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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불쌍한 정준하, 왜 그만 혼자였을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무한도전' 불쌍한 정준하, 왜 그만 혼자였을까?

빛무리~ 2011. 10. 2.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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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 하나마나 시즌3'는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정식으로 꾸며졌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와 같은 음악적 퀄리티는 없었지만, 소박한 예능적 재미는 오히려 나은 편이었지요. 여자 중학교와 찜질방, 공장과 시장, 군부대 등을 차례로 방문하여 '무한도전'이 공연을 펼칠 때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은 열렬한 환호로 그들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파트너 없이 인형들만 끌고 혼자서 무대를 감당해야 했던 정준하의 입장이 좀 딱했습니다. 더구나 이번에도 '하나마나' 공연은 모든 노래를 라이브로 소화했는데, 스윗소로우와 더불어 5명이 함께 하던 노래를 정준하 혼자 부르고 있으니 소리도 어쩔 수 없이 초라했지요. 인형을 들고 낑낑대며 춤추다가 그 중 한 인형의 다리가 빠져서 덜렁거리자, 차에서 보고 있던 하하는 "호진이 형 다리 빠졌다!" 하고 외쳤습니다. 사실 웃기기는 했어요. 하지만 다른 멤버들은 모두 파트너와 팀을 이루어서 파이팅을 외치는데, 정준하만 혼자라서 외롭고 안스러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김영춘과 김신영은 원래부터 박명수의 행사장에 따라다니며 춘드래곤과 박복으로 활동했었다 하니 이번에도 그 인연으로 온 것 같더군요. 정재형은 정형돈의 꼬임에 넘어가서 '파리돼지앵'을 다시 결성했고, 노홍철은 일부러 '싸이 닮은꼴' 오디션까지 진행해서 배우 박효준을 선발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다른 멤버들은 본인이 직접 파트너를 섭외한 게 아니었습니다. 유재석도 대기실에 들어서서야 이적 대신 이정이 와 있는 것을 발견했고, 하하도 '십센치' 대신 고영욱과 우승민이 와 있는 것을 대기실에 들어서기 전에는 몰랐던 눈치였습니다. 여배우 신세경을 불러온 것도 길 스스로가 세운 공적은 아닌 듯 하였습니다. 이들의 파트너는 모두 제작진에서 섭외해 준 것이었지요.

그런데 왜 오직 정준하만 스윗소로우를 대신할 파트너를 구해주지 않고 인형을 데려다 놓았을까요? 지난 주에 대기실 긴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네 개의 인형을 발견하고 정준하가 아연실색할 때만 해도, 저는 일종의 깜짝쇼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섭외된 게스트가 있는데 사정상 좀 늦게 오기 때문에, 그 동안 정준하가 인형들과 더불어 재미를 좀 뽑아내라고 잠깐만 그런 상황을 만들어 둔 거라고 생각했지요. 설마 공연 때까지 아무도 오지 않을 줄은 몰랐습니다. 정준하 혼자서 인형 네 개를 들고 생목소리로 노래할 거라고는 예상 못했었습니다.

스윗소로우가 좀 인원이 많은 편이라, 네 명이나 되는 대체 멤버를 구하지 못했던 걸까요? 하지만 구하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을 겁니다. 다른 방송도 아니고 '무한도전'인데요. 톱스타는 어렵겠지만, 인지도가 높지 못한 연예인들은 저마다 참여하고 싶어서 줄을 섰을 겁니다. 인형을 들고 혼자 낑낑거리는 정준하의 모습이 하도 웃겨서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계속 의문점으로 남았습니다.

'하나마나 시즌3'의 꽃은 단연 신세경이었습니다. 유재석의 팬이라 평소부터 '무한도전'의 출연을 갈망해 왔다는 그녀는 이번에 드디어 소원(?)을 이루게 되어 기뻤는지, 모든 행사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노래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준비까지 해 왔더군요. 화사한 외모와 달리 그 털털하고 소탈한 모습은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정말 예뻐 보였습니다. '파리돼지앵'의 공연에서도 신세경은 가짜 반도네온을 자기가 연주하겠다고 냉큼 나서더니, 정말 뻔뻔한(?) 연기로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가짜 반도네온이 찬합으로 만든 것이라 냄새가 솔솔 풍겼을텐데 얼굴도 찡그리지 않고, 연주에 심취한 것처럼 눈까지 스르르 감는 연기가 정말 일품이더군요..ㅎㅎ

하지만 모두들 너무 신세경에게 열광하니까, 상대적으로 또 다른 여성 참가자였던 김신영의 모습이 안스러워 보이긴 했습니다. 물론 김신영에겐 늘상 겪어왔던 익숙한 일이겠지만, 여자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딱 두 명 있는데 그 중 한 명은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다른 한 명에게만 모든 시선과 환호가 집중되니까, 보기가 좀 그랬어요. 군부대 공연에서 빠지고 유닛 공연을 하러 갈 팀을 돌림판으로 정할 때, 군인들은 혹시라도 신세경이 빠지게 될까봐 잔뜩 조바심하다가 다행히도 박명수 팀이 걸리자 모두들 좋아했습니다.

박명수가 나서서 "우리 신영씨 춤이라도 추고 가게 음악 좀 주세요!" 라고 요청한 것은 김신영을 위로하기 위함이었는지 모르나, 앞에 나와서 씩씩하게 춤추는 김신영의 모습은 오히려 좀 슬퍼 보였습니다. 맘씨 고운(?) 군인 장병들은 김신영의 무대에도 신나게 박수치고 호응해 주었으나, 그 표정들은 모두 건성으로 예고편을 보면서 진짜 영화가 시작되기만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듯한 얼굴들이었습니다. 김신영도 물론 그것을 느꼈을 겁니다. 어쨌든 '하나마나' 공연은 즐겁고 재미있었지만, 그 와중에 정준하와 김신영의 외로운 모습은 약간의 씁쓸함을 남겼습니다. 무슨 일이든 100% 다 좋을 수는 없는 건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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