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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무리한 지석진 살리기, 망신살 뻗친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런닝맨' 무리한 지석진 살리기, 망신살 뻗친 이유

빛무리~ 2012. 1. 3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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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적 인기가 날로 높아져 가면서 '런닝맨'의 퀄리티도 점점 더 높아져 갑니다. 제작진이 그야말로 신명나서 즐겁게 일하고 있는 듯, 게스트 섭외라든가 새로운 게임 발명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가 여실히 느껴지는군요. 예전에는 '방울 숨바꼭질' 등의 괜찮은 게임 아이템이 한 번 잡히면 죽어라 그 효능이 떨어질 때까지 우려먹으려는 듯한 안일한 느낌도 있었는데, 이제는 매주마다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니 정말 신기하고 날마다 기대감도 커집니다.

그런데 너무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탓일까요? 조금씩 부작용이 드러나며, 저같이 둔하고 허술한 사람의 눈에도 작위적인 수법이 뻔히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제가 드라마 분석에는 약간 요령이 있지만 워낙 눈치가 없는 편이라 예능의 속임수는 좀처럼 알아차리지 못하는 편인데, 이번 '셜록홈즈 게임'은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차릴 정도였으니 이건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모처럼 게스트로 초대된 윤도현과 김제동의 역할도 이번에는 안습 수준이었습니다. 중요한 역할은 하나도 맡지 못한 채, 온통 어처구니 없는 떡밥 신세로 전락했으니 말이에요. 제작진은 나름대로 이번 회차의 주인공을 지석진으로 설정하여, 오랫동안 찬밥 신세의 설움을 겪었던 최고 연장자를 대우해주려는 의도였는지 모르나,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냉정한 평가를 내리자면 그 작전은 완전 실패였다고 하겠습니다.

이번 주의 랜드마크는 2월 출항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국적 크루즈였습니다. 과연 '보물선'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멋지더군요. 그 화려하고 커다란 배 안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탐정 게임을 벌인다는 컨셉 자체는 참 훌륭했는데, 그 좋은 기회를 어설픈 '지석진 살리기' 때문에 날려 버렸으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중반이 넘어가도록 범인의 정체는 오리무중이었습니다. 런닝맨들은 물론이고 게스트까지도 사정없이 아웃되어 가는데, 범인은 분명 살아남은 자들 중에 있어야 하건만 그 누구도 의심가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지석진이 제일 먼저 아웃되어 경호원들의 손에 잡혀갈 때 "지석진 아웃, 지석진 아웃" 이라는 방송이 나오지 않았던 것을 문득 눈치채긴 했지만, 그 정도는 편집상의 문제려니 하고 넘어갔었죠..;; 지석진 위주로 진행된 '셜록홈즈 게임'이 어째서 망신살 뻗치는 결과를 가져왔는지 그 이유를 말해 보겠습니다.

지난 연말 SBS의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런닝맨'은 자타공인 가장 빛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메인 MC 유재석의 대상 수상이야 말할 것도 없거니와, 다른 멤버들도 거의 다 개인상을 받았고 프로그램에 주어지는 특별상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되는군요. 모두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나봐요. 지석진과 개리 두 사람은 초창기부터 꾸준히 고정출연하면서도 개인상을 받지 못했는데, 본업 가수로서 '런닝맨'이 예능 첫 나들이였던 개리는 큰 불만이 없었던 모양이지만, 개그맨 경력 20여년의 맏형 지석진은 속으로 적잖이 서운했던가봅니다. 어느 날 술에 취해서 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어 서운하다고 하소연을 했다지요..;;

서운한 마음이야 인지상정이니 이해 못할 바 아니고, 어쩌다 술김에 실수한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안하다는 이유로, 혹은 맏형의 체면을 살려주겠다는 의도로, 이토록 유치하고 작위적인 게임을 시도한 거라면 제작진의 마인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엄연히 공사는 구별해야 하는 법이니까요. 솔직히 개리가 개인 수상을 하지 못한 것은 의외였지만 지석진의 경우는 의외도 아니었습니다. 오랜 경력을 지녔으면 마땅히 그만큼의 활약을 해야 할 터인데, 오히려 예능 초보인 후배들보다도 훨씬 뒤처졌으니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그 동안 '런닝맨'에서 지석진이 딱히 잘했다고 할만한 게 있었나요? 오히려 제 역할 못하는 천덕꾸러기 선배로서 유재석의 어깨만 무겁게 하고 있었을 뿐이죠. 

범인 역할에 선정되어 한껏 신이 난 지석진은 야심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자기가 제일 먼저 아웃되는 시늉을 함으로써 의심에서 벗어난 뒤, 차례차례 동료들을 아웃시킨다는 거였지요. 하지만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그 곁에 강한 체력의 남자 경호원이 두 명씩이나 붙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건 누가 보더라도 반칙 아닌가요? 초능력자 특집에서야 개리에게 주어진 초능력 자체가 분신술이었기 때문에 곁에서 롤롤들이 도와주어도 문제될 게 없었지만, 이번 게임은 초능력과도 관계없고 그래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왜 불공평하게 지석진에게만 경호원이 2명이나 붙는단 말입니까?

지석진이 아웃된 척하고 몸을 숨긴 곳은 바로 보물이 숨겨져 있는 1층 창고였습니다. 힌트를 풀어낸 런닝맨들은 차례차례 보물을 찾아 그 장소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고, 그 곳에서 편안히 기다리고 있던 지석진은 경호원들의 도움을 받아 너무 쉽게 동료들을 제압했습니다. 가장 황당한 것은 이광수의 경우였습니다. 보물을 찾아 내려왔던 하하가 꼼짝없이 희생양이 되는 모습을 멀찌감치서 발견하고 도망쳤는데, 연로한 지석진은 그 자리에서 가만히 쉬고 두 명의 경호원이 바람처럼 쫓아가서 광수를 붙잡았던 것입니다.

물론 지석진은 아웃된 설정이기 때문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지만, 아무리 예능이라도 이건 너무 부당한 게임이라 볼수록 기분만 나빠지더군요. 도대체 지석진은 이번 미션의 주인공이면서 자기 힘으로 한 일이 뭐가 있나요? 그냥 1층 창고에 편안히 앉아서 저절로 걸려드는 고기가 있으면 경호원들이 다 잡아주고, 심지어 도망치는 고기도 경호원들이 쫓아가서 잡아주었으니 말입니다.

설정 자체가 억지스러워서인지 중간 중간에 던져진 떡밥들도 정말 어설프더군요. 모처럼 게스트를 초대해 놓고 아무 이유 없이 피아노를 치며 교란작전(?)을 펼치라고 한 것도 어이 없었고, 김종국이 윤도현을 범인으로 오해해서 이름표를 뜯게 만든 후 다른 멤버들이 범인을 모르는 윤도현을 놀리는 설정도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어차피 클로징에 가서는 다 알게 될 일인데, 나중에 집에서 방송을 보면 빵빵 터질 거라는 둥 이치에 안 맞는 소리들을 하니까 말이죠..;; 특히 티아라 멤버 4명의 사진을 찍어놓고는 그 입모양을 보고 힌트를 유추해 내라는 식의 발상은 정말 황당했습니다. 동영상도 아니고 사진인데, 대체 누가 그 입모양만 보고 '1층 창고'를 알아맞힐 수 있단 말입니까?

이런 식으로 지석진이 최종 승리를 차지하면 남들 눈에도 보기 흉할 것임을 제작진도 알았겠지요. 그래서 송지효와 김종국으로 하여금 셜록홈즈 책에 숨겨진 비밀을 발견하게 하고, 범인의 정체를 알아차린 김종국이 자기 힘으로 지석진을 제압하게 만들었겠지요. 최후의 순간, 롤롤 경호원들이 이름표를 뜯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지석진이 스스로 발설한 것도 어이 없었고, 여자인 송지효가 혼자 막는다 해서 꼼짝 못하고 붙잡혀 있던 경호원 두 사람의 모습도 황당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너무 허술하고 황당하고 작위적인 게임이었어요.

'런닝맨' 출연진과 제작진들, 모두 애쓰고 있다는 거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석진은 이번 기회에 크게 반성하고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가 상을 못 받았다는 이유로 서운함을 내색하고 심하게 눈치를 주지 않았다면, 설마 제작진이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두었을까요? 하지만 나이 많다는 이유로, 선배라는 이유로, 아무것도 안 하면서 편하게 주인공이 되려는 지석진의 모습은 하나도 멋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추해 보였고, 망신살만 제대로 뻗쳤을 뿐입니다.

이렇게 불공평한 반칙을 쓰는 것보다는 것보다는 차라리 병풍 역할이 훨씬 낫지만, 언제까지 병풍에 그칠 수도 없는 노릇이죠. 도저히 리얼 버라이어티에 적응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든다면, 차라리 하차하는 것도 좋은 선택 아닐까요? 지석진 특유의 입담과 재치는 토크쇼 등의 실내 프로그램에서 훨씬 더 빛을 발할 수 있을텐데요. 적성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에서 무리하지 말고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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