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하이킥3' 백진희의 고백에 가슴이 설레는 이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하이킥3-짧은다리의역습

'하이킥3' 백진희의 고백에 가슴이 설레는 이유

빛무리~ 2012. 2. 9. 06:30
반응형



92회에서 매우 중요한 에피소드가 방송되었죠. 결국 윤계상의 르완다행이 3월말로 확정되었음을 알게 된 백진희가 괴로운 마음에 박하선과 함께 진탕 술을 마시다가, 취중에 갖가지 방법으로 윤계상에게 사랑 고백을 해버린 것입니다. 맨정신으로 고백한 게 아니니 그냥 짝사랑을 들켜버렸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앞으로의 진행이 무척 궁금해집니다. 저는 계상이 예전부터 진희의 마음을 알고 있었던 것 같지만, 그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나버린 지금은 어떤 식으로든 답을 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을 테니까요.

계상이 진료실로 들어가기 전에 진희가 인형을 밟지만 않았어도, 그래서 한 공간에 둘이 함께 있는 상태에서 고백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지지만 않았어도, 윤계상은 그냥 모른 척 덮어두고 지나가려 했을 겁니다. 어차피 받아줄 수는 없는 입장이고, 게다가 취중 실수로 얼버무리려는 그녀의 자존심도 지켜주어야 하니까요.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도 듣고, 인형에 녹음된 목소리도 듣고, 진희가 술에 취해 찾아와서 직접 고백하는 말도 듣고... 이렇게 다 들어 알고 있으면서, 다음 날 보건소에서 마주쳤을 때는 전혀 내색을 안 했잖아요. 진희가 먼저 "어제는 죄송합니다. 제가 술 먹고 실수를..." 하고 말을 꺼내자, 계상은 마치 잊고 있었던 것처럼 "아, 맞다... 어제 진희씨 취해서 여기 왔었죠?" 라고 가볍게 받았습니다.

진희가 취중에 실수로 장난친 거였다고 애써 얼버무리자, 계상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그렇게 말 안해도 진희씨 마음 다 알아요.." 라는 애매한 답변을 남긴 채, 그냥 진료실로 들어가려 했었죠. "진희씨 마음 다 알아요" 라는 저 답변은 생각할수록 명답입니다. 진짜 숨은 의미는 "나를 좋아하는 진희씨 마음 다 알고 있어요.." 였지만, 그 상황에서 진희가 듣기에는 "그렇게 너무 창피해할 것 없어요. 술김에 실수 좀 할 수도 있죠. 다 이해해요.." 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말이니까요. 그렇게 절묘한 답변으로 진실을 살짝 덮어둔 채 방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진희가 사랑 고백이 녹음된 인형을 밟는 바람에 두 사람은 꼼짝없이 한 공간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버린 진실에 발이 묶이고 말았습니다.

이제 과연 윤계상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 저는 지금 이상하게 설레고 있습니다. 91회, 김지원과의 에피소드에서 보여주었던 격렬한 모습과는 또 다른 윤계상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가 어떤 말을 할지, 어떤 행동을 할지, 구체적으로는 상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절대로 진희의 자존심을 다치게 하지 않을 것이며, 최선을 다해 자기의 방식대로 그녀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거라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혼자서 짊어진 채 끙끙 앓고만 있던 진희의 무거운 공은 이제 계상에게로 넘어가버린 셈입니다. 취중에 그랬기 때문에 좀 망신스럽기는 해도 어쨌든 진희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 반면, 계상의 마음은 그만큼 무거워지게 되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으니, 그의 마음 또한 적잖이 힘들고 아프겠죠. 과연 윤계상은 어떤 선택을 할지... 어떤 방식으로 진희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지, 어렴풋한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찬 설렘을 억누를 수가 없네요.

비록 이루지 못한 짝사랑이었다고 해도, 상대의 반응과 태도에 따라서 훗날 간직되는 추억은 천양지차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상대방이 자기의 사랑을 이용해서 부려먹으려 했다거나, 뜯어먹으려 했다거나, 또는 아쉬울 때마다 이용해 먹을 수 있는 편리한 '보험'쯤으로 여겼다거나, 아니면 자존심을 사정없이 짓밟으면서 차갑게 걷어차 버렸다거나... 짝사랑을 받는 상대가 보여줄 수 있는 잔혹한 행동들은 셀 수도 없이 많지요. 그런 경우, 짝사랑의 추억은 머릿속에 떠오를 때마다 치를 떨고 몸서리를 치게 되는 악몽으로 남겨집니다.


하지만 같은 짝사랑이라고 해도, 상대방이 깊은 배려심으로 대해주면 상처로 남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먼 훗날 떠올릴 때, 가슴이 따뜻해지는 아름다운 사랑의 추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사랑을 받아줄 수 없을 경우, 상대가 다치지 않도록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보통은 그러고 싶어도 요령이 부족해서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처절한 상처를 주면서 떠나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윤계상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평범한 남자가 아니라, 정말 특별하고 훌륭한 사람이니까요. 그렇게 좋은 사람을 사랑했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백진희는 얼마나 행복한 여자인지 모르겠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