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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와 아가씨' 박하나의 매력적인 악역에 빠지다 본문

드라마를 보다

'신사와 아가씨' 박하나의 매력적인 악역에 빠지다

빛무리~ 2022. 3. 1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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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종영을 향해 달려가는 KBS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의 내용은 사실 매우 단순하고 진부하다. 부자인데다 젊고 잘생기기까지 한 남주인공과, 가난하지만 예쁘고 씩씩한 여주인공이 오직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이끌려,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끝내 사랑을 이룬다는 뭐 그런 얘기다. 

 


보통은 멀쩡한 총각 재벌2세가 가난한 아가씨와 사랑에 빠져, 남자네 집에서 죽자고 반대하며 돈봉투를 던지거나 물컵을 뿌리거나 하는데, 여기서는 남자의 나이가 좀 많고 아이 셋 딸린 홀아비라는 것 때문에 오히려 가난한 여자 쪽의 아버지가 죽자고 반대를 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설정은 현실적으로 거의 공감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딸 본인의 마음인데, 이 아가씨는 애 셋 딸린 홀아비든 막내 삼촌뻘 나이차든 상관없이 그 남자가 좋다고 매달리는 중이다. 이버지가 반대하는 이유는 아직 꽃도 못 피워본 딸을 세 아이의 엄마로 만들 수 없다는 건데... 

도대체 인생의 꽃을 피운다는 건 뭐고, 성공한 인생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박단단(이세희)의 아버지 박수철(이종원)이 원하는 대로, 단단이가 친엄마인 애나킴(이일화)을 따라 미국으로 가서 넒은 세상도 보고 공부도 많이 하고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면 성공하며 꽃 피우는 걸까? 

 


하지만 저 모든 활동 중에 이영국(지현우)과 결혼을 한다고 해서 단단이가 못 하게 될 일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남편의 막강한 재력을 뒷받침으로 공부도 훨씬 더 많이 하고 세상 구경도 많이 하고 디자이너 또는 사업가로 훨씬 성공도 빨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 셋의 엄마가 되는 것조차도 이 경우에는 별로 나쁜 조건이 아니다. 

아이들이 벌써 거의 다 커서 돌보는 손길이 많이 필요치도 않는데다, 세 명 모두 박단단을 친엄마처럼 좋아하며 따르는 중이다. 만약 이영국에게 아이가 없다면 결혼 후 임신과 출산과 육아를 해야 할 테니 그로 인해 공부도 늦어지고 성공도 늦어질 수 있겠지만, 오히려 단단이는 그런 의무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자기 인생에만 투자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튼 빅수철의 설득력 없는 반대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장애물도 없는 이영국과 박단단의 사랑 이야기에서, 만일 악역인 조사라(박하나)의 존재가 없었다면 이 드라마는 어떻게 되었을까? 솔직히 '신사와 아가씨'를 살리고 있는 존재는 악녀 '조사라'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배우 박하나다. 

 


대부분의 막장드라마에서 악역이 다 그렇지만, 이영국을 짝사랑하는 조사라 역시 참 어처구니 없는 여자다. 말도 언 되는 거짓말과 억지를 동원하며, 결코 될 법하지 않은 일을 끊임없이 시도한다. 언제든 이영국의 기억이 돌아오기만 하면 모든 시도가 수포로 돌아갈 것을 모르지 않으련만, 배짱도 좋게 날마다 거짓말을 주워 섬긴다.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채, 그 아이가 이영국의 아이라고 주장하며 집으로 쳐들어와 박단단을 몰아내고 안주인 자리를 차지하려는 조사라의 몰염치함은 한편으로 분노를 일으키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좀 불쌍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종영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박하나는 한 회당 5~6벌의 예쁜 옷을 갈아입으며 한껏 미모를 뽐내는 중이다. 파국으로 치닫는 스토리 진행과는 상관없이 점점 더 예쁘고 화려해지는 악녀의 모습이라니 ㅎㅎ 그 동안 훨씬 나이 어린 이세희와 비교되어 미모가 좀 떨어져 보였던 것이 좀 한맺힌(?) 모양이다. 

잠시 후 방송될 '신사와 아가씨' 47회에서 조사라는 드디어 모든 거짓말이 들통나며 비참하게 내쫓길 것이다. 게다가 설상가상 뱃 속 아이의 친부인 차건(강은탁)에게도 드잡이질을 당하고, 예전에 낳아서 이영국에게 몰래 입양시켰던 세종이(서우진)의 친부까지 나타나 그녀를 괴롭힐 예정이다. 오늘도 처절하게 망가지며 매력을 발산할 박하나의 열연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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