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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공든 탑 무너뜨린 한가인 띄우기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런닝맨' 공든 탑 무너뜨린 한가인 띄우기

빛무리~ 2012. 3. 2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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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들어서 한가인은 무척 바쁩니다. '해를 품은 달'이 끝난 후에도 영화 '건축학개론'의 홍보차 여기저기 인터뷰나 예능 출연에 임하고 있지요. 어느 인터넷 신문사에서는 '건축학개론'에서 보여지는 한가인의 연기가 '해를 품은 달'에서보다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선전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건축학개론'의 촬영이 '해를 품은 달'보다 먼저 이루어졌음을 생각할 때, 연기가 발전했다는 말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음을 누구나 알 수 있으니, 그 억지스런 몸부림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 한가인이 이번 주에는 '런닝맨'의 단독 게스트로 출연을 했습니다. 런닝맨에서는 '연우아씨' 한가인을 맞이하여 특별히 그녀만을 위한 '첫사랑 찾기' 프로젝트를 마련했더군요. 물론 평소에도 어느 정도 게스트를 배려하며 게스트 위주로 진행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번에는 너무 심하다 싶은 정도였습니다. 이건 처음부터 '한가인 공주 만들기' 컨셉으로 첫사랑을 찾는다는 미명 아래, 런닝맨 멤버들 중 누가 공주의 남자인가를 가려내는 식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시종일관 본인의 활약보다는 타인의 도움에 의지하여 미션을 수행해 나가는 한가인의 모습은 영락없는 공주였습니다.

하지만 발상 자체는 매우 신선했고, 내용상으로도 꽤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붕어빵'에 출연 중인 어린이들을 섭외하여 예쁜 아동 드라마 한 편을 찍었더군요. '해품달'에서 내관 형선 역할로 인기를 끌었던 탤런트 정은표와, 한가인의 첫사랑으로 낙점된 하하의 어머니 김옥정 여사가 특별출연하여 생동감을 더해 주었습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런닝맨' 제작진의 끝없이 샘솟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꾸준한 노력은 정말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그 중에도 이번 '첫사랑 찾기' 프로젝트는 특별히 더 공들여서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게 느껴지더군요. 외부의 도움도 많이 필요했을 테고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주인공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공든 탑은 와르르 무너지게 됩니다. 언젠가 모처럼 지석진이 '범인'을 맡아서 주인공의 존재감을 뽐내며 우승 직전까지 갔을 때도, 정작 본인은 별로 하는 일 없이 경호원들의 도움에만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눈살을 찌푸리게 했었죠. 이번에는 한 술 더 떠서 아예 '런닝맨' 전체가 한가인의 경호원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아무도 한가인을 싸워 이겨야 할 '상대팀'이나 '적군'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빨간팀이든 파란팀이든 그녀와 마주치기만 하면 헤벌쭉 해가지고는 아무 대가도 없이 술술 비밀을 말해주고 힌트를 공유했으니, 그래서야 무슨 게임이 되겠습니까?

김종국은 아예 '양명군 김씨'를 자청하고 나서며, 처음부터 끝까지 대놓고 한가인을 돕더군요. 그렇게 도와주었지만 최후에는 그녀에게 배신당하여 이름표를 뜯겼으니, 말하자면 그녀에게 죽임(?)을 당한 셈인데, 그래도 좋다고 씨익 웃으며 자기가 뜯어서 갖고 있던 광수의 이름표까지 한가인에게 넘겨주는 희생정신은 가히 눈물날 지경이었습니다. 그쯤 되면 드라마에서 평생토록 연우만을 사랑하다가 그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진짜 양명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겠다 싶었어요.

한가인의 마법(?)에 홀리기는 이광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으으응~♬" 하고 콧소리를 내면서 툭 밀치는 애교 두 방에 홀랑 넘어가서는 그림일기를 숨겨둔 장소까지 술술 말해 버렸으니까요. 물론 제가 보기에는 김종국도 이광수도 모두 설정에 따라서 행동한 것뿐입니다. 이제껏 한가인보다 더 예쁜 여자 게스트가 안 나왔던 것도 아니고, 게다가 아무리 예뻐도 결혼한지 얼추 10년이 다 되어가는 유부녀인데, 뭐 그렇게까지 간 쓸개를 다 빼주고 싶겠어요? 어쨌든 지나치게 노골적인 한가인 살리기는 기껏 쌓아놓은 공든 탑을 무너뜨렸습니다.

한가인의 손에 들어간 그림일기장 5권 중에 그녀가 찾은 것은 1권뿐이었습니다. 김종국에게서 1권, 이광수에게서 1권, 그리고 첫사랑으로 밝혀진 하하에게서 2권을 얻었지요. 그림일기와 사진의 힌트를 풀어 첫사랑의 정체를 밝혀내고 커플(?)이 된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런닝맨들의 이름표 뜯기 레이스에 들어가는데, 진짜 싱겁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아무도 자기 이름표를 적극적으로 방어할 생각조차 없어 보였거든요. 특히 유재석은 뒤에서 한가인이 이름표에 손을 대려는 순간 잽싸게 휙 돌아서며 피했는데, 잠시 후에 맥없이 그녀의 손에 이름표를 뜯기고 말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어림 반푼어치도 없었을 일이지요. 현재 운동으로 탄탄히 다져진 유재석의 체력이라면 김종국과 맞붙어도 한동안은 팽팽하게 버틸 법한데, 한가인과 1:1의 상황에서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상황인가요? 처음에 위험을 알아차리고 피했던 것은 본능적인 몸의 반응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의 손이 채 이름표에 닿기도 전에 빛의 속도로 피해 버리더군요. 그런데 "역시! 유르스윌리스를 잡기는 쉽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는 순간, 너무 쉽게 이름표를 떼어 버리는 한가인을 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아 참, 그냥 등을 대주기로 했었지.." 라는 생각을 마침 떠올린 유재석의 뇌구조가 보이는 듯했어요.

최종 승리는 한가인♡하하 커플에게 돌아갔고, 땅 속 깊이 묻어두었던 타임캡슐을 꺼내자 그 안에는 꽤 큼직한 금구슬 두 개가 상품으로 들어 있었습니다. 그게 정말 24K 순금이라면 가격이 결코 만만치 않을 텐데요. 한가인이 "이거 진짜예요?" 라고 묻더니 누군가 진짜라고 대답하는 말에 뛸듯이 기뻐하는 것을 보면 진짜인 것도 같더군요. 그런데 하하가 선뜻 자기 몫의 구슬까지 한가인에게 주는 것을 보면 가짜인 것도 같고... 진위는 알 수 없으나 만약 그게 진짜 금구슬이라면 한가인은 '런닝맨'에 출연해서 원없이 공주 대접 받고 금덩어리 선물까지 받아가는 셈이네요. 물론 출연료는 따로 지급되었겠죠.

'해를 품은 달'이 방송되는 동안에도 한가인을 감싸고 도는 각종 언론사의 기사 언플들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단언컨대, 은월각에서 기억을 되찾고 처절하게 우는 연기를 선보였던 단 한 번을 제외한다면, 한가인의 연기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시종일관 냉랭했었죠. 하지만 인터넷 기사만 보면 모두가 열광하는 것으로 착각할 지경이었습니다. 심지어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인터뷰 등의 기사로 언플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을 보고는, 도대체 소속사의 입김이 얼마나 거세기에 이 정도일까 궁금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언플로도 모자라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까지 그 뜻모를 늪에 빠지고 말았네요. 귀여운 어린이들까지 섭외하며 갖은 공을 들여서 이 정도 고품격 버라이어티를 만들었으니, 최소한 여주인공이 자기 역할만큼은 톡톡이 해주었어야 하는데, 시종일관 남의 도움을 받으며 공주 노릇만 하다가 금덩어리 선물만 받고 떠나가니, 보는 기분이 이보다 더 씁쓸할 수는 없습니다. 참으로 기이한,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는 '한가인 띄우기' 프로젝트를 언제까지 더 봐야 하는 건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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