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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구' 어린 장금이 조정은, 미소녀가 되어 돌아오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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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 2회를 보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2003년 '대장금' 이후로 참 오랜만에 보는 아역 탤런트 조정은 양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고기를 씹을 때 입에서 홍시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물으시면, 그냥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 그 유명한 대사를 깜찍하게 읊어대던 꼬맹이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한 폭 수채화에 담아도 좋을 듯한 사춘기의 미소녀가 되어 있더군요. 목소리도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세월이 이렇게 흘렀군요. 2002년 영화 '집으로'에서 보았던 꼬마 유승호 군도 지금은 어느 새 국민남동생이며 잠시 후면 국민연하남 대열에 동참할테니까요. 그런데 유승호는 여기저기에서 소식도 자주 들었고, 그 성장 과정을 쭉 지켜 본 느낌이라서 낯설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조정은의 경우는 "정말 그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달라진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어렸을 때는 어딘가 장난꾸러기 같은 이미지가 있었고, 귀엽긴 했지만 그다지 예쁘다는 생각은 안 들었거든요. 그런데 더없이 진지하고 처연한 연기로 '신유경'의 아역을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니, 저대로만 성장한다면 머지않아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아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신유경은 작부의 딸입니다.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있기는 한데, 생부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술에 취하기만 하면 어린 유경에게 이유 없는 매질을 하며 "오늘 그냥 너 나한테 죽어라." 는 험한 소리까지 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아마도 생부가 아닌 것 같습니다. 가난보다도 무서운 것은 폭력이고, 작부의 딸이라고 멸시하는 세상의 시선입니다. 그 혹독한 환경에서 유경은 웃음을 잃어버리고 살다가, 자기를 좋아해주는 넉살꾸러기 소년 김탁구 덕분에 웃음을 되찾게 됩니다.
그녀가 성장하면 SES 출신의 유진이 성인 연기자로서 조정은의 바통을 이어받게 될 것입니다. 유진도 연기력이 나쁘지는 않은 편이지만, 지금껏 그녀에게서 깊은 비극적 분위기가 풍기는 것을 본 적은 없었기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신유경을 표현해낼 수 있을지는 약간 의문입니다. 조정은이 소녀 신유경의 심리를 거의 완벽하게 형상화시켰기 때문에, 오히려 유진으로서는 커다란 부담을 안게 된 셈입니다. 김탁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면서도 더 큰 욕망을 불태우며 악역으로 변해가는 흥미로운 역할이니, 오히려 여주인공 이영아보다 더 시선을 끌게 될 가능성이 높을 듯 싶군요.
1회를 보고 적잖이 실망한 탓에 2회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는데, 생각지도 않은 신선한 얼굴 조정은의 등장으로 아주 만족스럽게 시청할 수가 있었습니다. 주인공 출생의 비밀을 그토록 막장스럽게 설정하지만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앞으로의 전개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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