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장맛비'는 된장맛일까, 고추장맛일까? 본문
7월의 시작이다. 6월 내내 기상청에서는 수없이 장마라고 외쳐댔지만 속시원히 비 한 번 뿌리지 않더니, 오늘은 하루종일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도대체 '마른 장마'라는 기상천외한 말은 어디에서 생겨난 것인지, 비가 안 오는데도 그걸 장마라고 할 수 있는 건지 참 아리송했는데, 아무튼 오늘부터는 제대로 장마인가보다.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h_w_0_5/220274886464
그런데 '마른 장마'보다도 더욱 거슬리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장맛비'다. '장마'와 '비'의 합성어임은 분명한데, 굳이 사이시옷을 넣어서 표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맞춤법이 수시로 개정되기 때문에 나 역시 현재는 어떤 것이 맞다고 확신할 수 없긴 하지만, 언제부턴가 사이시옷이 지나치게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무국', '북어국' 이라고 표기하던 음식을 모두 '뭇국', '북엇국'이라고 표기하는 것부터가 매우 어색했다. 흔히 표기와 소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사이시옷을 사용하니 '무꾹', '북어꾹' 이라는 발음에 맞춰서 넣은 것 같기는 하지만 꼭 그렇게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장마비'를 '장마삐'라고 발음하지 않는 나로서는 '장맛비'에 더욱 동의할 수 없다.
사이시옷의 기능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학자들 사이에 여러가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니 과연 어려운 문제기는 한데, 나는 최근 '장맛비'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를 볼 때마다 어색함을 넘어 민망함까지 느끼곤 한다. 장맛비에서는 도대체 어떤 장맛이 날까?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을 떠올려 볼 때 왠지 내 느낌에는 꼬리꼬리한 된장맛이 제격일 것 같다.
온 세상을 구수한 된장맛 빗물로 가득 채우며 시작된 7월... 모두에게 축복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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