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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스' 차강진의 마지막 편지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클스' 차강진의 마지막 편지

빛무리~ 2010. 1. 2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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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완아, 울지 마라. 언제나 너의 환한 웃음만을 보고 싶었는데, 나 때문에 너무 많이 울었어. 이젠 울지 마라.

언젠가 아주 오래 전에 네가 말했었지. 우리는 전생에 연인이었다고... 사랑했지만 어떤 오해로 헤어진 연인이었거나, 아니면 부모님의 반대와 세상의 방해 때문에 안타깝게 헤어진 연인이었을 거라고... 그리고 내가 너를 알아볼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절대 지치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네가 말했다.


너 자신도 몰랐겠지만, 어쩌면 네 말은 사실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전생이란 것이 있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그 생에서 연인이었을 거다. 안타깝게 이루지 못한 사랑을 꼭 이루기 위해, 이렇게 다시 태어났을 거다.

어쩌면 전생에 우리가 남긴 사랑이 너무 커서, 너의 아버지와 내 어머니가 더 오래 전부터 사랑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짧은 삶으로는 그 사랑을 다 태울 수가 없어서, 너와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그 사랑이 먼저 시작되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지완아, 너는 언제나 내겐 기쁨이었어. 너로 인한 것이라면 아픔과 눈물마저도 내겐 기쁨이었다. 술과 웃음을 파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인생의 밑바닥과 추한 모습들을 보며 자라난 내게... 그래서 사람을 믿지도, 사랑하지도 않았던 내게, 너는 그대로 선물이었어.

이 차가운 세상에 따뜻함도 있다는 것을 너 때문에 알았고, 비록 추악하지만 그래도 사람은 사랑할만한 존재라는 것도 너 때문에 알게 되었지.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 너는 언제나, 있는 그대로 나에겐 축복이었다.


기억을 잃어버린 네 어머니의 곁에서, 죽은 네 오빠가 되어 살아가는 나를 너는 원망했지만... 바보야, 모두 너 때문이었어. 너를 놓을 수 없어서, 너의 모든 것을 내가 끌어안으려 했던 거야. 그런 미련한 방법으로 너를 오래 아프게 했지만, 나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무작정 네 손을 잡고 달아난다 해도 어머니를 버린 네 얼굴엔 그늘이 질 테고, 내 손을 놓치고 헤어진다 하면 네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를 텐데, 네가 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던 나는 달리 어떻게 살아야 했을까.

차라리 곁에서 너의 원망을 듣더라도, 내겐 차라리 그 편이 나았다. 괜찮다는 말은 거짓이었지만, 너를 멀리 떠나서 살아가는 것보다는 행복했다. 머지않아 깨어질 평화이기에 늘 불안했지만, 입술을 삐죽거리며 내게 화를 내는 너를 보며, 나는 그런 너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감에 젖었던 거다.


네 어머니의 기억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머니도 내색 않으셨고 나도 모른척 했다. 어머니는 나를 미워해서, 내 어머니를 미워해서 그러신 거였지만, 나는 그 얇은 평화를 깨뜨리기 싫었을 뿐이다. 그 평화가 깨지는 순간, 더 이상 너를 볼 수 없게 될 테니까, 나는 무엇보다도 그것이 가장 두려웠다.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었던 내게, 잔인하게도 예정된 수순처럼 그 시기가 찾아왔고, 정말 보고 싶지 않았던 너의 눈물을 또 다시 보아야 했다.


많이 보고 싶었는데... 헤어져 사는 동안, 잘 지내고 있었구나. 다행이다, 건강해 보여서. 너 아플까봐 매일 걱정했는데 아프지 않아 줘서 고맙다.


네가 몇 번을 물어도 나는 똑같이 대답할 거야. 다시 오래 전 그 날로 돌아간다 해도,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는 똑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이 삶에서 다하지 못하면 또 다음 생에 태어나서도 기쁘게 같은 길을 걸어갈 거라고... 나는 그렇게 대답할 거다.


지완아, 네 어머니가 초대해 주신 저녁 식사에 나는 예쁜 꽃다발을 안고 찾아가...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네 방에 커다란 창문을 내어 주고 싶다. 그 창문으로 비껴드는 햇살처럼, 네가 언제나 환하게 웃음짓도록... 내가 너를 위해 마련한 공간에서 언제까지나 행복하도록... 아주 커다란 기쁨의 창을 내어 주고 싶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은 오직 그것뿐이다.


* 리뷰로 발행되는 차강진의 편지는 처음입니다만, 그 동안 마음속으로 수차례 차강진이 한지완에게 편지를 썼다고 가정하여 '마지막 편지'라는 제목으로 발행합니다. 마지막회 리뷰인만큼, 제목도 그에 어울리게 짓고 싶었구요..^^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초반부에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바람에, 감정이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마지막회 리뷰를 제 마음에 썩 드는 작품으로 탄생시키지는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애정을 품고 있던 작품을 끝까지 시청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니 흐뭇합니다.
....... '열혈구독자'님, 어떻게, 읽을만 하셨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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