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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철부지 남편이 구두쇠 남편을 꺾은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안녕하세요' 철부지 남편이 구두쇠 남편을 꺾은 이유

빛무리~ 2012. 1.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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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서는 넘볼 수 없을 것 같던 '짠돌이 남편'의 아성이 고작 2주만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상상 초월할 구두쇠 행각으로 수많은 사람을 경악하고 분노케 했던 짠돌이 남편을 왕좌에서 끌어내린 주인공은 '철부지 남편'이군요. 이건 무슨 '남편 시리즈'인가요? ㅎㅎ

이번 주에 등장한 젊은 부부의 문제는 처음 제시되었을 때만 해도 별로 심각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그와 비슷한 고민을 들고 나온 사람이 있었는데, 1승조차 거두지 못했던 기억도 남아 있었지요. 야마카시 운동에 푹 빠져있는 아들 때문에 날마다 귀한 자식이 다칠까봐 고민하시는 어머니의 사연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결정적 차이가 있었으니,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남편이 '마샬아츠'라는 위험한 스포츠에 빠져서 잘 다니던 직장조차 그만둔 채 무작정 자신의 꿈만 쫓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내는 5개월 전에 딸을 낳았는데, 진통이 와서 아기를 낳으러 갔을 때도 병원비가 없어서 어찌나 걱정되고 마음고생이 심했던지 출산의 고통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라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딸의 예방접종 시기가 되었는데도 주사 맞힐 돈이 없어 서러운 마음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는군요. 통장 잔고는 벌써 0원이 된지 오래지만, 아내는 아기를 돌보느라 육아 휴직을 한 상태였습니다. 더구나 높은 수입이 보장된 안정된 직업이 아닌 이상 아기를 다른 곳에 맡기고 출근을 해봤자 소용없는 경우가 많고, 그럴 바에는 남의 손에 맡기느니 엄마가 키우는 게 낫지요. 현재는 시집과 친정의 부모님들이 틈틈이 지원해 주시는 생활비로 연명하고 있지만, 벌써 일가를 이룬 처지에 언제까지 손을 벌릴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마샬아츠는 워낙 위험한 운동이라 부상 위험이 매우 크고, 심하게 다치는 경우는 실명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것에 푹 빠져 있는 남편 본인이 입을 열어 "다치는 사람이 아주 많다"고 솔직히 말할 정도니까 위험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할만 합니다. 아내는 홀로 아기를 키우며 생계를 위한 돈 걱정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남편이 몹시 다쳐서 잘못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마저 달고 살아야 하니, 매일이 불안과 고통의 연속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 두 사람이 너무 어린 나이에, 아무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연애하다가 임신이 되는 바람에 갑자기 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올해 겨우 24세밖에 되지 않은 동갑내기 부부였지요.



고민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아내에게 MC 이영자가 물었습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건 뭐예요?" 그러자 아내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방청석에 있던 남편이 불쑥 가로채며 말했습니다. "돈만 많이 벌어다 주면 되겠죠 뭐!" 그 당당한 목소리와 불만 가득한 표정에서 미안한 마음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자기는 꿈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데, 허구헌날 집에서 돈 타령을 하며 징징거리는 아내 때문에 질린다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고 나서 나중에 후회하고 싶진 않아요!" 그 말을 듣고 좀 기막힌 이영자가 물었습니다. "아니, 그럼 책임질 일을 하지 말든가, 결혼을 했는데..." 그러자 젊은 남편은 잽싸게 말꼬리를 낚아채며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책임졌습니다, 저는!"

모든 사람을 경악시킨 것은 바로 그 태도였습니다. 임신했다고 해서 결혼을 해주었으니까 나는 책임졌다? 그런 태도였거든요. MC 정찬우가 어린 후배 타이르듯이 말을 꺼냈습니다. "결혼만 했다고 해서 그게 책임지는 게 아니고..." 하지만 젊은 남편은 그 말도 끝까지 귀담아 들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또 흥분한 목소리로 가로채며 자기 말을 하는군요. "저는 와이프가 임신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난 이 상황을 감당할 능력도 없고, 책임지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했어요. 처음에는 그랬는데 마음을 고쳐 먹었죠. 우리가 조금 못 먹고 못 입더라도 아기는 잘 키우자고 약속했어요.." 여기까지 들었을 때는 저만한 마음가짐이면 괜찮은 건가 싶기도 했지만, 그 후의 말은 또 절망이었습니다.

"제가 힘을 받은 것은 장인어른께서 '너 하고 싶은 거 해라' 그러셨거든요. 장인어른도 젊었을 때 하고 싶은 것을 못해서 후회가 남았기 때문에, 저보고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라고 하셨어요!" 아내에게 확인하니 없는 말을 지어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내의 친정아버지도 젊어서 운동을 좋아하셨지만, 가정에 대한 책임 때문에 포기하셨다더군요. 그래서 사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해 주셨던 것도 사실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설마 결혼 후에도 딸이 지금처럼 이렇게 살기를 바라고,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 하신 말씀이었을까요? 



딸은 덜컥 임신을 해버렸는데 사내녀석은 자기 꿈이 더 중요하다면서 결혼을 거부하고 책임질 생각도 없다는 식으로 나오니, 급한 마음에 달래 보려고 하신 말씀 아니었을까요? 딸이 혼자서 아비 없는 자식을 낳는 것보다야 어떻게든 결혼을 시키는 게 낫다고 생각하셨을 테니까요. 일단 결혼을 하고 자식도 낳고 나면 저절로 책임감이 생길테니, 어련히 제 식구 챙기면서 잘 살게 될 거라고 애써 마음을 다독이셨던 게 아닐까요? 하지만 24살의 철없는 사위는 아버지의 그런 고충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너 하고 싶은 거 해라" 하셨던 장인어른의 말씀을 방패로 삼아, 지금 자신의 무책임한 생활을 합리화시키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평범한 경우라면 24살의 나이는 아직 현실의 책임에 순응하기보다는 자신의 꿈을 쫓을 때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미 그들에게 주어진 삶은 그리 평범한 것이 아니니까요. 단지 결혼을 했다는 것만으로 "저는 책임졌습니다!" 라고 너무 당당히 말하는 남편의 태도는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150명의 방청객 투표 중 무려 118표를 차지한 '철부지 남편'의 사연은 2주일 전에 116표를 차지했던 '짠돌이 남편'을 물리치고 1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를 통해서 자신의 심각한 문제점을 깨달은 구두쇠 남편이 불과 2주만에 다른 사람처럼 변화된 것을 보면 말이죠. 그 동안은 잘못인 줄도 모르고 그렇게 살아왔지만, 이제는 깊이 반성하며 생활 태도를 바꾸었더군요. 심지어 2승을 거둔 기념으로 '안녕하세요' 출연진과 스탭들에게 무려 닭갈비를 50인분이나 대접했다고 합니다. 2주 전만 해도 어찌 이런 일을 상상이나 했을까요? [관련 포스팅 : 구두쇠 남편의 만행, 분노가 솟구친다] 게다가 외모에도 슬슬 투자하기 시작한 듯, 후줄근하던 차림새가 말쑥한 양복 차림으로 바뀌고 신수도 훤해졌네요..ㅎㅎ 더불어 옆에 앉은 아내의 얼굴도 한결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정말 다행이죠? 24살의 철부지 남편도 이번 기회에 꼭 변화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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