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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남자2호, 애정촌을 사로잡은 나쁜 남자의 매력?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짝' 남자2호, 애정촌을 사로잡은 나쁜 남자의 매력?

빛무리~ 2012. 3. 2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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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촬영된 '짝' 애정촌 <한 번 더> 특집을 보면서 몇 차례나 쓴웃음을 지었던 이유는, 남자2호 때문이라기보다 그에게 대책없이 끌리는 여자들 때문이었습니다. 굳이 '나쁜 남자'라는 것을 숨기려 하지도 않고 오히려 자랑하듯 드러내는 그에게서는 얼핏 연예인의 향기가 느껴지더군요. 대략 10년 전, "난 나쁜 남자야~"를 외치며 혜성처럼 등장했던 비(정지훈)...에게 견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연극영화학과 출신답게 능란한 이미지 메이킹으로 어느 정도는 이성에게 어필하는 효과를 얻어낸 듯합니다. 그의 롤모델은 배우 최민수라는데, 껍데기와 분위기만 어설프게 흉내냈을 뿐 실제로 비슷한 부분은 거의 없어 보였습니다. 최민수에겐 '터프가이'의 이미지는 있지만 '바람둥이'라든가 '나쁜 남자'의 이미지는 없거든요.

 

남자2호는 애정촌 방문이 세번째입니다. 두번째 출연 때는 여자와 커플을 이루었지만, 얼마 못 가 헤어졌다는군요. 이유를 묻는 제작진에게 그는 대답했습니다. "제가 이기적인가봐요. 한두 달 만나다 보면 여자들이 저를 이해 못하겠다면서 모두 가버리더라고요. 이젠 그걸 다 이해해 줄 수 있는 여자를 찾아야죠!"

그 말을 듣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여자들이 이해하지 못했던 그의 특징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서 다르긴 하겠지만, 너무 여러 명이 공통적으로 그런 반응을 보였다면 그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진정한 짝을 찾기 원한다면 그 부분을 고치려고 노력할 수도 있을텐데, 고집스레 그걸 이해해 줄 수 있는 여자를 찾겠다면, 절대 꺾을 수 없는 인생관이나 특별한 소신이라도 있는 걸까?

 

남녀의 첫 만남은 택시 안에서의 1:1 대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남자2호가 선택한 차 안에는 여자2호가 타고 있었죠. 여자2호는 나중에 남성 출연자들 중 최고 학벌을 자랑하는 연대, 고대 출신의 남자4호, 7호와 더불어 삼각관계를 형성할 만큼 지적이면서도 섬세한 매력을 물씬 풍기는 괜찮은 여자였습니다. 그런데 첫 만남의 소감을 묻는 인터뷰에서 남자2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이게 팍 오는 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작진이 "그럼 실망했나요?" 하고 묻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몇 마디 대화도 안 해보고 사람을 알기도 전에, 그저 "팍~" 오는 게 없다는 이유만으로 실망했다는 말을 단호히 내뱉는 남자2호의 태도는 약간 충격이었습니다. 생각이야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지만 방송에 나갈 것을 알면서도 말을 그렇게 했다는 건, 타인이 받을 상처나 불쾌감 따위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지극히 오만하고 이기적인 태도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여자2호가 자기한테 뭐 잘못한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이어서 남녀는 복불복으로 짝을 지어 서로를 소개해 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남자2호는 여자5호와 파트너가 되었는데, 운동 외의 다른 취미를 묻는 여자5호에게 그는 '여자 만나기'라고 대답했습니다. 여자5호가 당황하며, 그거 말고 다른 취미를 말해보라고 하자 한 술 더 떠서 '여자들과 전화 통화하기'라고 말하더군요. "난 우울할 때 여자애들이랑 전화 통화를 해야 돼요. 휴대폰에 저장된 여자애들이 한 500명 돼요.."

 여자5호는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남자2호를 소개할 때, 그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놓았습니다. 놀란 여자1호가 물었습니다. "만약 여자친구가 그 휴대폰에 저장된 여자들의 번호를 다 지우라고 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러자 소개를 맡은 여자5호가 대신 대답했습니다. "전에 커플이 되셨던 여자분과 헤어진 이유가 바로 그겁니다!"

아... 그거였군요. "한두 달 만나다 보면 여자들이 저를 이해 못하겠다면서 모두 가버리더라고요. 이젠 그걸 다 이해해 줄 수 있는 여자를 찾아야죠!" 라고 처음부터 말하더니, 여자친구가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는 게 그거였군요. 엄연히 사귀는 사람이 있으면서도 휴대폰에 500명의 여자 전화번호를 저장해 두고, 우울할 때마다 그녀들과 통화할 수 있는 새털같은 자유였군요. 바로 그것이 사랑(?)으로도 꺾을 수 없는 남자2호의 소신과 인생관이었군요.

잠깐의 휴식 시간,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다를 떨 때도 남자2호는 멀찌감치 혼자 앉아서 똥폼을 잡습니다.. (난 그 모습이 왜 그렇게 웃기던지..ㅎㅎ) 이 쪽으로 와서 같이 이야기하자고 사람들이 챙겨주며 부르자, 허리가 아프다면서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더니 벽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 다시 똥폼을 잡습니다. 별로 하는 게 없는데도 워낙 행동거지가 특이한 데다가 덩치까지 크다 보니 눈에 확 띄긴 하더군요.

그런데 황당한 것은, 제 눈에는 너무나 웃겨 보였던 남자2호의 매력(?)에 푹 빠진 여자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는 겁니다. 혼자 구석에 말없이 있는 모습이 왠지 궁금증을 자극하고, 뭔가 있는 사람일 것 같아서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나요? 여자1호, 3호, 5호가 똑같이 그런 말을 하는데 정말 답답하고 안타까웠지만 그런가보다 할 수밖에요.

아마도 그녀들은 자기가 그 남자를 붙잡기만 한다면, 500명의 전화번호를 모두 지우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요. 이제껏 수많은 여자를 만났으면서도 마음 둘 곳 없이 헤매던, 고독한 바람같은 남자의 영혼을 자기가 사로잡아, 그의 마지막 여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요. 아니면 500명의 동료(?)와 기꺼이 함께 하려는 생각일까요?

다음 주 예고편을 보니까, 남자2호와 여자3호의 본격적 러브라인이 시작되더군요. 그보다 먼저 여자3호는 남자6호로부터 초콜릿 선물을 받았지만, 남자6호가 감기몸살로 앓아눕자 "비실비실한 남자는 진짜 싫다!" 면서 건장한 남자2호 쪽으로 완전히 돌아선 모양입니다. (첫날부터 허리가 아프다고 어슬렁거리던 모습은 잊은 걸까?)

감기 몸살이야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건데, 또 사람이면 누구나 아플 수 있는 건데 배려해 주지는 못할 망정 "진짜 싫다!"고 막말까지 하면서 딴남자한테로 갔으니, 어쩌면 여자3호의 그런 인품은 남자2호와 아주 잘 어울리는 듯도 합니다. 택시에서 여자2호를 보자마자 "실망했다!"고 말하던 남자2호와 꼭 닮았으니까요.

과연 남자2호는 휴대폰에 저장된 500명 여자들과의 자유로운 만남과 전화 통화를 쿨하게 허락하는 짝을 만날 수 있을까요? 진짜로 그걸 다 이해해 줄 수 있는 여자를 만나, 평생토록 사랑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요? 앞으로 또 얼마나 수많은 여자들이 이 나쁜 남자의 매력에 빠져 맘고생을 할까 생각하니, 애정촌을 보고 난 기분이 별로 유쾌하지는 않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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