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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이슈

이병헌, 무슨 명예를 그토록 애써 지키려는 것일까?

빛무리~ 2014. 9. 1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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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50억 협박 사건'이 연예가 핫이슈로 떠오른지도 벌써 몇 주일이 지났다. 20대 여성 연예인 두 명이 사적인 자리에서 자신들과 이병헌이 함께 음담패설을 나눈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며 이병헌을 협박하여 50억을 받아내려다가 즉시 고발당하고 구속된 사건이다. 두 여성 연예인 중 한 명은 걸그룹 글램의 멤버로서 올해 21살의 다희이며, 다른 한 명은 25살의 모델 이지연이라는 사실이 뒤이어 밝혀졌다. 이 사건을 두고 초반 네티즌의 의견은 팽팽히 갈라졌다. 한편에서는 결혼 전뿐만 아니라 결혼해서 유부남이 된 후에도 불미스런 염문에 끝없이 휩싸이는 이병헌의 행실을 지탄했고, 다른 편에서는 피해자인 이병헌을 가해자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그의 입장을 두둔했다. 이제껏 언급한 적은 없었지만, 나의 개인적 의견을 밝혀 본다면 전자 쪽이었다.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이런 사건이 터졌다면 충격과 상처를 피할 수 없었겠지만, 나는 평소 이병헌과 그의 아내 이민정에게 별 관심이 없었기에 그냥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나보다고 생각했다. 길을 걷다가 문득 싫어하는 냄새를 맡게 된 것처럼 살짝 눈살이 찌푸려지긴 했지만, 더 이상 근처에 머물지 않고 걸음을 빨리 해서 지나치면 그뿐이었다. 팬도 아니면서 굳이 이병헌을 탓하는 것도, 이민정을 염려하는 것도 의미없는 오지랖이라고 여겨졌다. 이병헌을 협박한 여성들의 범행이 신속하게 증명되고 일사천리로 구속까지 진행되는 것을 보며, 한편으로는 이병헌의 막강한 힘을 실감했고 한편으로는 젋은 그녀들의 어리석음을 탄식할 뿐이었다.

 

그런데 두 여성 중 한 명인 모델 이지연이 새로운 내용의 자백을 하면서 사건의 양상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지연의 주장에 따르면 이병헌과 자신은 3개월 전부터 교제하는 사이였고 자신의 집에서 수차례의 만남을 가졌으며, 이번 사건을 꾸민 이유는 이병헌의 결별 통보에 상처를 받아서였다는 것이다. 물론 이병헌 측에서는 완강히 반박했다. 소속사 BH 엔터테인먼트의 발표에 따르면 이병헌과 피의자 여성들은 6월말 경 알게 된 단순한 지인일 뿐이며 단 둘이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피의자들이 요즘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등의 말을 했고, 이병헌은 그녀들이 무언가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는 듯하여 더 이상 연락하지 말자고 했는데, 현재 이지연이 그것을 '연인간의 결별 통보'라고 억지 주장한다는 것이었다.

 

 

이쯤되면 진흙탕 싸움이다. 이병헌과 이지연 중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확인된 바 없으나, 이병헌은 결혼 전부터 여자와 관계된 갖가지 스펙터클한 소문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그 방면에 있어서는 전혀 대중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지연의 주장이 맞다고 해도 그녀가 조금이나마 대중의 호감이나 동정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돈 욕심에 50억을 내놓으라며 협박한 것도 나쁘지만, 엄연히 유부남인 줄을 알면서도 3개월이나 교제했고 결별 통보에 욱해서 범죄를 저질렀다면 오히려 더 나쁜 ×으로 여겨질 뿐이다. 다만 법 적용면에서 계획적 범행을 우발적 범행으로 바꿀 수 있다면 중형 선고를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이지연 측에서는 끝내 주장을 굽히지 않으려 할 것이다.

 

형량을 줄이기 위한 이지연의 발버둥에 강경 대처하는 이병헌 측의 당위성은 '명예 보존'이다. 결코 유부남으로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적이 없으며 자신은 명백한 피해자일 뿐임을 주장하는 것이다. 14일 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에 출연한 변호사는 "이지연 측의 주장이 설령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이병헌의 명예를 훼손한다면 결국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사실이란 거야 아니란 거야?) 내 귀에는 특히 '명예훼손'이라는 말이 쏙 꽂혀 들어왔는데 그 단어가 참으로 씁쓸하고 역하게 느껴졌다.

 

 

법적으로 명예훼손을 논할 때, 유포된 소문의 진위 여부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상식이다. 그래서 때로는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용감하게 총대를 멘 사람들이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여 오랫동안 혹독한 고초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 보니 정의롭게 살고 싶은 사람들도 결국은 겁쟁이가 되고 만다. 경찰에 의하면 문제의 동영상 속 음담패설은 대략 이러한 내용이라고 한다. "첫 경험이 언제냐?". "남자를 볼 때 얼굴을 보느냐, 성적인 매력을 보느냐?", "남성의 어디를 보면 흥분이 되느냐?" 이와 같은 질문들을 이병헌이 피의자 여성들에게 했다는 것이다.  

 

이 몇 마디의 질문을 두고 저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성희롱에 가까운 수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지인들 사이에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수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해당 동영상은 6월말~7월초에 피의자 여성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촬영된 것이다. 이병헌 소속사의 주장에 따르면 이병헌과 피의자들은 6월말부터 알게 된 사이인데, 그렇다면 편하고 오랜 지인이 아니라 방금 알게 된 초면의 여성들에게 그런 질문을 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더욱이 걸그룹 글램의 멤버 다희는 거의 미성년이나 다를 바 없는 만 19~20세였다. 이병헌보다는 무려 24세나 어리니 그야말로 딸 같은 소녀였던 셈이다. 이제 막 알게 된 초면에, 그것도 자식뻘 조카뻘의 어린 여성들에게, 40대 중반의 유부남 이병헌이 "첫 경험은 언제냐?". "남자를 볼 때 얼굴을 보느냐, 성적인 매력을 보느냐?", "남성의 어디를 보면 흥분이 되느냐?" 이와 같은 질문들을 던진 것이다. 만약 다희와 이지연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서 성희롱으로 고발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심각한 정도는 아니겠지만 필시 이병헌은 자신의 부적절한 언행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았을까? 다행히도(?) 그녀들이 성희롱으로 신고하지 않고 50억을 내놓으라 협박하는 바람에 이병헌은 피해자가 되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가능했을 상황이었다.

 

이병헌은 무슨 명예를 그토록 애써 지키려는 것일까? 물론 유부남으로서 외도를 한 것과 하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으니, 이병헌 역시 최선을 다해 이지연의 주장을 끝까지 부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설령 외도를 하지 않았다는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이병헌 측에서 '명예훼손'이라는 단어를 자발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몹시 민망하게 느껴진다. 이미 밝혀진 동영상의 내용과 당시의 정황이 있는데, 법의 테두리가 아니라 상식의 테두리 안에서 말한다면 단지 그것만으로도 벌써 명예는 충분히 실추된 것 아닌가? 어리석고 탐욕스런 그녀들은 마땅히 죗값을 치러야 하겠지만, 이병헌은 명예훼손을 이유로 너무 분개(?)하지 말고 이제라도 점잖게 행동하는 편이 체면 유지에 더 나을 것 같다. 물론 돌이킬 수는 없는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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