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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천생배우 신은경, 눈물 속에 피어난 긍정의 꽃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힐링캠프' 천생배우 신은경, 눈물 속에 피어난 긍정의 꽃

빛무리~ 2012. 4. 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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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에서 털어놓는 신은경의 삶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혹독한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인생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것은 가족들로부터 비롯된 경제적 고통이었죠.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한 빚은 어릴 때부터 신은경의 인생을 옭아매기 시작했고, 드라마 '종합병원'의 성공으로 톱스타 반열에 올라섰을 때도 그녀는 빈손이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수입은 부모의 빚을 갚는데 들어가고 말았던 것입니다.

 

3~4일씩 뜬 눈으로 촬영을 강행하면서, 과로로 인한 호르몬 이상으로 갑상선의 병이 발생하고 생니가 흔들릴 만큼 열심히 일했건만, 남은 돈이 한 푼도 없다는 사실에 그녀는 충격을 받고 집을 나옵니다. 하지만 1년쯤 지났을 때, 어머니가 다리를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는 외면할 수 없어 다시 부모를 찾아갔는데, 아버지라는 사람은 그 와중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겠다면서 또 손을 벌리는군요. 신은경은 고작 1년 전의 고통을 모두 잊은 듯, 새 영화의 계약금을 모두 털어 아버지에게 넘겨주고 말았답니다.  

 

남은 것은 없지만 돈을 벌어들인 기록은 남아 있으니, 그에 따른 세금은 지속적으로 부과되었죠. 사업 자금을 대주면 세금 정도는 해결해 주겠노라 약속했던 아버지는 불과 며칠만에 말을 바꾸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업이 또 잘못되었던 겁니다. 세금을 내려면 새 영화의 잔금을 미리 받는 수밖에 없었는데, 영화 촬영도 시작하기 전에 돈을 달라고 말하기가 20대 중반의 신은경으로서는 너무 힘든 일이었습니다. 돈 이야기를 하기 위해 감독을 만났던 자리에서 그녀는 속상한 마음에 술을 과하게 마셨고, 결과는 음주운전 사고였습니다.

 

다행히도 수개월 후, 임권택 감독의 '창'으로 재기에는 성공했으나 경제적 압박은 여전했습니다. 신은경에게는 기댈 곳이 절실히 필요했지요. 외로움에 지친 그녀에게 소속사 대표였던 전남편이 청혼을 했고 그녀는 즉시 받아들였습니다. 끝없는 고통은 자신감을 앗아가고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게 만들었던 모양이에요. 자기처럼 부족한 사람을 좋아해주고 청혼해주는 것만으로 너무나 고마웠다는군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던 염원과 달리, 결혼은 지긋지긋한 경제적 고통을 몇 배로 가중시켰습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그만큼 당했는데, 이번에는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한 빚마저 온통 신은경에게 지워졌으니까요. 남편은 그녀의 인감을 몰래 가져다가 계속 새로운 빚을 졌을 뿐만 아니라, 신은경이 돈을 떼먹고 도망갔다는 악소문이 퍼졌을 때 그것을 막아주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4년만에 이혼의 수순을 밟게 되었지요.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은 신은경의 긍정적인 태도였습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등골을 휘게 만드는 부모도 원망하지 않았고,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전남편의 빚을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미워하지 않았습니다. 인감을 몰래 가져다가 사용한 것도 가족으로서 이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능력있는 사람이니까 지금의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내면 좋은 때가 올 것을 믿는다고, 신은경은 헤어진 남편에게 원망은 커녕 덕담을 해주었습니다.

 

심지어 아들의 병에서도 그녀는 긍정적인 면을 찾아냈습니다. 그녀의 아들은 생후 10개월만에 뇌수종 진단을 받은 후, 뇌의 성장이 늦춰져서 9살이 된 지금도 2~3살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다는군요. 그런데 보통 아이들과 달라서 못난 부모를 원망하지 않고 지내주니 그것은 참 다행한 일이라고 신은경은 말했습니다. 아픈 자식을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이야 오죽할까만,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긍정의 힘을 잃지 않는 그녀였습니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평범하게 살고 싶습니까? 아니면 또 다시 배우가 되고 싶습니까?" MC 이경규가 물었을 때, 저는 당연히 평범한 인생을 원한다는 대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찌 보면 그녀 인생의 모든 고통은 배우라는 직업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거든요. 유명인인 배우가 아니었다면 그 어린 나이부터 부모의 빚을 온통 떠안을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배우가 아니었다면 기획사 대표인 남편에게 방패막이로 이용당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뜻밖에 신은경은 "다시 태어나도 연기를 하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한 어조였습니다.

 

신은경의 인생에 있어 연기는 최우선 순위의 가치였습니다. 영화 촬영중의 부상으로 왼쪽 눈의 시력이 실명에 가까울 만큼 손상되었지만, 신은경은 그것도 나쁘지만은 않다고 했습니다. 너무 시력이 좋을 때보다 오히려 촬영에 집중이 잘 된다는 이유 때문이었지요. 남편과의 이혼 사유도 사실은 빚 때문이 아니라 연기 때문이었습니다. 남편이 소속사 대표로서 그녀를 보호하지 못했기에 여배우로서 신은경의 이미지는 차츰 나빠졌고, 영화 밎 드라마의 캐스팅에 지장을 받게 되었지요. 인감을 도용해서 엄청난 빚더미에 깔리게 만든 것은 용서할 수 있지만, 연기 생활에 지장을 주고 일을 못하게 만드는 것은 용서할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양악수술을 감행한 이유도 연기 때문이었습니다. 특정 이미지로 고착화된 얼굴 때문에 폭넓은 배역을 맡을 수 없으니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던 것이죠. 세간의 소문처럼 돈 때문도 아니고 예뻐지기 위한 선택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의도와 달리 자신이 양악수술의 홍보에 지나치게 이용되면서, 대중이 그 위험한 수술을 쉬운 것처럼 인식하도록 만든 것에 대해 신은경은 큰 죄책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자칫 목숨이 위험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양악수술을 감행할 정도였으니, 연기를 향한 신은경의 열정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이제껏 그녀를 쓰러지지 않도록 지탱해 준 것은 천생 배우의 연기혼이었군요. 그 어떤 고통 속에서도 신은경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언제나 자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만 했을 뿐,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놓아버릴 생각은 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역경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적잖은 액수의 빚이 청산되지 않은 채 남아 있고, 아들의 병도 언제쯤 완치될지 기약이 없습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이 있는 한, 신비로운 긍정의 힘은 끝없이 샘솟아 그녀를 일으켜 세우겠지요. 아름다운 여배우 신은경, 그녀는 눈물 속에 피어난 한 떨기 긍정의 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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