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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정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지붕뚫고 하이킥

'하이킥' 정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빛무리~ 2009. 12. 2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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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 쓰려고 했던 포스팅은 이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뷰 베스트에 올라 있는 어느 분의 글에서 '지붕뚫고 하이킥'의 황정음 캐릭터가 많은 비난을 받고 있으며, 누군가는 잘못된 가정교육의 산물이라는 감정섞인 표현도 하는 것 같다는 내용을 읽으니, 또 문득 할 말이 떠오르더군요..^^


황정음 캐릭터가 잘못된 가정교육의 산물이라는 표현은 제가 한 것입니다. (정음을 좋아하는 지훈이 안타까운 이유)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그 표현은 감정이 아니라 지극히 이성적인 판단하에서 나온 것입니다. 현재 그녀의 캐릭터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는 분들은 많이 계시지만, 그렇다고 가정교육을 잘 받고 자랐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과연 계실지는 모르겠군요. 누가 봐도 그건 좀 아니지 않나요?

가장 최근에만 해도 김자옥 여사가 병원에 같이 가자고 방에 들어오셨는데 침대에 이불덮고 누워서 잡지책을 뒤적거리며 "저 바빠요!" 그러는 모습을 보았는데... 물론 지훈의 맞선 문제와 연관되어 자옥여사에게 잔뜩 기분이 상해 있던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그건 예의와는 완전 담쌓은 태도입니다.

자옥여사가 먼저 잘못했다든가, 더 잘못했다든가, 자옥여사가 그랬으니까 정음이도 그런 거라든가... 이런 말들은 그녀 본인과는 상관없는 문제입니다. 물론 제가 보기에도 자옥여사가 많이 잘못했지요. 아무리 손아랫사람이라도 남들 보는 앞에서 그렇게 대놓고 험담을 하는 것은 역시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옥여사의 문제죠. 아무리 자옥여사가 먼저 그랬다 해도, 그에 반응하는 정음의 태도가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참 많은 사람들이 "저쪽에서 먼저 그랬으니까 그랬지!" 이런 말로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는 모습을 봅니다. 그러나 저쪽은 저쪽이고 이쪽은 이쪽입니다. 상대방의 행동이 나의 행동을 합리화할 구실은 되지 못합니다.


며칠 전에 문득 떠올랐습니다. 아무리 사치스럽고 민폐형이라 해도 내가 황정음 캐릭터를 처음부터 이렇게까지 싫어하지는 않았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말입니다. 그때의 에피소드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정음의 커다란 애완견 히릿이 감기에 걸렸습니다.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하는데, 준혁에게 과외를 갔다가 다시 집에 들러서 히릿을 데리고 병원에 가려면 너무 시간을 낭비하게 될 것 같다는 판단에, 정음은 히릿을 끌고 준혁의 집으로 옵니다. 거기까지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개를 키우지 않는 남의 집안에 송아지만한 큰 개를... 마당이 아니라 집안에 들여놓습니다. 감기에 걸려서 추운 곳에 있으면 안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분명히 강조하지만 저는 동물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강아지건 고양이건 토끼건... 털 달린 동물만 보면 귀여워서 어쩔 줄 모릅니다. 그런데 저는 불행히도 호흡기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애완동물에 대한 그리움을 견디지 못해, 꼭 한 번 데려다가 시도해보기도 했는데... 1년 반 정도 키우고는 눈물을 흘리며 다른 곳으로 보냈습니다. 정말 얄궂게도, 1년 반 동안 그치지 않던 심한 기침이... 그 녀석을 보내고 나자 3일만에 가라앉더군요.

저는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남들보다 결코 못한 사람이 아닙니다. 때로는 사람보다 동물이 더 좋습니다. 히릿과 같은 큰 개도 무척 좋아합니다. 가까이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슬플 뿐이지요.

*******

정음이 히릿을 키우고 있는 자옥 여사의 집에서, 히릿은 항상 마당에 있었습니다. 한 번이라도 그 녀석이 집안에 들어와 있는 것을 보셨나요? 그런데 준혁의 집에 왔을 때만, 감기에 걸렸다는 이유로 실내에 들어와 있어야 한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됩니다. 거기서부터 정음을 바라보는 제 시선이 날카로워지기 시작합니다. 남의 집에 개를 데리고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실례임을, 더구나 늘 마당에서 지내던 송아지만한 개를 실내에 끌고 들어온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임을 정음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잠시 후, 지훈(최다니엘)이 들어옵니다. 지훈은 심한 개털 알레르기가 있는 캐릭터이더군요. 집에 들어서자마자 걷잡을 수 없이 재채기를 합니다. 현관 앞에 매어져 있는 큰 개를 보고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지훈이 "저는 심한 개털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개는 마당에 있게 해주시죠." 라고 정음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런 경우, 정음이 취해야 할 행동은 "아, 죄송합니다. 그러신 줄 몰랐어요. 마당에 두겠습니다." 하고 히릿을 데리고 나가는 것뿐입니다. 남의 집에서, 더구나 개털 알레르기가 있는 집주인에게 그녀가 항의할 수 있는 권리는 먼지 한 톨 만큼도 없습니다. 그야말로...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음은 감기 걸린 개를 어떻게 마당에 두라는 말이냐면서, 오히려 지훈에게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라고 바락바락 대들기 시작합니다...... 주변에서 그렇게까지 개념 없는 사람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녀의 만행은 거기에서 그치지를 않습니다. 자기가 100% 잘못했으면서 뭐가 그렇게 분한지, 동물병원에서 한 가마니나 되는 개털을 얻어다가 지훈이 없는 사이에 몰래 그의 방에 들어가 침대와 옷장 속에 온통 개털 범벅을 해놓습니다. 지훈과 같이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범죄나 다름이 없습니다. 호흡곤란으로 죽지는 않는다 해도 그 충격으로 상당히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황정음 캐릭터를 정말 싫어하게 된 것은,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지훈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갇혔을 때, 폐소공포증이 있는 지훈을 위해 그의 손을 잡고 열심히 격려해주던 모습... 그리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자기를 도와주다가 지훈이 자전거에 치어서 그곳(?)이 망가진 줄 알고, 엉엉 울면서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하는 모습 등...  가끔씩은 그녀에게도 정말 사랑스러운 모습들이 보이기는 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수많은 단점들을 갖고 있지만 어쨌든 기본적으로는 마음 착한 캐릭터이니까요. 절대 못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착하다는 이유만으로 봐주기에는 너무 이기적입니다. 남을 위해 자기를 희생까지는 안한다 해도, 최소한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조차 없습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많이(?) 있다는 이유로 "요즘 젊은 아이들이 다 그렇지 뭐." 하고 그냥 좋게 봐준다는 것도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런 젊은 친구들이 많지도 않을 뿐 아니라, 많다 해도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해주는 것이 옳지요.

해리의 버릇없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이들이 다 그렇죠 뭐. 귀엽던데요!" 하고 봐주는 것도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올바른 방법으로 고쳐 주어야지요. 물론 해리의 경우는 아직 어린애이기 때문에 주변의 어른들이 먼저 변화해야 하는 문제가 더욱 시급합니다만, 아무리 어렵다 해도 그 또한 올바른 교육을 위해서 어른들이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벌써 대학 졸업반씩이나 된 황정음은 아직도 경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아서, 방세도 제 때에 못 내면서 매달 카드값도 밀리고 있는 현실입니다. 자옥여사가 물론 굉장히 얄밉게 말하긴 했지만, 사실은 사실이었는지 반박은 못하더군요. 이런 그녀에게 지훈과 같은 연인이 생겼으니, 일시적이든 어떻든 간에 우선 그녀는 완전히 '봉 잡았습니다.'

정음은 준혁(윤시윤)과 함께 있을 때는 어떻게든 그를 도와주려는 기특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지훈과 함께 있을때는 무엇이든 받으려고만 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밥과 술을 얻어먹으면서도 전혀 고마운 줄은 모르고, 마치 자기가 사는 것처럼 뻔뻔하고 의기양양합니다.

제가 보기에 정음 캐릭터의 특징은, 자기보다 뭔가 부족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에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면 그녀의 내면에 잠자고 있던 착하고 긍정적인 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거든요. 실제로 지훈이 폐소공포증 때문에 바들바들 떨고 있을 때나, 자전거에 치어서 성불구(?)가 될 위기의 상황에서 지훈은 절대로 강자가 아니었습니다. 정음보다 약자였지요. 그때에는 지훈과 함께 있어도 정음이가 빛이 났었습니다.

그에 반해 그녀보다 능력있고 여유있는 사람과 함께 있게 되면 그녀가 갖고 있는 가장 취약한 면들이 떠오릅니다. 바로 사치과 의존, 민폐 기질이지요. 위의 두 경우를 제외하고, 지훈과 함께 있던 나머지의 모든 경우에 해당됩니다. 여유로운 지훈의 곁에서 정음은 항상 무언가를 바라고 의지하게 되면서 자기 발전의 기회를 놓쳐 버립니다.


제작진은 어떤 식으로든 정음 캐릭터의 변화를 시도할 것입니다. 지금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지요.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으나, 정음과 지훈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그 둘은 서로의 성장을 위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변함없는 제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정음은 자기보다 부족해서 스스로 도와주고 싶은 남자를 만나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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