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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2' 구자명 우승, 그 값진 땀의 열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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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2' 구자명 우승, 그 값진 땀의 열매

빛무리~ 2012.03.31 06:30

 

 

멘토 이선희의 두 제자, 일명 '배구남매'라 불리는 배수정과 구자명의 결승 진출로 인해,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 역사상 최초로 결승전에서의 남녀 대결이 이루어졌습니다. 주로 남성 참가자들에게 집중되는 문자투표의 영향 때문인지, 이제껏 결승에 진출한 여성 참가자는 전무했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배수정의 승승장구는 매우 신선하고 이색적인 풍경이었으며, 어쩌면 최초로 여성 우승자가 탄생할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품게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배수정의 쾌속질주는 준우승에 머물렀고, '위탄2'의 우승은 축구선수 출신의 파워보컬 구자명에게로 돌아갔습니다.

 

결승전에서 두 사람에게 주어진 미션은 '그대에게' 였지요. 누군가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노래에 담아서 부르라는 것이었습니다. 배수정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애창곡이었던 '칠갑산'을 선택했군요. 곡목을 듣는 순간, 우승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내가요 중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노래 '칠갑산'은, 어려서부터 외국 생활을 해 온 배수정에게는 너무도 안 어울리는 곡이었죠. 아무리 노래 실력이 출중하다 해도 제대로 감정 몰입하여 그 특유한 한(恨)의 정서를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뿐 아니라, 음색과 창법과 스타일과 분위기 등 모든 면에서 배수정이 갖고 있는 고유의 매력을 발산하기는 어려운 노래였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배수정 본인이었을 테지만 그녀는 꿋꿋이 '칠갑산'을 선택했고, 노래 연습을 하는 도중 아버지 생각에 줄곧 눈물을 흘리면서도 끝내 결심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배수정의 결승 무대는 아름답고 감동적이었지만 솔직히 음악적으로는 이제껏 보여주었던 모습에 비해 많이 부족했죠. 멘토 윤상도 그런 점이 안타까웠던지 "이런 노래에까지 점수를 매겨야 하는 지금의 자리가 매우 힘들다"는 마음을 심사평 중에 털어놓더군요. 하지만 배수정은 마지막 무대에서 꼭 부르고 싶었던 노래, 자신에게 큰 의미가 있는 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녀에게는 우승보다 더욱 소중한 무언가가 있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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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구자명은 이제껏 살아오는 동안, 그리고 '위대한 탄생'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꼈기에 그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서, 김건모의 '미안해요'를 선곡했습니다. 선천적인 재능은 있지만 어려서부터 축구만 해 왔기에 음악적인 면에서는 백지 상태와도 같았던 그의 손을 잡아주고, 목이 터져라 가르치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서도록 이끌어 준 사람은 멘토 이선희였죠. 그리고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인해 축구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어려서부터 키워 온 꿈을 포기해야만 했을 때, 힘겨운 그의 곁에서 함께 힘들어했던 사람은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었을 겁니다.

"이 못난 날 만나 얼마나 맘 고생 많았는지~ 그 고왔던 얼굴이 많이도 변했어요. 내 맘이 아파요~" 진심 가득한 구자명의 열창은 특히 이 부분에서 절정에 달했습니다. 그의 머릿속을 스치는 얼굴들이 왠지 제 눈에도 보이는 것만 같더군요. 새로운 길을 가는 자신을 묵묵히 응원해 주는 축구선수 시절의 선배, 동료들(홍명보 감독의 응원 인터뷰도 잠시 화면에 비쳤었지요..), 지금 이 순간도 따뜻한 미소로 지켜보고 있는 스승 이선희, 매주 생방송 무대마다 참석하여 간절한 기도로 아들의 무대를 함께 하시는 어머니까지... 말할 수 없는 고마움과 더불어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했던 마음들이, 구자명의 애절한 목소리에 그대로 묻어났습니다.

 

우승자 발표를 기다릴 때, 이미 결과에 초연한 듯 가벼운 미소를 띠고 있던 배수정과 달리, 구자명은 긴장을 감추지 못하며 두 눈을 꼭 감았습니다. 크나큰 좌절의 고통을 겪은 후 힘겹게 일어서 다시 도전한 길이었기에, 그 의미는 자신에게도 특별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러했을 것입니다. 고통을 함께 하며 응원해 준 그들에게 더 이상 미안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구자명은 우승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버릴 수 없었을 거예요. 운동선수 출신이니만큼 남다른 승부욕도 있었을 테고요. 그 숨막힐 듯한 긴장 속에 드디어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구자명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동료들의 떠들썩한 환호 속에 우승 소감을 말하면서도 구자명은 좀처럼 눈물을 멈추지 못하더군요. 기쁨보다 고마움에 가슴이 벅찬 듯,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 둘씩 부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소감을 말하는 구자명은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청년이었습니다. 미안함과 고마움을 그토록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사람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거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그 곁에서 진심으로 함께 기뻐하며 축하해 주는 배수정의 모습도 여신처럼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멘토 이승환은 구자명의 노래에 대한 마지막 심사평에서, 그 동안 늘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며 오랜만에 익살맞은 표정으로 한 마디 농담을 건넸습니다. "자명이는 땀쟁이!" ㅎㅎ 처음 들을 때는 그저 농담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우승자 발표 후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구자명의 얼굴을 보면서 또 달리 느껴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물론 체질적으로 땀이 많기도 하지만, 땀의 의미가 단순히 그것만은 아니겠죠. 그 동안 흘린 구자명의 땀은 인생에 대한 열정이었고, 꿈을 향한 노력이었으며, 사람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이제 그 값진 땀의 첫 열매를 거두게 되었으니 축하하지 않을 수 없군요.

'위대한 탄생' 시즌2는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장기화된 MBC 파업의 영향으로 모든 환경이 열악한 중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 참가자들과 멘토들, 그리고 제작진에게 정말 수고 많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7개월 동안 꿈을 향해 달려가는 젊은이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제자를 이끄는 멘토들의 애정어린 가르침을 함께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부디 앞으로도 구자명을 비롯한 '위탄2' 출신 가수들의 힘찬 목소리를 방송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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