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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이광수 하차, 그를 보내는 아쉬운 마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런닝맨' 이광수 하차, 그를 보내는 아쉬운 마음

빛무리~ 2021. 6. 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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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한 명의 시청자였을 뿐이지만 '런닝맨'에 대한 나의 감정이 특별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재작년 여름, 나는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수시로 몰려드는 안좋은 생각들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아무 생각없이 그냥 깔깔대며 웃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지나간 예능 프로그램들을 찾아서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런닝맨'에 꽂히고 말았다. 

 


훈훈한 감동이나 아름다운 경치 따위는 원치 않았다. 그냥 떠들썩하고 유쾌하고 자극적인 볼거리가 필요했는데 '런닝맨'이 정말 딱이었다. 게다가 2010년부터 무려 10년째나 지속되고 있는 장수예능이라 봐도 봐도 끝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그렇게 '런닝맨'은 쉽게 떨쳐지지 않았던 나의 우울감을 극복하는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좋은 치료제가 되어주었다. 

10년 동안의 '런닝맨' 방송 전체 분량을 나는 대략 1년만에 모두 완주했고,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는 서서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분명히 예전에 다 봤던 방송인데도, 오랜만에 보니까 매 회차가 너무 새롭고 재미있었다. 출연진 중 몇 사람은 예전에 몰랐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면서 내가 더욱 좋아하게 되기도 했다.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이광수였다. 

 


나는 타고난 성격이 너무 진지해서, 농담이나 장난을 좋아하지도 않고 잘 받아주지도 못하는 편이다. 그렇다 보니 심지어 예능을 시청할 때도 지나친 배신 캐릭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머릿속으로는 그게 본모습이 아니라 재미를 위해 만들어낸 캐릭터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냥 취향에 맞지 않는달까, 그런 이유로 예전에는 이광수를 썩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세월이 한참 흐른 후 다시 보니, 미묘한 느낌을 주며 스쳐 지나가는 많은 장면들 속에서 미처 몰랐던 이광수의 모습들이 보였다. 지금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모든 멤버들을 틈날 때마다 살갑게 챙기는 그의 모습에서 시종일관 전해지는 느낌은 정말 따뜻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이광수는 '런닝맨'을 통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행운과 얻을 수 있었던 모든 것들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항상 품고 있는 듯했다. 모든 멤버들이 그랬지만 특히 이광수는 매번 '런닝맨' 촬영을 할 때마다 온 영혼을 끌어모아서 (영끌) 최선을 다해 임하는 것 같았다. 

그런 이광수가 교통사고 후유증이 계속 재발하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본업인 배우 활동과 '런닝맨' 활동을 병행하기는 너무 어려워진 까닭에, 오랜 고민 끝에 하차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선 놀랐고, 그 다음에는 '설마' 하는 의심이 생겼고, 루머가 아니라 사실임을 알게 되었을 때는 서운함과 동시에 약간의 슬픔마저 느껴졌다. 

 


그저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멤버가 하차하는 것뿐인데, 수많은 시청자들 중 한 명에 불과한 내가 무려 슬픔까지 느끼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참 오버스런 일이긴 했다. 만약 지난 1년 동안 10년간의 방송을 몰아보지 않았다면 절대 이런 감정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런닝맨' 멤버들, 특히 이광수에게는 약간의 정이 들어버린 느낌이었다. 

물론 '런닝맨'을 떠나도 다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겠지만 '런닝맨'에서 볼 때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내가 사랑했던 광수의 모습은 '런닝맨' 안에서의 모습이었기에..... 아쉬움은 크지만 다른 이유도 아니고 건강 때문에 하차하는 것이니 축복하는 마음으로 보내주어야겠다 결심하고 2021년 6월 13일, 나는 이광수의 마지막 '런닝맨'을 시청했다. 

 


'굿바이 우리의 특별한 형제' 


오랜 친구였고 정말 특별한 형제였던 이광수와 이별하는 날에 어울리는 제목을 참 잘도 지었다. 게다가 이광수가 출연했던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패러디까지 겸했으니 이광수를 배려하는 마음도 진하게 느껴졌다. (제작진 칭찬해~) 

 

 

이광수와의 마지막 촬영 장소는 추억의 LP바였다. 이 곳에서 멤버들과 제작진은 이광수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손편지로 써서 전달했고, 특별히 선곡한 이별의 노래를 들으며 그를 배웅했다.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하하, 네 명의 형들이 선택한 신청곡은 토이의 '뜨거운 안녕'이었다. "소중했던 내 사람아 이젠 안녕~ 찬란하게 반짝이던 눈동자여~" 

 

 

'이지 브라더스'라는 별명으로 묶였고 '필촉 크로스'라는 구호로 함께 했던 

게임 최약체로 불렸지만 그래서 더 정겨웠던 지석진과 이광수...... 

 

 

오늘의 이광수를 있게 해 준 국민MC 유재석.... 

이광수는 그의 짖궂은 장난을 척척 받아넘기며, 예능 새싹에서 거목으로 성장해 왔다. 

 

 

광수와 항상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얼핏 앙숙 같았던 김종국.... 

그러나 둘이 너무 서로를 아끼고 좋아하는 모습은 꾸준히 보였더랬다. 

정신적 지주였구나...ㅎㅎ 

 

 

까불이 형 하하와는 편안한 친구처럼 지내왔던 것 같다. 

배신자 캐릭터를 공유하며 "배신자 크로스"를 외치기도 했던 듯.... 

 

 

광수와 마지막 촬영을 하며, 양세찬이 너무 많이 울었다. 

광수 형을 참 많이 좋아하고 따랐었구나... 

 

 

송지효와 전소민도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송지효, 양세찬, 전소민이 선택한 노래는 정재욱의 '잘가요' 였다.

 

"잘가요, 내 소중한 사람~ 행복했어요~" 

 

 

누나와 거친 몸싸움을 할 때마다 속으로는 미안했지만 한 번도 사과하지 못했다고, 왜냐하면 사과를 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또 그러지 말아야 하는 건데... 촬영을 해야 되니까, 자기는 계속 또 그래야 하니까 사과도 할 수가 없었다고, 언젠가 이광수는 송지효에게 말했었다. 그러자 송지효가 대답했다. "아냐, 광수야... 누나는 다 괜찮아. 정말이야!" 

 

 

전소민과 양세찬이 합류했을 때, 적응하기 힘들 동생들을 위해 자주 만나서 밥도 사주고 여러가지 따뜻한 조언도 해주었다는 이광수.... 다른 누구보다 저 두 사람에게 광수가 든든한 버팀목이었을 것 같다. 

 

 

"죄송합니다.... 또 죄송합니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그렇게나 미안한 것일까?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는데도..... 죄송합니다, 또 죄송합니다... 울면서 편지를 읽는 그의 모습애 나도 눈시울이 젖어왔다. 

 

"멤버분들, 지금의 저를 있게 해주시고 또 하나의 가족을 느끼게 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또 죄송합니다... 11년 동안 잘은 못했지만 매주 최선을 다한 것 같습니다. 매주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몸이 부서져라 최선을 다하는 런닝맨... 앞으로 더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일까...

몇 번이나 고치고 지웠던 흔적이 역력한 광수의 마지막 손편지... 

 

 

이광수가 선택한 이별의 노래는 015B의 '이젠 안녕'이다. 이별 노래의 레전드...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함께했던 시간은 이젠 추억으로 남기고~ 서로 가야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해요~" 

 

 

이광수는 멤버들 각각에게 어울리는 7가지 선물을 고심해서 준비해 왔다. 지석진에게는 평소 애용하는 클러치백을, 유재석에게는 평소 즐겨 입는 후드티를 명품으로, TV 시청을 즐기는 김종국에게는 풍성한 음향을 더해줄 사운드바를, 하하에게는 그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옷을, 잠이 많은 송지효에게는 호텔용 고급 침구 세트를, 술을 좋아하는 전소민에게는 달달한 샴페인을, 양세찬에게는 커다란 그림 액자를 선물했다. 

 

모든 선물이 그랬지만, 특히 세찬과 함께 그림을 사러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사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그림 액자를 골랐다는 광수의 말에서는 그의 세심함이 절절히 느껴졌다. 

 

 

제작진은 이광수에게 특별 제작한 황금 이름표를 선물했다. 

아... 광수와 함께 했던 수많은 이름표 뜯기의 추억... 그리울 것 같다. 

 

 

그리고 112명의 제작진 모두가 손글씨로 작성했다는 이광수를 향한 롤링페이퍼.... 특히 한 여성 작가의 편지에는 진심어린 감사와 응원의 마음이 생생히 담겨 있었다. 

 

"사랑하는 광수 오빠... 항상 너무 잘해줘서 감사합니다. 제가 스탠바이할 떄도 그렇고, 뭐 받으러 가거나 짐이 많을 때면 도와주시던 모습 잊을 수 없어요. 기린의 탈을 쓴 천사 이광수 오빠... 앞으로 무엇을 하시든 뒤에서 응원할게요!" 

 

 

촬영팀 최고참인 강찬희 감독도 광수에게 깊은 성의를 담아 메시지를 남겼다. 

 

"항상 예의있고 성실하게 촬영에 임하는 광수의 모습을 보면, 피곤하다가도 회복이 되고 즐거운 분위기로 녹화할 수 있었는데 이제 매주 녹화장에 광수가 없겠구나... 아쉽지만 더 높은 곳을 향해 가리라 생각하고... 꼭 성공할거야!" 

 

스태프들이 이토록 아쉬워하며 그를 전송하니, 이광수의 훌륭한 인품이 제대로 인증되는 것 같다. 

 

이광수, 양세찬
이광수, 송지효, 하하, 김종국
이광수, 유재석, 지석진 

 

광수가 원할 때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커피차 이용권과 런닝맨 출연 프리패스권도 증정했다. 둘다 무기한 사용 가능하고 특히 출연권은 횟수 제한도 없다. 언제나 기다리고 있을테니 몇 번이든 나오고 싶을 때 나오라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진다. 게스트로 출연하는 광수의 모습을 생각하면... 왠지 벌써부터 반갑고 뭉클하다. 

 

 

11년 전 런닝맨의 막내로 들어온 광수는...... 

 

 

누구보다 웃음을 사랑했고...... 

 

 

누구보다 런닝맨에 진심이었습니다.....

 

 

항상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고......

 

 

항상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고......

 

 

항상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그가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어린 시절의 추억이자 힘든 날의 버팀목이었던 광수...... 

(힘든 날의 버팀목이었다는 저 말은 나에게도 해당된다..ㅠㅠ) 

 

 

그가 이제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행복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저 행복했고, 감사했고, 감사하다는... 그 말밖에 하지 못하는 광수... 

 

 

그렇게 사진으로 남을 아련한 시간들...... 

 

 

우리의 특별한 형제 이광수...... 11년 동안 고마웠습니다! 

 

시청자로서 나도 이광수 덕분에 많이 행복했다. 

그의 앞날에 언제나 좋은 일만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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