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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두쇠 남편의 만행, 분노가 솟구친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안녕하세요' 구두쇠 남편의 만행, 분노가 솟구친다

빛무리~ 2012. 1. 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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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서는 자신의 아내와 아기를 학대하며 살아가는 한 남자를 보았습니다. 스스로는 그게 왜 잘못인지를 지금껏 몰랐다는군요. 아내가 그토록 힘들어하는 줄은 상상도 못했고, 심지어는 '전국 고민 자랑'이라는 이 프로그램에 왜 출연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어려서 부친을 잃고 누나들과 함께 붕어빵 장사를 하시는 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자라온 그 남자는, 절약하는 생활 습관이 몸에 배었고 그게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구두쇠 남편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아내가 털어놓은 내용들은 그야말로 상상초월,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끔찍했습니다.

남편의 초절정 짠돌이, 구두쇠 행각의 결과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잘나가는 닭갈비집 사장에 모아둔 돈도 억소리나게 있으면서, 17개월 된 아기와 함께 살아가는 3인 가족의 한 달 생활비는 고작 15만원에 불과하답니다. 기저귀 값에 3식구 식비, 부부 핸드폰 비용, 전기세, 가스비까지 포함된 비용이랍니다. 돈 아끼느라 신혼여행도 못 갔을 뿐 아니라, 결혼식을 치른 그 날도 곧바로 돌아와 저녁 장사를 했답니다. 가게를 하루 닫으면 손해가 얼마냐면서... 그랬다는군요. 부부는 닭갈비집을 운영하며 가게 안에서 식사를 해결하는데, 바빠서 3끼를 다 못 챙기기 때문에 식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결혼해서 처음으로 살림을 시작한 곳은 창고로 쓰이던 컨테이너였답니다. 그러니까 신혼집이 컨테이너였던 거죠. 결혼 전에는 집을 구하기로 약속해 놓고서, 막상 결혼을 하고 나니까 남편은 조금만 돈을 더 모아서 집을 구하자며 계속 미뤘다는군요. 현재 결혼 3년째지만 변변한 살림도 하나 없이, 주변의 쓰레기장을 뒤져서 남들이 버린 가구들을 주워다 쓰고 있답니다. 

3년 동안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생일 선물을 꼭 한 번 받아 봤는데, 큰 선심 썼다면서 내미는 선물은 2300원 짜리 과자 한 봉지였답니다. (너무하신 것 아니냐고 MC가 물었더니 그 남편은 대답하기를, 700원 짜리로 사려다가 나름대로 큰 맘 먹고 선심쓴 거라고 대답했습니다) 지난 초겨울에는 우연히 고속도로를 지나가다가 떨어진 배추 10포기를 주워서 김장도 공짜로 했답니다. 심지어 쓰레기 봉투도 단 한 번 구입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동네를 돌아다니면 쓰레기 봉투를 덜 채워서 버린 것들이 있는데 그 위에다 꽉꽉 얹어 놓으면 되니까요. 그러다가 이사가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옷이며 신발 등을 줍는 날이면 남편은 횡재했다면서 함박웃음을 짓는다고 합니다.

위의 내용도 기막히지만, 특히 저를 분노하게 한 것은 이제부터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17개월 된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지 않고 두유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하나에 400원 정도 하는) 것을 구입해 먹이는데, 심지어 아기에게도 부모와 똑같이 하루에 2끼만 먹인다는군요. 게다가 엄마가 가게 일로 바빠서 기저귀를 제 때에 못 갈아주기 때문에 기저귀 값도 많이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무리 친부모지만 아기를 이렇게 학대하면서 키우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 하루에 고작 싸구려 두유 2팩으로 연명하면서, 기저귀는 늘상 질척이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아기를 생각해 보시지요.

이 가족은 한겨울에도 보일러를 틀지 않습니다. 어른은 그렇다 치더라도, 아기는 어떻게 버티고 있을까요? 내복을 두 벌씩 껴입은 위에 긴 조끼를 두 벌 겹쳐입고, 양말 신고 목수건 하고, 그렇게 온 몸을 둔하게 꽁꽁 싸매고는 간신히 전기장판 하나만 틀고 생활한다는군요... 이제 겨우 17개월 된 아기가 말입니다. 여기서 MC 정찬우가 울컥한 듯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보일러 좀 켜주면 안돼요? 아이가 있는데..." 남편이 대답합니다. "아니, 저... 기름값이 많이 올랐더라구요..."

하지만 해도 너무한다 싶으니까 MC들도 모두 욱한 심정을 억누를 수 없는 듯, 이번에는 김태균이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애잖아요..!" 그러자 남편이 대답했습니다. "그래도 애는 안 아파요!" ... 제가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렇게까지 이를 악물고 치를 떨어 보기는 거의 처음입니다. 그럼 아기가 굶주림과 추위를 견디다 못해서 결국 병들고 아파야만... 그래야만 따뜻하게 해주고 좋은 음식도 먹여 주겠다는 건가요? 저런 사람이 아기 아버지라니 정말 끔찍하지 않습니까?

아내가 가장 서러웠을 때는 임신을 해서 만삭이 되어가는데도 임부복 한 벌을 사지 못하게 했을 때라고 합니다. 나중엔 가게에 오신 손님들이 새댁 가엾다고 자기 집에서 며느리가 입던 임부복을 일부러 갖다 주기도 하셨다는군요. 임신 중에 먹고 싶은 것도 많았을 텐데 어떻게 해결했느냐고 묻자, 아내가 바나나를 먹고 싶다고 하면 남편은 싸구려 떨이로 파는 갈색 바나나를 사왔다고 합니다. (아마도 조금 더 지나면 상해서 못 먹게 될 음식이 아닐까 싶은데요) 임신한 딸이 그렇게 지내고 있음을 알게 된 친정 어머니가 갖가지 음식을 마련해서 임부복과 함께 보내 주셨다는데, 그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아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만삭의 몸으로 바쁜 식당 일을 하느라 너무 힘들고 식사도 못 챙겨 먹는데, 남편은 돈 아낀다면서 종업원도 구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밤중까지 일을 마치고 나면 아내는 허리가 너무 아파서 양치질도 할 수 없었다는군요. 자기 아내이건 아니건 간에, 임신한 여자를 그렇게 부려먹으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 임부복도 사지 못하게 하고 하루종일 허리도 못 펴게 일을 시켰다니, 그러고도 산모와 아이가 잘못되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입니다. 이야기를 듣는데 같은 여자 입장에서 분노의 눈물이 마구 솟구치더군요.

그렇게 해서 현재까지 모아 놓은 재산의 액수가 얼마인지를 남편이 직접 밝혔는데, 공중파 방송이다 보니 음소거로 삭제되었더군요. 하지만 듣고 나서 모든 MC와 패널들이 탄성을 지르는 걸 보니 꽤 큰 액수였나 봅니다. 그렇게 많은 돈을 갖고 있으면서, 오직 돈 때문에 아내와 아기를 학대하고 있는 그 남자는 도대체 뭘까요?

아무리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지만 그거야 자기 혼자 살 때 일이고, 어린 아기와 연약한 아내에게까지 모진 고통을 강요한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이 남자가 결혼을 한 이유는 돈 주고 종업원 쓰기 싫어서가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남의 집 귀한 딸을 데려다가 공짜로 실컷 부려먹고 덤으로 아이까지 얻었으니 완전 봉 잡았네요.

남편에게 바라는 새해 소원이 있느냐고 묻자, 아내는 용돈 15만원 정도를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모두 아기를 위해 쓰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출연한 다른 사연의 주인공은 애완견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개한테도 유기농 간식을 먹이고, 2년 동안 개한테 들어간 돈이 무려 2천만원이라는데, 소중한 자신의 아기는 유기농은 커녕 간식이라고는 입에도 못 대고 하루 2끼의 싸구려 두유만으로 연명하고 있으니 엄마로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요? 사치 부리며 살자는 게 아니라, 제발 먹을 건 먹고 입을 건 입고, 아기한테 좋은 것도 해주면서 살고 싶다는 게 아내의 작은 소원이었습니다.

결국 짠돌이 남편의 사연은 이번 주 1승을 차지하여 1백만원의 상품권을 획득했습니다. 무려 6개월 이상의 생활비에 해당하는 돈을 공짜로 얻게 되었으니, 이 정도면 세상을 다 가진 듯 싶겠죠? 싱글벙글 웃는 그 남자의 얼굴은 무척이나 선량해 보였지만, 제 눈에는 그보다 더 가증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가족을 부양할 책임이 있는 가장으로서, 충분한 돈도 갖고 있으면서, 임신한 아내와 어린 아기에게 그 정도의 각박한 삶을 강요하는 것은, 절약 정신이라는 말 따위로 변명할 수 없는 비열한 가혹 행위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 같아서는 훨씬 더 심한 말을... 욕이라도 퍼부어 주고 싶지만, 그 천사같은 아내를 생각해서 참습니다..;;)

그 남자는 과연 조금이라도 변할 수 있을까요? 그저 상품권에만 눈이 어두울 뿐, 사태의 본질은 파악 못하고 있는 게 아닐지 걱정입니다. 이제껏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모르고 지내왔다는 것부터가 전혀 이해되지 않거든요. 멀쩡한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혹시 상품권도 모두 돈으로 바꾸어서 통장에 저금하고, 아내와 아기에게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계속 허리띠를 졸라매도록 강요하는 거 아닐까요?

저는 방송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충격받은 마음을 추스를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에도 남편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아내 입장에서는 차라리 헤어지는 편이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기를 데리고 어디서 무슨 일을 하며 혼자 산다 해도, 지금 살고 있는 그 모양새보다는 나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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