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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여자1호 울린 남자3호가 정말 나쁜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짝' 여자1호 울린 남자3호가 정말 나쁜 이유

빛무리~ 2012. 3. 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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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농어촌 특집의 결말은 예상보다 매우 실망스럽고 허무했습니다. 남녀 모두 지나치게 특정한 사람에게만 일방적인 관심을 쏟는 경향을 보였고, 다들 자기 마음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내다 보니 오히려 불협화음이 잦았으며 고르게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모두들 너무 솔직하고 순수해서 벌어진 부작용이었죠.

이성의 관심을 독차지한 남자7호와 여자4호는 누구라도 호감을 가질만하다 싶을 만큼 세련된 외모와 우아한 기품을 지니고 있었지요. 특히 여자들은 일제히 스타에게 열광하는 여중생들처럼 남자7호에게 '칠간지'라는 별명까지 붙여주고 열광적인 관심을 보였습니다. 제가 그 동안 '짝'을 열심히 챙겨본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쏠림 현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경우는 처음이었던 듯 싶군요. 자연히 커플 결성률은 매우 낮았고, 아이러니하게도 남자7호와 여자4호는 모두 커플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24기 출연자들은 유난히 눈물이 많았습니다. 지난 주에는 남자6호가 펑펑 울더니, 이번 주에는 여자2호와 1호가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더군요. 그 중 여자2호는 남자7호에게 적극적으로 대쉬하다가 실패하고 혼자 속상해서 우는 거였으니까 누굴 탓할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여자1호의 눈물은 좀 차원이 다른 문제였어요. 그녀는 좋아하는 남자에게 거절당해서 운다기보다, 그가 퍼부어댄 지독한 막말 때문에 깊이 상처받아서 우는 거였으니까요.  

여자1호는 여성 출연자 6명 중에서, 남자7호에게 반하지 않은 유일한 여자였습니다. 그녀는 처음부터 남자3호를 선택했고 시종일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낌새를 보니 남자3호는 여자1호가 영 별로인 것 같더군요. 그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결국 남자3호는 여자3호와 최종 커플까지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조금도 축하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더군요. 자기 좋다는 여자에게 거침없이 막말을 해서 울리는 남자3호, 제가 보기엔 별로 좋은 사람 같지 않았습니다.

남자3호가 확실히 자기를 밀어내고 있음을 느낀 여자1호는 단둘이 있는 차 안에서 "나한테 서운한 거 있어?" 하고 그에게 물었습니다. 며칠째 합숙을 하며 스스럼없이 친해졌는지, 나이와 성별 따질 것 없이 모두들 반말을 하더군요. 그러자 남자3호가 대답했습니다. "솔직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여자1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다시 물었습니다. "뭐가 서운했어?" 그러자 남자3호는 그 동안 참았던 말을 비로소 내뱉는다는 듯, 갑자기 흥분해서 높아진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만날 툭툭 이런 식이잖아. 나랑 데이트 할래요? 그런 말도 툭툭, 다 장난 같다, 장난... 뭐 하는 게 보면 다 장난이야! ...아침에도 발로 툭툭 치고 이러면서, 솔직히 그러면 기분 안 나쁜 사람 없을거야! 나는 그냥 웃고 있었지만."

이렇게 글로 써놓으니까 별 느낌이 없네요. 하지만 실제로 들었을 때는 굉장히 살벌했습니다. 평소엔 거의 말도 없던 남자가 느닷없이 언성을 높이면서, 사투리의 강한 억양으로 말하니까 진짜 무섭더군요. 게다가 어찌나 흥분했는지 중간에 목소리가 꺾이기까지 했습니다. 며칠 동안 자기한테 대쉬하는 여자1호의 태도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데도 내색 안하고 꾹꾹 참았던 것이 한 순간에 욱하며 폭발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내면적 고충이야 이해할 수 있다 쳐도, 사람을 면전에 두고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정말 아니었어요.

여자1호가 언행에 있어 조심성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22살의 남자6호를 어린애 취급해서 울렸던 것도 바로 그녀였죠.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람을 발로 툭툭 치는 행동을 했다면 그 역시 백 번 잘못한 일입니다. 하지만 결코 악의가 있어서는 아니고,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섬세함이 부족할 뿐이었습니다.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하면 상대방이 어떻게 느낄지에 대한 생각 없이, 좀 경솔한 언행을 하곤 하죠. 여자1호는 비록 그와 같은 단점도 있지만, 정말 솔직하고 꾸밈없고 소탈하다는 커다란 장점도 지닌 여자였습니다. 가장 세련되고 인기많은 남자7호를 쫓아다니지 않은 유일한 여자였던 만큼, 주관도 뚜렷한 멋진 그녀였어요.

같은 말을 해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옛말이 왜 있겠습니까? 그녀의 괄괄한 언행에 기분이 상했고,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훨씬 부드럽고 좋은 말로 의사표현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3호님은 너무 장난기가 많은 것 같고, 별로 진지해 보이지 않아서... 나는 좀 더 진지한 사람을 원하거든.." 이런 식으로 차분하게만 말했어도 괜찮았을 것입니다. 자기 좋다는 사람을 거절하는 것 자체가 벌써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왜 굳이 자존심까지 건드리면서 더 큰 상처를 주었을까요.

"다 장난 같다, 장난... 뭐 하는 게 보면 다 장난이야! 아침에도 발로 툭툭 치고 그러면서, 솔직히 그러면 기분 안 나쁜 사람 없을거야!" 하면서 흥분한 어조로 마구 쏘아붙일 필요까지는 없었어요. 방송을 보는 제가 흠칫 놀라서 "아니, 저건 너무하잖아.."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여자1호는 충격받아 호흡곤란이 온 듯 가슴을 움켜쥐더니, 창문을 열고 힘겹게 심호흡을 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말을, 너무 지독한 방식으로 접했기 때문이죠. 앞서도 말했지만 그녀는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남자3호가 자기를 그렇게 싫어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지난 며칠 동안 마음 쏟아서 좋아하며 잘해 보려던 남자3호에게 가장 비참한 방식으로 걷어채인 여자1호는, 그 남자와 헤어지고 난 후에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방 안에서도 울고, 복도에서도 울고, 마당에 나와서도 울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걱정하면서 달래 주었지만, 설움이 북받치는 듯 계속 흐느꼈습니다. "1호님은 강하잖아. 강한 사람이 왜 이렇게 울어..." 라고 달래는 남자5호의 말도, 같은 여자로서 제 귀에는 오히려 속상하게 들렸습니다. 상처받아 울고 있는 상태에서, 강한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요. 오히려 여자1호처럼 평소 괄괄하고 강해 보이는 여자들이 상처받았을 때는 더욱 약해지는 법입니다.

자신에게 걸어오는 대쉬를 거절하는 것은 괜찮지만, 상대방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은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입니다. 비록 그 단점이 거절의 이유가 되었을지라도 말이지요. 가끔 보면 타인의 단점을 서슴없이 지적하면서 상대방을 위해서 알려주는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상처를 자기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 솔직히 몇이나 될까요? 그리고 상대방을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 없이 단점을 지적하는 것은 오직 이기심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차피 애정촌을 나서면 다시 연락할 일도 없는 생판 남으로 돌아갈텐데, 남자3호가 굳이 오지랖넓게 그런 말까지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여자1호의 주변에는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조언해 줄 사람들이 충분히 있을 테니까요.
남자3호는 여자1호의 단점을 지적하기에 앞서, 자기 자신이나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전혀 악의 없이 단순했던 여자1호의 언행에 비해, 그녀에게 막말을 퍼부은 남자3호의 행동은 진짜 못되게 보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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