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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에 출연한 빈소년 합창단을 보며...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스타킹'에 출연한 빈소년 합창단을 보며...

빛무리~ 2010. 1. 3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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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놀라운 대회 스타킹'을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참 즐겨 보던 프로그램인데 언제부턴가 마음이 떠나면서 잘 안 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채널을 돌리다가 생각지도 않은 천상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화음이 들려오기에 깜짝 놀라서 멈추었습니다. 500년 전통에 빛나는 '빈소년 합창단'이 놀랍게도 '스타킹'에 출연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어릴적에 어느 위인전에선가 유명 음악가의 어린 시절, 빈소년 합창단에 들어가지 못해 애를 태웠다는 내용을 읽으면서부터 빈소년 합창단은 제게 호기심과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때는 '비인 소년 합창단'이라고 표기했었는데, 현재 외국어 표기법상으로는 방송에 나온 대로 '빈소년'이라고 하는 게 맞는 듯하여 그렇게 칭하지만 느낌이 좀 이상하군요. 뭔가 텅텅 빈 소년들이라는 느낌이라...-_-)


어린 시절 꿈꾸던 세상과 어른이 되어 보는 세상은 다를 수밖에 없기에, 어렸을 때 선망의 대상이던 빈소년 합창단도 지금 제 눈으로 보기에는 그저 장난꾸러기 어린아이들로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워낙 긴 역사와 고귀한 전통을 자랑하는 합창단인지라, 그들이 '스타킹' 출연을 위해 일부러 찾아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좋았습니다.

베토벤이 반주를 하고, 모짜르트가 지휘를 했던 빈소년 합창단... 황제의 아이들... 제가 아직도 소녀적 감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어서인지 오래 전의 꿈이 다시 되살아나는 느낌조차 들었습니다.


영국 ITV의 신인발굴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탤런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양이더군요. 그런데 놀랍게도 '스타킹'이 그 프로그램에 비견될 정도로 이미 외국에서 유명하며, '스타킹'에 출연하면 유투브 동영상을 통해 인터넷에서도 더욱 유명해질 수 있다고, 오히려 소년들이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귀여운 것들~^^)

몰랐던 사실을 한 가지 알게 되었는데, 빈소년 합창단에는 유럽만이 아니라 세계 어떤 나라의 어린이라도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악보 독해 능력 등 몇 가지의 테스트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타고난 미성'이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화면에 비추어진 소년들의 얼굴을 보니 아시아 및 아프리카 출신으로 보이는 얼굴이 적잖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소년들은 말하길 "세계 여러 나라의 친구들이 있지만 아직 한국 친구가 없는데, 앞으로는 합창단 내에서 한국 친구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했습니다. 만약 저에게 10~14세의 아들이라도 있다면, 타고난 미성이건 아니건간에 무조건 오디션을 보게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ㅎㅎ

한국 가곡인 '보리밭'까지 연습해 와서 멋진 화음을 들려주는 빈소년 합창단의 무대를 보면서, 저는 한때 폐지 논란까지 일며 시끄러웠던 프로그램 '스타킹'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른 나라 프로그램의 노골적인 표절이며, 갈수록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변해가는 등 그 동안 '스타킹'은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적잖이 보여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 또한 마음이 떠나서 시청하지 않게 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예상외로 이 프로그램이 외부적으로 큰 영향력과 긍정적인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폐지하지 않은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해서 무작정 없애는 것은 정말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새삼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그렇게 유명해진 만큼 더욱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외국 프로그램을 표절하는 등의 행위를 해선 안될 것은 물론이거니와, 허벅지 미인대회 같은 수준 이하의 아이템은 아무리 화제성을 보장한다 하더라도 과감히 버려야 할 것입니다. 아직 말도 배우지 못한 어린 여자아이까지 데리고 나와서 튼실한 허벅지를 가졌다며 자랑(?)하는 통에 영유아 성폭행을 조장한다는 비난까지 들었으니, 그런 식으로 자극적인 화제성을 추구해봤자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국제적인 망신만 당하지 않겠습니까?


매주 새로운 출연자를 확보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재미를 준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에,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는 제작진의 고충도 미루어 짐작은 됩니다. 그러나 빈소년 합창단의 순수한 소년들이 기대를 품고 일부러 찾아와서 출연할 만큼 대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프로그램이니, 자부심을 갖고 더욱 수준을 높여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추락하도록 내버려 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프로그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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