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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준혁과 세경 커플을 원하지 않는 이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지붕뚫고 하이킥

'하이킥' 준혁과 세경 커플을 원하지 않는 이유

빛무리~ 2009. 12. 1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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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속 청춘남녀의 러브라인은 아직 확실히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대략적인 방향은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 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라인은 이지훈(최다니엘)과 정음(황정음) 커플입니다. 왜냐하면 지훈 쪽에서 이젠 확실하고도 나름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하고 있으니까요.


젊은 의사 이지훈은 네 명의 남녀 중에서 가장 능력있고 힘있는 인물입니다. 일단 그가 마음을 정한 이상, 그의 뜻대로 흘러가게 되기가 쉽습니다. 솔직히 저는 지훈과 연결되는 여성이 신세경이었으면 하고 바랬었기에, 지금 보이는 커플라인에는 명백한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세경의 캐릭터가 워낙 불쌍하게 나오는 데다가, 이젠 사랑하는 사람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하니 그녀에 대한 동정론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지요. 그러면 곧바로 이어서 다른 한쪽에서 대응하는 말이 있습니다. "세경이한테는 준혁이가 있잖아요."


그렇지요. 물론 정준혁 학생의 캐릭터도 상당히 멋집니다. 만약 같은 또래의 여고생과 러브라인이 구성되었더라면, 십대의 상큼한 사랑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볼만했을 것 같아요. 약간 옆길로 새는 말이지만 준혁 역의 윤시윤씨는 정말 동안이네요. 실제 나이는 최다니엘과 동갑이라는데, 누가 봐도 삼촌과 조카 같습니다...^^



하여튼 이렇게 준혁의 캐릭터 또한 매우 사랑하는 저이지만, 왠지 세경과 준혁이 사랑으로 연결된다는 점에 있어서는 별로 환영할 마음이 생기지를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저도 스스로 잘 모르겠어서 가만히 생각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어느 새 거의 3년 전이었군요. '거침없이 하이킥'에 한창 빠져있었던 그 시기가 말입니다.

신지와 서민정, 러브라인의 중심축에 그때도 두 여인이 서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신세경을 좋아하듯이, 그때는 서민정의 캐릭터를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그녀가 제일 행복해지기를 바랬습니다. 그리고 당시 누나들의 로망이었던 윤호(정일우)가 있었지요. 저 역시 윤호의 매력에 빠진 누나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비록 사제지간의 위험한 사랑이긴 했지만, 서민정 선생을 향한 고등학생 윤호의 해바라기 외사랑도 저는 무척이나 예쁘게 보았습니다. 심지어는 한 7년쯤 후에, 윤호가 스물다섯살 쯤 되면, 민정과 둘이 외국에 나가서 결혼해도 좋겠다 싶을만큼, 저는 그들의 러브라인에는 오히려 찬성하는 쪽이었습니다.

앙칼진 전처 신지가 도끼눈을 뜨고 쳐다보는 와중에, 집안의 폭풍같은 반대를 무릅쓰고 최민용과 결혼하여 전처의 자식까지 키우며 사는 것은 정말 서민정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라고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차라리 먼 훗날 윤호의 손을 잡기를 바랬습니다. 그리고 왠지 그런 결말을 암시하는 듯, 미세한 여운을 남기며 종영되어서 저는 내심 흐뭇했습니다.


'거침없이 하이킥' 속의 서민정은 능력있는 여성이었습니다. 영어교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갖고 있으며, 든든한 가족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윤호를 바라보는 눈길은 언제나 여유로웠지요. 윤호가 자기를 좋아하는 줄을 알면서도, 그저 한때의 풋사랑이겠거니 여기며 어른답게 싱긋이 웃어 넘길 수 있는 그런 여유 말입니다. 그렇게 안정된 입장과 여유로운 마음을 가졌다면, 7~8년쯤 후를 기약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윤호와 연결된다 해서 민정이 더 불쌍해질 이유는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지붕뚫고 하이킥' 속의 신세경은 전혀 입장이 다릅니다. 그녀는 아직 능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아빠와도 소식이 끊겼으니 의지할 가족도 하나 없는 셈입니다.
가진 것도 없습니다. 배운 것도 없습니다. 자기 혼자 버티고 살기도 버거운 판에 어린 동생 신애(서신애)마저 돌봐야 합니다. 이런 숨막히는 상황에서 그녀가 여유로운 눈길로 바라볼 수 있는 타인은 없습니다. 준혁이가 세경을 좋아한다 해도, 그 마음을 그녀가 알아차리게 된다 해도, 어쩌면 기쁨보다 두려움과 고통이 클 수도 있습니다.


아직 고등학생에 불과한 준혁은 그녀에게 별다른 힘이 되어줄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도 1~2년의 고등학교 시절을 거쳐야 하고, 졸업한 후에도 어느 정도 자립하여 어른으로서의 경제력과 힘을 갖추려면 최소한 3~4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동안은 준혁이도 자기 코가 석자이기 때문에, 힘겨운 세경에게 별로 도움을 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만약 그들의 사랑이 집안에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고통받는 것은 세경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아직 어리고 힘이 없는 준혁은 그녀를 충분히 보호해 줄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만약 준혁이 아니라 지훈이가 세경과 연결된다면, 세경이 당해야 할 고통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됩니다. 무엇보다 지훈은 벌써 힘을 갖춘 어른이니까요. 앞으로 세경이 못다한 공부를 하게 되든, 아니면 전문직 여성의 길로 접어들든 간에, 지훈은 얼마든지 그녀의 곁에서 든든한 서포터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집안의 반대 역시, 지훈 정도의 능력이라면 세경 혼자서 비바람을 맞지 않도록 커다란 바람막이가 되어 보호해줄 수가 있을 것입니다. 홀로 차가운 빗속에서 떨고 있던 어린 새 한 마리가 포근한 둥지를 찾게 되는 형상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에 반해, 준혁과 연결된다면 세경은 그 모든 난관들을 자기 혼자 힘으로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그냥 사는 것만도 힘들어 죽겠는데, 사랑에 빠짐으로써 오히려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게, 더욱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현경(오현경)은 세경과 신애를 집에서 내쫓을지도 모르고, 준혁은 눈 뜨고 그 처참한 상황을 보면서도 아무런 도움을 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서민정과 신세경은 현재 처한 입장이 너무 다릅니다. 그래서 민정에게 윤호와의 사랑은 불행이 아니었지만, 세경에게 준혁과의 사랑은... 슬프지만 오히려 불행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지훈과 정음의 러브라인을 환영하시는 분들이 "세경이한테는 준혁이가 있잖아요" 라고 하시는 말씀에 대해 제가 수긍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렇게나 짝을 찾아 연결만 되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저는 오늘도 세경이가 행복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에, 지훈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거의 물 건너간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반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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