어쩌면 서인숙이야말로 드라마 속 작은 복수극의 주인공이라 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철저한 약자였던 그 시대에, 아들을 낳지 못한다고 자기를 부당하게 억압했던 시어머니와 남편을 향해 통쾌한 복수극을 벌이고 있으니까요. 시어머니는 이미 서인숙과 한승재로 인해 죽음을 맞이했으며, 남편 구일중(전광렬) 또한 점차로 거성그룹의 주식을 대량 확보하며 세력을 키워가는 서인숙에게 세력을 잠식당하고 있는 중입니다.

초반에는 너무 망가져서 불쌍해 보이기도 했지만, 점점 더 아름다워지고 기세 등등해지는 서인숙의 캐릭터는 멋진 악역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전인화의 기품있는 외모와 카리스마, 그리고 안정적인 연기력이 어우러지니 거성가의 안주인은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빛이 나는군요.


서인숙 만큼은 아니지만 '나쁜 남자'의 신여사(김혜옥)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해신그룹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기품과 교양을 겸비했으나 속은 오만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여인입니다. 자기 집안의 테두리를 분명히 하고 그 선을 넘어오려는 자들을 용납하지 않는 그녀의 태도는 사실 정상적인 눈으로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으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그녀가 가진 힘과 더불어 확고한 신념 때문입니다.

자기가 옳다고 확신하는 자의 언행에서는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거든요. 비록 그 방향이 비뚤어졌다 해도 본인이 강한 확신을 지니고 있으면 어느 사이엔가 주변 사람들을 압도하게 됩니다. 서인숙이 비교적 평범한 인간의 감정(질투심, 열정, 야망 등)을 지녔다면, 신여사는 귀족으로 태어나서 귀족으로만 살아왔기에 이제껏 한 번도 상위 1%의 자부심을 잃어 본 적 없는, 뼛속까지 부르조아인 여성의 독특한 인품을 나타냅니다. 상냥한 듯 하면서도 차갑고 무심하기 이를 데 없는 신여사의 캐릭터는 김혜옥의 연기력으로 완벽한 형상화에 성공했군요.

차이점 2. 군림하는 아버지와 없는 듯한 아버지

'제빵왕 김탁구'의 구일중은 거성그룹의 회장이며 김탁구의 생부입니다. 젊어서 한때는 팔봉선생의 제자였으며, 비서실장 한승재의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얼핏 선인인지 악인인지를 구별하기 힘든 묘한 캐릭터인데, 출연 분량이 적어도 그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비록 최근에는 서인숙에게 뒤통수를 맞아서 약간 충격을 받았지만, 여전히 그는 최고 권력자로서 회사와 집안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서인숙과 한승재의 비밀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있는 듯한 그 불투명한 느낌은 구일중을 무서운 존재로 인식하게 합니다. 적어도 주인공 김탁구에게만은 선량한 부정(父情)을 지니고 있으나, 그럼에도 선인보다 악인의 느낌이 강한 것은 아내와 딸들을 대하는 그의 한결같은 차가움 때문입니다. 더불어 김미순(전미선)의 납치를 사주하여 행방불명되게 만든 것도 사실은 구일중이었으니 점점 그의 정체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군요. 차라리 한승재는 대놓고 악역이라 좀 나은데, 이렇게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라니 정말 비호감의 극치입니다.

그래도 구일중은 기묘하면서도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으니, '나쁜 남자'의 홍회장보다야 훨씬 나은 편입니다. 홍회장은 명색이 해신그룹의 총수이면서도 아무런 존재감이 없군요. 아내 신여사처럼 확고한 신념을 지닌 부르조아 재벌의 이미지도 아니고 '신데렐라 언니'의 구대성(김갑수)처럼 자상한 아버지의 이미지도 아닙니다. 말하자면 이도저도 아니고, 명목상으로 걸쳐놓은 바지저고리처럼,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인 느낌입니다. 혼외자인 아들 홍태성을 낳아 데려옴으로써 드라마의 최대 갈등 요소를 유발한 장본인인데, 이렇게까지 존재감이 없다니 그것도 참 신기한 일이군요.

공통점 3. 재벌가 딸들의 어이없는 추락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안 드는 설정입니다. 거성가(家)와 해신가(家)에는 각각 두 명의 딸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딸들이 갈수록 흐릿하고 멍청해 보입니다. 아직 어린 차녀들이야 그렇다 쳐도, 장녀의 캐릭터는 얼마든지 매력적으로 그릴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만들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구자경(최자혜)은 아역 시절만 해도 최고의 기대주였습니다. 아역배우 하승리의 연기는 소녀 구자경의 시크한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했지요. 서인숙이 공장으로 내려가 마준이를 데려오던 날, 소파에 앉아 있던 자경이 무심한 어조로 어머니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그 여자(미순), 청산에 있다면서요? 어머니가 마준이를 서울로 데려와 버리셨으니, 이제 탁구 그 아이와 아버지만이 그 여자가 있는 청산에 남게 되었네요. 경솔하셨어요."

질투심에 불타서 이성을 잃어버린 서인숙의 캐릭터는 당시만 해도 큰 매력이 없었는데, 어린 나이에도 차분한 판단으로 어머니의 실수를 일깨워 주는 장녀의 성숙하고 영리한 모습은 상대적으로 매우 인상깊고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반짝반짝 빛나던 소녀가 어른이 되면서 더없이 평범해져 버리는 경우는 실제로도 비일비재하기는 합니다만, 정작 드라마에서 그런 모습을 보니 굉장히 씁쓸하군요.


거성그룹의 창립 30주년 기념 파티 직전에, 구일중은 서인숙이 의도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음을 알게 되고, 부부는 눈빛으로 서로를 찌를 듯 날카롭게 대립합니다. 그 와중에 갑자기 어디선가 들려오는, 어리버리하고 순한 여비서의 목소리 "회장님, 손님들이 모두 기다리고 계십니다." 하는 말과 동시에 긴장감은 와장창 깨져 버리더군요. 그런데 놀랍게도 카메라가 비추는 자리에는 거성의 장녀인 구자경(최자혜)이 서 있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신입 여비서 이상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외모와 목소리와 분위기였어요.

아깝지만 구자경은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소녀시절의 강렬한 포스가 살아날 기미는 조금도 보이지 않고, 현재 거성그룹 내에서 뭔가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저 아버지의 후광으로 홍보실에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가끔 작은 목소리로 자기 의견을 내는, 잘 봐줘야 그런 정도로 보이네요.


그리고 '나쁜 남자'의 홍태라(오연수)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구자경의 캐릭터가 연기자 때문에 추락하는 케이스라면, 홍태라의 캐릭터는 대본의 무리한 설정으로 인해 연기자가 손해 본 케이스라 하겠습니다. 홍태라는 정략결혼의 희생자로서 무미건조한 생활을 해 나가다가, 느닷없이 등장한 심건욱으로 인해 저도 모르게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욕망이 일깨워지며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홍태라가 심건욱에게 반하는 과정이 너무 생략되어 있어서 좀처럼 공감이 되지를 않아요.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주지도 않고, 갑자기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러는 식이니까 '꽤나 밝히는 여자' 정도로 보일 뿐입니다. 장녀이면서도 집안을 위해 하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네요. 잘 나가는 검사와 정략결혼을 받아들인 것만으로 그녀가 할 일은 충분히 했다고 봐야 할까요?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차녀들은 그냥 악세사리 정도로 인식하면 되겠습니다. 둘 다 젊고 상큼한데다가, 홍모네(정소민)는 순수함으로 어필하고, 구자림은 발랄함으로 어필하는군요.


그런데 처음에는 순수한 매력으로 다가왔던 모네도 요즘은 그냥 지겨워집니다. 홍태라와 마찬가지로 모네 역시 심건욱에게 그토록 한결같이 집착하는 데에 설득력이 없거든요. 타당한 이유가 제시되지 않으니, 응답도 없는 문자를 건욱에게 수시로 날리며 집안에 반항하는 모네는 바보스러워 보입니다. '첫눈에 반한 것' 자체가 이유라고 갖다붙일 수는 있겠지만, 드라마에서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구자림은 자기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를 충분히 알 텐데도 창립기념 파티에 친구를 초대하며 옷차림을 정장으로 갖추라는 언질조차 주지 않았으니 너무 철없고 주책맞아 보입니다.

하지만 차녀들은 어차피 중점적인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면 될 듯 해요. 사실은 차녀들이 이처럼 흐릿하게 표현됨으로써 장녀들이 더욱 빛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준 것인데, 그 장녀들의 캐릭터가 무너지고 있으니 그게 답답할 뿐이지요.


재미삼아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군요. 어쨌든 이렇게 비교를 하다보니 확실한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드라마의 내용상 깔려 있던 막장요소와는 별개로, 최소한 인상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는 능력은 '제빵왕 김탁구' 쪽이 우월하다는 판단입니다. '제빵왕 김탁구'의 캐릭터들은 주연부터 조연에 이르기까지 모두 개성이 강하고 출연 분량에 관계없이 뚜렷한 존재감을 지니는데, '나쁜 남자'의 캐릭터들은 연기자들의 아름다운 외모와 출중한 연기력이 아까울 정도로 대부분의 캐릭터가 설득력을 잃고 흐릿하게 무너지는군요.

처음에는 비담 김남길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쁜 남자'에게 무조건적인 애정을 쏟았는데 이제는 선뜻 채널을 '김탁구' 쪽으로 먼저 고정시키게 되니, 역시 드라마가 재미있으려면 캐릭터가 살아나야 하는 모양입니다. 연기자의 힘만으로 일으키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 심건욱의 복수의 이유가 설득력 없다는 생각은 저의 판단입니다. 저와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충분히 계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나쁜 남자'를 초반에만 본 것이 아니라 꾸준히 보고 있으며, 복수의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설명은 제가 며칠 전에 썼던 리뷰 '나쁜 남자, 딸들보다 어머니가 매력적인 이유' 에서 이미 언급했기에, 여기서는 재차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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