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깊어가는 가을, 진정한 사랑을 위해... 본문

나의 생각

깊어가는 가을, 진정한 사랑을 위해...

빛무리~ 2009. 11. 8. 21:00
반응형





지나치게 그리워하면 안 되겠지요.
그건 미안한 일이지요.

잠들기를 두려워하고 깨어나기를 두려워하면서
이토록 그리워하는 건 죄겠지요.
그래서 난 당신에게 용서를 빌려 합니다.

밤새도록 불안한 꿈 속에 흔들리다가
새벽빛 속에 붉은 눈을 뜨더라도 절대 두려워해선 안 되겠지요.
그런데도 난 그리움이라는 기쁨을 마치 무거운 짐처럼 지고 갑니다.
당신은 한 마디 질책도 없고......

지난 밤에도 꿈을 꾸었습니다.
당신 닮은 한 사람 내 곁에 있는 꿈을.
꿈에서조차 난 당신의 얼굴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늘 닮은 얼굴일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도 붉게 물든 눈을 힘겹게 떴습니다.
정말 미안한 일이지요.

그래서 지금 용서를 빌려 합니다.
너무 그리워하면 안 되겠지요. 그건 죄겠지요.


*******

제가 대학시절의 어느 날, 단번에 써내려갔던 시입니다.

아무 법칙도 없이 그저 떠오르는 대로 썼으니 이성적으로 따지자면야 완전 엉망이지만
저 자신에게는 꽤나 애착이 가는 작품(?)이지요.
그 당시의 마음이 가장 절실히 담겨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 저와 친하게 지내는 사십대 초반의 지인 한 분이 선 채로 무슨 이야기를 하시다가  
갑자기 거짓말처럼 픽 쓰러져 정신을 잃는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보았습니다.

다행히도 1분쯤 후에 정신을 차리셨지만,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곧바로 병원에 모셨지만 오늘이 하필 휴일이라서 자세한 검사는 하지 못했네요.
별 일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놀란 마음에 좀처럼 충격이 가시질 않고 계속 염려가 됩니다.

정오쯤에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오후에는 친척 오라버니를 만나뵈었습니다.
저와 육촌이 되시는 그 오라버니는, 이십대 후반까지 사회생활을 하시다가
뒤늦게 성직자의 길로 접어들어
이제는 신부님이 되어 계십니다.

신부 오라버니와 오랜만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일산 호수공원을 거닐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오늘 호수공원에서 제 폰카로 찍은 것입니다. 화질은 좋지 않지만,
제가 오늘 호수공원에서 느꼈던 정취를 그나마 제일 잘 담은 사진인 듯 합니다.

평화로우면서도 스산한 이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사랑하는 이의 손을 놓고 떠나야 합니다.
또는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이 깊어가는 가을에,
과연 진정으로 사랑하는 길은 어떤 길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집착하지 않고, 항상 내가 아닌 그를 바라보며, 평온한 마음으로
과연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요?

더 늦기 전에, 아무런 조건도 없이, 망설임도 없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기를... 조금만 더 용감해질 수 있기를 기원하는 가을의 하루였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